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복주 시인의 안녕하세요 함양 - 11안녕하세요 함양노래 한곡 들어 보세요. 듣다가 신이 나면 푸르게 따라 불러 보세요.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우리가 자라면 나라에 일꾼 손잡고 나가자 서로 정답게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윤극영작곡. 윤석중작사」정말 신나는 노래지요? 가사 좋고 가락 좋고 주제 좋습니다. 어린이날을 위해 윤극영. 윤석중 선생님이 작곡 작사 하셨지요. 네. 오월은 푸르른 날입니다. 푸르다 못해 새파란 날입니다. 오월은 어버이날도 있고 석가탄신일도 있지요. 그 중에 으뜸은 5월 5일 어린이날이지요. 어버이 없는 어린이가 있을 수 없습니다. 인류에 부처없는 자비가 없습니다. 어버이를. 석가모니를 어린이보다 더 먼저 생각해야 하지만 나는 그래도 그 중에 으뜸은 어린이라고 말합니다. 왜냐고요? 꽃이기 때문입니다. 피어나는 꽃이기 때문입니다. 뿌리와 잎과 꽃받침은 다 꽃을 위하여 있는 것이니까요.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색동회를 중심으로 1923년 5월1일에 어린이날을 제정하고 행사를 하였지요. 후에 일제강점기 시절에 중단되었다가 해방 후 5월5일을 어린이 날로 정했지요. 1957년 어린이 헌장을 선포합니다. 동화작가인 마해송(馬海松)·강소천(姜小泉) 선생을 중심으로 만들었는데 후에 1988년 제66회 어린이날을 기하여 다시 개정하여 지금의 헌장이 되었지요.이왕에 유식을 더하기 위하여 어린이 헌장을 한번 살펴볼까요. 어린이는 건전하게 태어나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 속에 자라야 한다. 어린이는 고른 영양을 섭취하고.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받으며. 맑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 어린이는 좋은 교육시설에서 개인의 능력과 소질에 따라 교육을 받아야 한다. 어린이는 빛나는 우리 문화를 이어받아. 새롭게 창조하고 널리 펴나가는 힘을 길러야 한다. 어린이는 즐겁고 유익한 놀이와 오락을 위한 시설과 공간을 제공받아야 한다. 어린이는 예절과 질서를 지키며. 한겨레로서 서로 돕고 스스로를 이기며. 책임을 다하는 민주시민으로 자라야 한다. 어린이는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고 과학을 탐구하는 마음과 태도를 길러야 한다. 어린이는 해로운 사회 환경과 위험으로부터 먼저 보호되어야 한다. 어린이는 학대를 받거나 버림을 당해서는 안 되고. 나쁜 일과 힘겨운 노동에 이용되지 말아야 한다. 몸이나 마음에 장애를 가진 어린이는 필요한 교육과 치료를 받아야 하고. 빗나간 어린이는 선도되어야 한다. 어린이는 우리의 내일이며 소망이다. 나라의 앞날을 짊어질 한국인으로. 인류의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세계인으로 자라야 한다. 사랑 속에 살고 고른 영양섭취를 하고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받고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고 세계인으로 자라야 한다는 말씀. 이 헌장은 매일 매일 아침마다 가정에서 한번 씩 부모와 어린이가 같이 낭독되어지고 하루가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렇게 대우받으며 사는 어린이가 얼마나 될까요? 이렇게 어린이를 대접해 주는 어른이 얼마나 될까요? 어린이날을 맞이해서 사실 나는 더 먼저 아프리카의 어린이가 떠오릅니다. 아프리카의 어린 아이들만 생각하면 슬픔이 앞섭니다. 나라를 잘못 태어나서 그런가요? 파리떼가 붙어 다니고 앙상한 뼈를 드러내고 가만히 누워 말라 죽어가고 있는 모습과 빈 젖을 물리고 있는 어머니를 보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유니세프(UNICEF)는 세계아동구호단체지요. 여러 가지 형태로 어린이를 도와 줄 후원자를 찾고 있지요. 몇 년 전부터 매월 일정 금액을 후원하는 정기 후원자를 찾고 있습니다.(☎02-723-8215) 우리 돈 2만원이면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은 한 달을 먹고 사는데 먹지 못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울 뿐입니다. 또 북한의 어린이는 어떨까요? 북한 어린이 37%가 영양실조라 뇌 형성이 잘 안 된다고 하니 기막힌 일 아닙니까? 