하늘이 알고, 귀신이 알고, 내가 알고, 네가 안다.『후한서(後漢書) 양진전(楊震傳)』에 나오는 말이다. 양진(楊震)은 후한(後漢) 안제(安帝)때의 인물이다. 홍농(弘農) 화음(華陰)출신으로 자(字)를 백기(伯起)라 했다. 어려서부터 배움을 좋아하여 폭넓은 독서와 깊은 학문을 쌓아 사람들이 ‘관서공자양백기(關西孔子楊伯起)’라고 일컬었다. 그러나 벼슬이 늦어 50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수령으로 나갔다. 대장군 등즐(鄧騭)이 양진의 명성을 듣고 무재(茂才:관리 채용 방식의 하나)로 발탁함으로써 형주자사(荊州刺史), 동래태수(東萊太守), 탁군태수(?郡太守)를 역임했다. 양진은 공정하고 청렴하여 사사로운 접견을 금했으며 자손들에게 채식과 나들이 할 때는 보행(步行:탈 것을 타지 않고 걸어서 다님)을 하도록 했다. 친지가 자손의 장래를 위해 생황수단을 강구해 주도록 권유했지만, 양진은 거절했다. ‘후세에 청백리의 자손이란 말을 듣도록 해주는 것 이상으로 후한 유산이 더 있겠느냐?’라는 생활 철학을 가르쳤다. 양진이 동래태수로 부임할 때의 일이다. 창읍현(昌邑縣)에서 하룻밤을 쉬게 되었다. 그곳의 현령 왕밀(王密)은 양진이 형주자사로 있을 때 무재로 추천하여 현령이 된 사람이었다. 왕밀은 그 은혜를 못 잊어 하다가 마침 양진이 창읍에서 묵는다는 소식을 듣고 밤늦게 황금 열 근을 싸가지고 숙소로 찾아갔다. “태산 같은 은혜를 입고 한 번 찾아뵙지 못하여 송구하기 짝이 없습니다” “별소릴 다 하는군. 공무에 바쁜 사람이 일일이 인사 차릴 수 있나. 얼마나 바쁜가?” 두 사람은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눴다. 왕밀이 금덩이를 슬며시 꺼내 놓았다. “은혜에 보답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물건을 생각해 보았으나 갑자기 마땅한 것이 없어 이것을 가져왔습니다. 저의 성의니 거두어 주십시오” “나는 자네의 학식과 인물됨을 알았기 때문에 자네를 추천하여 국가에 공헌하도록 했던 것이네. 그런데 자네는 나란 사람을 너무도 모르는 것 같으이…” “아, 아니올시다. 제가 어찌 태수 어른의 고귀하신 인품을 모를 까닭이 있겠습니까? 은혜를 입은 저로서는, 거듭 말씀드리지만 제 성의는 표해야 하겠기에 이러는 것이며 이 깊은 밤에 누가 알 리도 없지 않습니까? 거두어 주십시오” “이 사람,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건가! 내가 자네를 추천한 것은 국가에 유용한 인물이 되겠기에 추천한 것이고, 자네가 직책에 충실하여 지위가 높아지고 나아가서 국가의 동량(棟樑)이 된다면 자네를 추천한 사람으로서 큰 보람으로 여길 터인데 한갓 물건으로 보답하려 한단 말인가? 또 이 깊은 밤 알 사람이 없다니 왜 없단 말인가? 하늘이 알고(天知), 귀신이 알고(神知), 내가 알고(我知), 자네가 아는데(子知), 어찌 아는 이가 없단 말인가? 그런 소릴 계속하려면 당장 물러가게!” 양진의 준절한 나무람을 듣고 왕밀은 얼굴이 벌게져 몸 둘 바를 모르다가 물러나고 말았다. 양진은 태복(太僕), 태상(太常)을 거쳐 삼공(三公)의 지위인 사도(司徒)가 되었다. 양진은 국정의 폐단을 충간(忠諫)하여 시정을 요구하다가 권신(權臣)들의 미움을 사서 도로(徒勞)에 그치자 “내가 나라의 은혜를 입어 고위직에 있으면서 교활한 간신을 미워했으나 주벌을 가하지 못했고, 혼란을 조장하는 요녀(妖女)를 싫어하면서도 금지시키지 못했으니 무슨 면목으로 일월(日月)을 대할 수 있겠는가?”하고 독배(毒杯)를 마시고 죽었다. 날만 새면 차마 듣기조차 민망한 뉴스들이 판을 치고 있다. 예언서를 보았더니 조선사 500년 동안 장씨 성을 가진 여인이 200년 간격으로 나타나서 세상을 시끄럽게 한다는 대목이 있었다. 장희빈, 장녹수, 장영자였다. 필자가 40여 년 전 남자들이 머리를 땋고 한 복을 입으면서 그들의 종교를 믿는 사람들과 결혼을 하면서 지리산 청학동에서 자급자족하면서 살고 있는 그곳에서 하룻밤 자면서 촌장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21세기가 되면 음기가 양기를 초월하는 시기가 되기 때문에 여성들의 지위가 상승될 것”이라고 한 예언이 기억나기도 한다. 서구에서도 여성 대통령이 나오고 동양에서도 여성대통령이 출현하고 있다. 좀 더 정직한 지도자가 출현하여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를 기대하는 것은 국민모두의 바램이다. 우리는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달성했으니 더 희망차고 활기찬 내일을 기약해보고 싶은데… 어느 여가수가 불러서 히트했던 ‘아리송해 아리송해’라는 노래가사도 생각나고 사지(四知)가 생각나서 한 번 되새겨 보았다. 사지… 사지… 사지…사지를 기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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