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장 깊은 밤 사람들이 잠들어 고요할 때 홀로 앉아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면 비로소 망상이 흩어지고 참된 마음이 생겨나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속에서 큰 진리를 깨칠 수 있다. 그러나 참된 마음이 생겨났는데도 망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면 이 가운데 참된 부끄러움 느끼게 되리라. <원문原文> 夜深人靜(야심인정)에 獨坐觀心(독좌관심)하면 始覺妄窮而眞獨露(시각망궁이진독로)하나니 每於此中(매어차중)에 得大機趣(득대기취)니라. 旣覺眞現而妄難逃(기각진현이망난도)면 又於此中(우어차중)에 得大懺恧(득대참뉵)이니라. <해의解義> 사람의 본성은 청정무구하다. 그러나 살다보면 환경에 물들어지고 더럽혀져 본래의 깨끗한 마음을 잃고 妄心邪念(망심사념)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예부터 불교와 유교는 사람의 마음을 깨끗한 거울에 비유하고 마음이 邪慾(사욕)에 더럽혀지는 것을 거울에 먼지가 앉는 것으로 비유해 왔다. 고요한 밤 삼라만상이 깊이 잠들어 있을 때 나 홀로 일어나 앉아 가만히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낮동안 겪었던 모든 허물들의 망상에서 벗어나 본래의 청정한 마음이 되살아남을 느끼고 虛靈不昧(허령불매)한 마음의 작용을 느끼게 된다. 진실로 엄숙하고 숭고한 자기발전의 즐거운 시간이다. 그러나 진심이 이미 영묘하고 청정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음과 동시에 세상의 험한 상황에 맞닥뜨려 그 본래의 마음을 꿋꿋이 견지하지 못하고 망상과 사욕을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부끄러운 생각이 일어난다. 대인이나 군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본심을 잃거나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요, 소인이란 외부의 상황에 쉽게 물들어 본심을 잃고마는 사람을 일컷는 것이다. 妄想(망상)과 眞心(진심)이 본래 두 가지가 아니라 한마음의 다른 작용이란 것을 안다면 진심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할 때 망상을 부끄러워할 줄 아는 것이 수양의 첫걸음임을 알야겠다. <주註> 人靜(인정) : 모든 사람이 잠들어 고요해짐. 始(시) : 비로소. 妄(망) : 헛된 생각. 窮(궁) : 그침, 없어짐. 露(노) : 겉으로 드러남. 大機趣(대기취) : 큰 진리, 음용이 자제로운 마음의 작용. 眞現(진현) : 진리가 나타남. 懺恧(참뉵) : 부끄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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