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에 찾아온 이상고온 현상으로 경남 최대 곶감산지인 함양·산청 곶감농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함양지역 곶감농민은 매년 10월 중순부터 11월 초순까지 떫은감을 깎아 서늘한 그늘에 말려 곶감을 만든다. 지리산과 덕유산을 낀 함양은 큰 일교차 덕에 질 좋은 곶감생산으로 ‘지리적표시등록 임산물 제39호’로 등록될 만큼 소비자들의 호응도가 높다. 특히 행정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곶감 특화 사업 8년만에 1천여 농가에서 연 300여억원의 고소득을 올리는 농가 효자 종목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지난 11월1일부터 낮 최고온도가 20도 이상 오르는 이상고온 현상이 11월10일까지 지속되면서 껍질을 깎아 건조장에 매달아 놓은 감 상당수가 물러져 홍시가 돼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이 발생했다.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평균 온도가 13.6도에 달했다. 특히 고온에다 흐린 날씨 속에 비까지 내렸다 그쳤다를 18일까지 반복하면서 곶감이 홍시처럼 변해 녹아 내리거나 곰팡이가 피는 현상이 발생해 피해를 가중시켰다.곶감을 맛보기 위해선 육질이 딱딱한 상태에서 50일 정도 건조해야 되는데 이상고온으로 인해 홍시로 변해 곶감을 만들 수 없게된 것이다. 이에 따라 함양곶감은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20∼30%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농가에서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피해를 예상하고 있어 곶감 생산농가들의 소득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함양군은 서하면을 중심으로 농가에서 올해 33만접(3백여억원) 생산을 목표로 예상했으나 최근 18일까지 피해 조사량으로 비춰볼 때 30%이상(100억원)의 피해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함양뿐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으로 원료감 추가 확보가 어려움에 따라 농가에서는 아예 감 깎는 작업을 중단해 버린 농가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12월 초순으로 예정된 초매식 때 정상적으로 곶감을 출하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함양 최대 건조시설을 갖춘 박효기(곰실곶감영농조합)씨는 "농가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20∼30%씩 감이 떨어져 피해를 봤다. 이보다 흐린 날씨가 지속되고 있어 잠시 곶감 깎기가 중단돼 보관중인 원료감까지 피해를 볼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또 박씨는 "지난달 말일부터 8천접의 곶감을 깎아 건조장에 매달았는데 최근 20% 이상이 홍시가 되거나 곰팡이 피해를 입었다"며 불과 10여일 사이에 1억여원의 피해를 봤다고 박씨는 주장했다.특히 박씨는 이번 피해가 가중된 것은 2012년 설날이 1월23일로 일찍 들어 농가에서 이를 맞추기 위해 감을 예년보다 일찍 깎기 시작한 것도 피해를 늘리는데 한 몫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신성범(농수산 식품위원회) 의원은 우리나라 최대 곶감 생산지인 경북 안동과 함께 함양·산청지역을 피해 지역으로 선포하고 피해 실태 조사를 통해 피해농가를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산림청(청장 이돈구)에 건의해 25억원의 국비지원을 긴급 투입키로 관철시켰다. 이에 함양군에 우선적으로 5억여원이 지급되며 이 자금은 곶감 덕실 현대화시설 및 냉·송풍기 설치에 지원돼 피해를 본 관내 곶감농가들이 이상기후에 보다 안정적으로 곶감 생산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하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