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削髮강덕오 논설위원  신체발부는... 하는 유교적 효 사상 때문에 상투 자르는 것을 죽음으로 지켜 온 뿌리 깊은 우리 민족혼 같은 머리카락을 일제치하에 잘리게 되었고 아이러니 하게도 삭발이 보편화되어 70년대까지 학생들의 까까머리 헤어스타일이 지속되었다. 그러다 세상이 바뀌어 복장자율화 속에 이제는 특정 종교인을 제외하고는 그런 모습을 보기 드물게 되었다.그 삭발이 지금은 각오를 다질 때나 세속을 벗어나 종교에 귀의할 때 혹은 주목을 끌기위해 항의성으로 행하는 행위가 되고 있다. 지난날 그 흔하고 흔하던 삭발이 이제 어떤 의미든 내용을 담아 이벤트성격을 띈 문화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삭발은 전혀 외롭지 않을 것 같은 많은 군중 속에서 가장 고독한 사람이 행하는 행위는 아닐지.이번 우리고장 10·26보궐선거운동기간 중에 본인의 각오를 다지고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삭발을 한 후보가 있었으나 그 효과를 크게 보지는 못한 것 같다. 그러나 서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가장 절박한 표현이었으리라. 어쩌면 그 후보가 군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크지는 않았을까 미루어 짐작해 본다.그 짝사랑이 군민의 마음을 많이 얻어 내지는 못했지만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어 삭발로 마음을 웅변했을 것이다. 이번 삭발이 좋았느냐 나빴느냐 하는 것은 군민 각자가 판단해야 할 몫이지만 그 뜨거운 열정과 용기 그리고 결단에는 손을 들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삭발한 후보의 머리도 흐르는 시간과 함께 쉼 없이 자라나 평상의 모습으로 되돌아 올 것이고 그 머리가 다 자랄 때쯤 삼손의 기적처럼 개인의 능력 또한 더 커지리라 기대해 본다.필자도 이번 10·26 보궐선거에 얽혔던 고리를 잘라내기 위해 삭발을 할까하다 용기가 부족해 지리산 산행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그리고 정상에서 모든 것을 비워내기 위한 마음의 삭발을 했다.조락의 계절. 낙엽이 지는 것은 한 해를 마감하고 새로운 한 해를 맞는 채비를 위한 삭발은 아닐지. 낙엽이 져야만 새 잎이 돋는 의미를 생각해 본다.조금은 요란했고 치열했던 10·26 보궐선거는 함양과 우리 군민 모두가 더 발전하고 성숙해지기 위한 성장통이라 믿고 싶다. 이제 보궐선거가 끝나고 모두 일상으로 되돌아 왔다.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은 이 고장을 뜨겁게 사랑하겠다는 각 후보들의 말들과 약속일 것이다. 어떤 위치에 있든 새롭게 시작하는 이때. 우리 모두 마음을 모아 삭발하는 각오로 함양을 멋지게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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