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은 예로부터도 농업군(農業郡)이다. 농업이 함양군의 주력 산업이며 대부분의 군민이 농업에 종사한다는 의미다.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농업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일할 사람이 없다’라는 것이 농촌이 가지고 있는 현실이며 아픔이다. 함양군의 고령화는 30%에 육박했으며, 이중 여성 농업인의 인구 역시 남성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비단 함양군만의 현실은 아닌 농업이 주력인 지자체의 현실이다. 수입개방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 그리고 농가소득의 감소, 이로 인한 이농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농업 농촌에서 풀어야 할 숙제로 남는다.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잘사는 농촌 부자농촌의 꿈을 이뤄가는 이들이 있다. 함양지역에서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고 관행농업에서 탈피해 새로운 농가 소득을 올리고 있는 선도농가들을 찾아 농가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편집자주>
블랙베리 주렁주렁 행복이 가득‘지리산 까망베리’ 최선도·김지연씨 부부검붉게 익은 무농약 블랙베리 수확이 한창이다. 백전면 경백리 ‘지리산 까망베리’ 최선도·김지연씨 부부 또한 가장 바쁜 시기이기도 하다. 바쁜 농사철이지만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활기차게 농촌생활을 즐기는 부부가 바로 이들이다.
이들 부부의 주 작물은 슈퍼복분자로도 불리는 블랙베리로 산딸기와 식감이 비슷하고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특히 비타민이 풍부해 면역력 강화 및 피로회복에 좋고 항산화제 성분이 다량 함유돼 혈관계 질환예방과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어 인기다.
부부는 500평 800주가 심겨진 블랙베리 농장에서 지난해 3톤가량을 생산했다. 올해는 수확량을 줄이며 열매의 크기를 키워 튼실한 블랙베리가 주렁주렁 달렸다. “지난해 너무 많이 달려 따기 힘들어 올해는 많이 솎아낸 것이다. 열매가 큰 것은 4g까지 나갈 정도로 실하게 달렸다.” 자랑스럽게 올해 열심히 농사지은 블랙베리를 광고하는 부부.
블랙베리는 5월에 꽃이 피기 시작해 7월초부터 수확이 시작되면 8월 중순까지 약 한달 반가량이 수확철이다. 이 시기가 되면 부부는 눈 코 뜰 새 없이 바빠진다. 인건비가 비싸 남의 손을 빌리기도 힘들어 매일 오전 5시부터 밭에 나가 수확을 시작해 한낮이 되어서야 작업을 마친다.
경기도 부천에서 귀농한 부부. “처음에는 귀농이 아닌 귀촌이었다. 이것저것 하다 보니 이제는 귀농이 되고 말았다. 이제는 마을 분들과도 친해져 이곳이 고향이 되었다” 지난 2008년 최선도씨가 먼저 함양행을 선택했다. 다 쓰러져 가는 빈집을 사서 이곳을 사람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2년 전 아내 김지연씨가 합류했다. “남편 혼자 보내 놓으니 마음도 놓이지 않고 남자 혼자되는 일도 없는 것 같아 내려오게 되었다” 김지연씨가 합류한 이후로 이 집은 활기가 넘친다. “하루라도 손님의 발길이 멈춘 적이 없을 정도로 북적이는 집이 우리 집이다.” 지난 휴일 마을 저수지에서 잡아 올린 장어를 마을 어르신들과 구워먹은 이야기, SNS 친구들이 집에 놀러온 이야기, 앞집 귀농인 부부 이야기, 멧돼지에 혼난 이야기까지 힘든 농사일과 사소한 일상까지 재미나게 풀어내는 김지연씨. 오리지날 서울 토박이인 김지연씨는 마을에서 부녀회장까지 맡아 일을 한다. 고생이라고는 전혀 해보지 않은 그녀의 시골 함양살이는 농촌생활의 여유보다는 아직까지 바쁜 농사일과 마을일로 하루가 짧을 지경이다.
요즘 가장 큰 걱정은 힘들게 농사지은 무농약 블랙베리의 판로다. 부부가 생산하는 농산물에는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특히 생과로 먹는 블랙베리는 더욱 농약 사용을 금한다. 그래서 가끔 항의를 받기도 한다. “벌레가 나왔다며 항의 전화를 받기도 한다. 근데 어쩔 수가 없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벌레가 들어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소연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 힘들 때도 있다. 블랙베리를 힘들게 무농약으로 생산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시장이 블랙베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은 물론 최근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생과 판매에 그치지 않고 블랙베리 효소청과 블랙베리즙을 만들었다. 전문적인 지식을 위해 효소 자격증취득과 최상의 맛을 찾기위해 블랙베리 수백키로를 버리면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귀농 전에는 여유와 기다림의 농촌 생활을 생각했지만 너무 오랜 기다림이 지속되는 것이 어렵다는 부부. 단순 판매에서 머물지 않고 부부는 블로그(http://blog.naver.com/qpfl1917) 등 다양한 분야로 판매망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 올해 시작한 블로그는 어렵지만 열심히 배우면서 사진찍기와 글쓰기를 하면서 늘린 솜씨로 경남 정보화 농업인 페스티벌에 참가해 UCC 경진부문 최우수상을 타기도 했다. 또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상림장날에 블랙베리 효소액 등을 판매한다. 혈관계 질환예방과 노화방지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블랙베리. 최선도·김지연 부부가 생산한 행복한 블랙베리를 맛보실 분들은 지리산 까망베리(010-9248-9535)로 연락하면 된다. 사랑과 정성을 가득담은 건강한 먹거리지리산 예담농장 박석제·최미선 부부겨울에는 곶감을 깎고, 가을에는 탐스런 사과를 수확하고, 평소에는 몸에 좋은 유정란을 배달하는 ‘지리산 예담농장’ 박석제·최미선 농장지기.
