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52편▲ 오가피 나무순어제부터 산청에서는 한방약초축제를 시작했다. 해마다 5월 4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간 하는 행사로 올해는 약초연구소까지 개소를 하고 그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어 같은 지리산권역에 사는 사람으로서는 부럽기만 하다. 더구나 군에서 정부지원을 받아 조성중인 ‘동의보감촌’은 그 규모가 가히 국내 최대라고 해도 좋을 것 같았다. 그 ‘동의보감촌’ 입구에 ‘약초 버섯골’이란 음식점이 있는데 11가지의 약초로 육수를 만들고 요즘 산에서 나는 여러 가지 새싹들을 끓는 육수에 넣고 데쳐 소스에 찍어먹는 메뉴가 있다. 함양보다 따뜻한 지역이라 이미 두릅은 억세어져 버렸고 요즘은 오가피가 한창 때라 익혀 먹는 채소에 오가피순이 제법 많이 들어 있었다. 쓴맛을 가지고 있지만 과하지 않고 입맛을 돋우기에 좋은 식재료가 오가피인 것이다. 오가피나무는 하나의 잎자루에서 다섯 개의 잎이 갈라져 있으므로 이름이 그리 붙여졌는지도 모른다. 산에서 어린 나무를 보면 착각을 할 정도로 산삼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생김새 뿐 아니라 그 효능도 비슷하므로 사람들은 오가피를 일러 나무산삼이라고 부르며 예부터 오가피는 인삼을 능가하는 약재로 사랑받아 왔다. 오가피나무의 학명은 Acanthopanax다. Acantho는 가시가 많은 나무를 뜻하며 panax는 그리스어로 여러 질병을 치료한다는 의미이니 학명을 분석해보면 다양한 질병에 효과가 있는 가시나무로 그것이 바로 오가피나무임을 알 수 있다. ▲ 오가피순 장아찌<동의보감>에는 ‘맛이 맵고 쓰며 따뜻한 성질의 오가피는 간경. 신경에 작용하고 풍습을 없애고 기를 돋우며 정수를 불러준다.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의지를 강하게 하여 준다. 또한 오로(五勞-오장이 허약하여 생기는 허로병)와 칠상(七傷-남자가 허약해서 생기는 일곱 가지 증상)을 보해주며 다리를 잘 쓰지 못하는 데에 쓰이며 남자의 음위증. 여자의 음부가려움증을 낫게 하고 세 살이 걷지 못하는 아이에게 먹이면 바로 걸어 다닌다.’고 하였다. <신농본초경>에 오가피는 상약(上藥)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오래 먹으면 몸을 가볍게 하고 늙음을 견디게 해준다고 적혀 있다. 청명 절기를 전후로 어린잎을 따서 구기자의 어린잎과 함께 차로 마시면 좋다. 나물로 먹을 때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헹구거나 담가 떫은맛을 빼고 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고추장. 된장. 간장. 소금 등 어느 것으로 조리해도 좋지만 봄에 나물을 먹을 때는 대개 약간의 식초를 가미해 먹는 것이 좋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식물이 어린 싹에 가지고 있을 독성을 해독하는 의미가 있다. 식품성분을 알지는 못했지만 생활을 통해 얻은 조상들의 지혜로 작은 것을 잊지 않는다면 건강하여 행복해질 것이라 믿는다. 한 줌의 오가피는 한 마차의 금옥을 얻는 것보다 낫다고 하였으며 목숨을 더하고 늙지 않게 하는 신선의 약이라고 하였으나 몸에 진액이 부족하다든지 화가 많은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녹색대학 생명살림학과 고은정 ggum234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