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TalkTalk 76회 천상의 과일. 무화과  ▲ 무화과 푸른 열매우리집에는 철을 모르는 과일나무 하나가 있다는데 꽃이 피지 않고 열매가 맺히는 나무라 하여 무화과(無花果)로 불리는 나무이다. 내가 워낙 무화과를 좋아하기로 한 그루 심었는데 기온이 워낙 낮은 곳이라 이제 겨우 모양을 분간할 정도의 크기로 열매가 달려 있으니 올해도 마당에 있는 무화과의 맛을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른 가을이 한창 무화과가 익을 때인데 저장이 어려워 유통이 쉽지 않았던 관계로 남쪽지방이 아니면 구경도 하기 힘들었던 과일이지만 요즘의 교통이나 저장기술. 포장법이 발달하여 돈만 지불하면 전국 어디서나 그 맛을 볼 수 있으니 세상이 좋아지기는 한 것 같다. 무화과가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과일이지만 생과를 먹었던 우리나라나 일본과는 달리 유럽이나 미국. 아랍 등지에서는 일찍부터 건과로 많이 먹어왔던 중요한 과일이다. 우리나라에는 조선말쯤 무화과가 들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니 그 전래된 시기가 늦은 편인데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는 ‘꽃이 피지 않고도(無花) 열매(果)를 맺는 이상한 나무 한 그루를 보았다’는 기록이 남겨져 있다. 우리가 무화과를 늦게 만나게 된 것과는 달리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과일이 사실은 무화과이다. 구약성경의 아담과 이브가 따먹은 과일이 무화과라는 설도 있으며 신약성경이나 이슬람경전인 코란. 불경 등에서도 무화과를 언급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거위에게 달콤한 무화과를 먹여 가두어 놓고 키운 뒤에 푸아그라라는 이름으로 간을 요리해 먹었는데 포도당과 과당이 20%가 넘는 당도를 가진 무화과를 먹였으니 거위가 비만해져서 지방간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나 로마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보면 귀족들의 식사에서 무화과가 늘 후식으로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그만큼 서양 사람들에게 있어 무화과는 중요한 과일이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 무화과를 넣은 돼지갈비찜한방에서 무화과는 꿀처럼 달기 때문에 밀과(密果)로 불리기도 하고. 신선들이나 먹는 과일이기 때문인지 문선과(文仙果) 혹은 품선과(品仙果)로 불린다. 성질은 약간 서늘하고 맛이 달아 폐와 위의 열을 내리는 효능과 목을 이롭게 하는 효능을 가졌다. 위를 튼튼하게 하기도 하며 단백질 분해 효소를 가지고 있으며 해독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식후. 특히 육식을 한 후에 무화과를 먹는 것은 참 지혜로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돼지고기살코기와 함께 조리해 식도암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쓰이며 쇠고기의 연육작용을 하기 때문에 소고기를 재울 때 무화과를 갈아넣고 조리하면 더욱 부드러운 소고기를 먹을 수 있을 것이다. 폐에 열이 있어 목이 쉬었을 때는 무화과 말린 것 약 20g 정도를 물을 붓고 끓여 꿀이나 설탕과 함께 먹으면 좋아진다는 기록이 <복건중초약>이란 책에 기록되어 있다. 또한 목에 통증이 있을 때는 무화과 7개와 금은화(인동초의 꽃 말린 것) 15g을 함께 달여 먹으면 좋아진다는 기록이 <산동중초약수책>에 남아 있다. 대변이 굳어 변비가 있는 사람도 꿀과 함께 무화과를 먹는다면 좋아질 것이다. 기독교에서는 꽃이 피지 않는 나무에서 열매가 맺히는 것을 믿는 것이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실체를 진심으로 믿는 것으로 그 신앙심을 시험하였다지만. 무화과라는 과일은 과학으로 다 말하지 못하는 자연의 힘을 온전하게 제 몸에 담아 우리에게 건강을 선물하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약선식생활연구센터 고은정(ggum234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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