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TalkTalk 79회배반의 과일 모과(木瓜)▲ 모과인공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강렬한 향을 가진 과일이 모과라고 생각한다. 화장품이나 비누에서 나는 인위적인 방향성분은 장미 같은 고혹적인 향을 흉내내기도 했겠지만 과일 중엔 단연 모과로부터 그 동기를 얻어냈을 성 싶다. 생김새를 안 보고 향만을 맡았을 땐 모과의 생김새를 붉고 예쁜 사과 그 이상으로 상상할 수밖에 없으니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 모과는 못생겼다. 모양은 울퉁불퉁하고 껍질은 정유 성분 때문에 끈적거린다. 하지만 모과의 향을 한 번 맡아보면 그 향에 어울리는 그럴듯한 맛의 과일임이 틀림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긴다. 그러나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그 맛이 시고 떫어서 생으로는 도저히 먹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또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먹기에 부담스러워 도저히 손이 가지 않던 연두 빛 모과를 아무데나 놓아두고 잊어버리고 있노라면 어느 사이 그 못난이는 그윽한 향이 나는 황금빛 모과로 변신을 해있다. 적당히 잘라 꿀이나 설탕에 재워두었다가 목이 칼칼하거나 근육이 욱신거리며 쑤시고 아플 때. 따끈한 물에 타서 차로 한 모금 마시면 못생기고 떫고 시기만 하던 모과차의 새콤하고 달콤하니 혀와 코를 자극하는 그 풍미를 느끼게 되니 모과에 대한 배신감은 드디어 절정에 이른다. ▲ 모과꽃생긴 모습이 참외와 비슷하여 나무에 달리는 참외라는 뜻으로 목과(木瓜)로 불리는 모과는 성질이 따뜻하고 달며 신맛을 가지고 있다. 모과의 신맛은 간장과 연계되며 간장은 근육을 주관하므로 모과는 몸의 습기를 물리치고 근육을 활기차게 하는 효능이 있으므로 팔다리 근육에 경련이나 쥐가 날 때. 혹은 관절통이나 신경통 등에 먹으면 효과가 있다. 또한 모과는 인후 부위를 건조하지 않고 윤택하게 만들어주고 가래. 기침을 다스린다. 다만 목감기 중에 마시면 모과의 수렴하는 성질로 인해 감기가 오히려 속으로 들어가므로 이미 감기가 들었을 때는 마시지 말고 평소에 예방차원에서 커피. 녹차 대용으로 마시면 좋겠다.▲ 모과차모과의 영양성분으로는 사포닌. 유기산. 플라보노이드. 타닌. 철분 칼슘 등의 무기질이 함유되어 있다. 사포닌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간을 보호하고 술독을 풀어주고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춰주어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는 구실도 한다. 전체 성분 가운데 약 5%가량의 과당을 함유하고 있는데. 다른 당분보다 혈당의 상승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고 이미 흡수된 당분을 빨리 소비시키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가 먹기에도 적합하다.이렇게 많은 효능을 가지고 있는 모과이지만 많이 먹으면 강한 신맛 때문에 이와 뼈에 손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음식에 체하여 뱃속이 꽉 맺혀 있거나 위산이 많은 경우 주의해서 먹어야 하며. 혹은 항이뇨작용이 있으므로 소변이 적게 나오거나 소변의 색이 붉은 경우에는 피해야 하며. 변비가 있는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 ▲ 모과청 만들기옛날에는 유자와 함께 꿀이나 설탕에 재어 두고 차로 마시거나 가루를 내어 죽이나 떡으로 만들어 먹기도 했다. 육류를 요리할 때 소스로 활용하면 육질을 부드럽게 하고. 생선찜에 모과를 채 썰어 넣으면 생선 특유의 비린 냄새를 제거할 수 있다. 새콤달콤한 탕수소스로 활용해도 별미이다. 기온이 차다. 모과차 한 잔 앞에 놓고 시 한 수 읽어도 좋을 날이다. 앞산에 가을비 / 뒷산에 가을비낯이 설은 마을에 / 가을 빗소리이렇다 할 일 없고 / 기인긴 밤모과차(木瓜茶) 마시면 / 가을 빗소리- 박용래 <모과차> 전문 약선식생활연구센터 고은정 (ggum234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