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의중앙교회 김주학 목사겨울의 문턱에서 우리는 하나의 이별을 만났습니다. 팔순을 막 넘기신 할머니 한 분이 췌장암 판명을 받은지 45일만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평소에 건강하시던 분이시라 누구도 예상치 못한 죽음 앞에 당혹스럽기도 하고 아쉬움은 컸습니다. 유가족들의 요청으로 장례식을 집례하면서 유가족들을 위로해야 할 입장이라 애써 태연했지만 본인 역시 몹시 안타깝고 애석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만남은 이별의 전주곡이요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을 전제한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고인이 신앙을 가지고 있었기에 내세에 대한 소망이 있을 것이라고 믿지만 남아있는 우리들의 섭섭함은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마당에 잎이 다 떨어진 나무를 보면서 이런 대중가요 가사가 떠올랐습니다.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차라리 추운 겨울에 떠나요! 이미 떠나버린 잎사귀는 가지에 남아있지 않아 쓸쓸해 보여 허전하지만 내년 봄에 움틀 가지들을 그리며 희망을 가집니다. 하나의 아쉬운 이별이 마음을 허전하게 했지만 먼 훗날 또 다른 만남을 기약하면서 그 날을 기다려봅니다. 가을이 쓸쓸하고 겨울이 허전하지만 분명 우리에게는 봄이라는 내일이 있습니다. 세상이 온통 가을같고 겨울같이 보여 실망스럽지만 결코 이대로 슬픔에만 젖어있어서는 안되겠지요? 수많은 이별을 하고 사는 것이 삶이지만 오늘의 이별이 이별로만 끝나지 않고 내일의 만남으로 이어진다면 이별이 애석하고 슬픈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만남 뒤엔 이별이 이별 뒤엔 만남이.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세상 사람들 모두 봄이라는 희망을 가슴에 안고 결코 춥지만 않은 포근한 겨울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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