지난 2008년 30대의 젊은 나이에 수동면으로 귀농을 결심한 부부는 힘들지만 당시 귀농 결심에 대한 후회는 없다. 서울에서 잘나가는 회사원으로 생활하던 부부가 돌연 귀농을 결심하고 지난 8년간 힘들게 가꿔온 그들의 농장을 소개하려 한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 내려와 정착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정착한 단계인 것 같습니다” 담담하게 귀농에 대해 설명하지만 그동안의 힘들었던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이들 부부가 운영하는 농장은 크게 사과농장과 감 농장, 그리고 닭들이 뛰노는 닭장까지 1만평 야산을 이들 부부의 손으로 모두 일궈냈다. 그만큼 농장에 대한 애착도 강하다.
부부는 결혼 후 아이 하나에 뱃속에 또 다른 아이 하나와 함께 서울 생활을 뒤로하고 귀농길에 올랐다. “제 성격이 한번 정하면 해야만 하는 고집이 있습니다. 귀농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후 가족을 설득해 함양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귀농한 남편 박석제씨는 가장으로서 마음을 굳게 먹고 억측같이 일했다. 처음에는 곶감을 깎고, 양파와 고추도 심고, 소도 30마리 가량 기를 정도로 농장이 커졌다. 소년 감성을 소유한 박석제씨는 “소를 기르다 태어나면서 죽고, 어미소도 죽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맑은 눈망울이 눈에 밟혀 눈물을 흘릴 때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소 키우는 것은 접었습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고추의 맑은 색도 좋아해 매년 고추농사를 포기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힘들어 이 또한 접었다.
부부의 주 작물은 곶감이다. 원료감을 위해 감나무도 심었고 한때는 10동 이상을 생산한 적도 있다. 요즘에는 인건비가 비싸 적당하게 3동 정도만 생산하고 나머지는 말랭이를 만들어 판매한다. 지난해 심은 사과나무는 올해 조금씩 수확되어 내년부터는 제 몫을 해 낼 예정이다.
이렇게 생산한 농산물들의 판매는 아내 최미선씨의 몫이다. “제가 서울에서 회사 다닐 때 알던 직장동료들과 지인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한계가 있습니다” 예담농장 또한 판로가 고민이었다.
요즘 부부는 싱싱한 유정란을 매일 택배로 보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일이다. 예담농장 유정란은 방목한 닭들이 생산하는 건강한 먹거리로 인기가 높다. 현재 500마리 가량을 기르는 닭에서 생산한 유정란은 150가구의 가정에 배달된다. 곶감도 이들의 주요 고객들에게 직거래로 판매된다. 물론 부부에게도 어려움이 많았다. 귀농 이후 경제적인 문제부터 의료, 교육시설이나 문화시설도 도시와는 달라 적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귀농하는 것이 삶의 체질을 바꾸는 것으로 그것이 10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2008년 귀농해 이제 어느 정도 정착 단계에 들어갔다는 말이다. 함양생활 8년 만에 함양 사람이 된 부부. 최미선씨는 “서울 가면 적응이 잘 되지 않고 함양 집으로 빨리 돌아오고 싶어집니다.” 아이들도 완전히 함양에 적응해 집에서는 서울말을 학교에서는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한다. 부부는 “예전 생활과 지금 생활을 비교해보면 현재의 제 모습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어제보다는 조금은 나은 내가 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나무가 무성하던 야산이 건강한 먹거리가 만들어지는 생산현장으로 탈바꿈하기까지 8년이라는 시간과 부부이 정성과 노력이 들어갔다. 아직도 부족한 부분은 계속해서 메워 나가며 농장을 꾸준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오랫동안 함양에서 농사일을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조금이라도 젊을 때 많은 일들을 해 놓아야 나중에 편하다는 것이 부부의 마음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 가족의 행복이다. 부부와 2남1녀 등 다섯 가족이 만들어가는 건강한 먹거리. “우리 가족이 먹지 못하면 다른 사람에게도 주어서는 안 된다” 예담농장 농장지기 박석제·최미선 부부의 먹거리 양심이다.
예담농장 농장지기 부부가 생산하는 건강한 먹거리는 홈페이지(www.7795.co.kr)에서 만나볼 수 있다.강대용·강민구 기자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