옛날 6.25 전쟁 때 우리의 어린이들이 먹지 못하고 그랬지요. 나도 학교에서 분유가루를 배급받아 집에서 식구들과 끓여 먹고. 찐 우유 덩어리를 점심시간에 받아먹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언젠가 어린이들이 일년 동안 모금한 돈을 유니세프를 통하여 아프리카에 보낸다고 했더니 어느 분이 그러더군요. “아니. 우리나라도 못 먹고 못 사는 사람이 길거리에 쌓였는데 무슨 아프리카이고 무슨 북한이야. 노숙자들을 봐. 우리 고장에도 도와 줄 사람은 쌓여 있어. 우리 동네부터 해야지 무슨 외국은 외국이야. 걸핏하면 배짱으로 나오는 북한도 도와주면 안돼!”맞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사랑은 무엇을 따져서 도와주는 것이 아니잖습니까. 우선 더 급하지 않습니까? 하루에도 몇 십명의 어린이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세계인류애적으로 정말 먹을 것이 없어 죽어가는 저 어린아이들을 가진 사람이 도와주지 않으면 그들은 희망이 없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어린이는 그래도 맑고 밝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이번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우리 주위에서 아프리카에 북한에 어린이들에게 희망이 되고자 하는 분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참 좋겠습니다. 아주 오래 전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라 제목조차 잊어버렸습니다만 한 이야기가 영화처럼 떠오릅니다. 가난하게 살고 있는 한 부인의 집에 많은 친구들이 놀러 오지요. 그 귀부인들은 다 부자였지요. 그래서 탁자에 둘러앉아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보석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습니다. 이 다이아몬드 반지는 얼마고 이 사파이어 목걸이는 얼마고 이 루비 귀걸이는 얼마짜리라고 거만스럽게 자랑을 늘어놓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집주인은 자랑할 보석이 한 개도 없었지요. 그랬더니 부인들이 보석을 어서 가져와 보라고 은근히 놀리며 즐거워합니다. 부인은 아주 난처하게 얼굴을 붉히다 작은 방에 들어갔다 나오지요. 예쁜 두 아이가 따라 나와요. 밝게 인사하고 아이들은 많은 사람들 앞에 섰습니다. 부인이 이렇게 말하지요. “이 아이들이 저의 보석이랍니다.” 아. 이 얼마나 멋진 말입니까? 나는 이런 지혜의 여인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찬사를 보내지 않는다면 세상에 지혜는 어느 곳에도 없으니까요. 세상에 보석은 여러 가지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아이들만큼 아름답고 예쁜 보석이 있을까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보석이니 가장 비싼 보석이 아닐까요? 원래 보석의 가치란 희귀성이니까요.그러나 불행히도 요즘 사람들은 이런 값진 보석을 가지려하지 않는다는 것에 더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젊은 세대 부부가 아이를 가지려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놀랍게도 한국의 출산율은 OECD국가에서 최하위입니다. 출산율이 1.06입니다. 인구가 너무 많아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했던 국가에서 국민이 얼마나 말을 잘 들었는지 이제는 아이를 낳으면 불편하니 하나는커녕 한 명도 낳지 말자는 나라로 변하였습니다. 아이를 가지지 않으려는 나라. 한국. 나는 9남매 집안에 셋째입니다. 11식구가 작은 집에서 개미처럼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식구가 많아 배고팠던 기억도 있지만 좋은 점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하나. 깡패 아이들도 우리 형제자매를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동생 중 누구 하나가 맞았다 하면 형제 9명이 다 달려가 싸우니 감히 우리 식구를 건드릴 수 없었지요. 얼마나 신이 납니까. 그런데 지금의 젊은 세대는 한명의 아이를 낳는 것은커녕 결혼조차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무엇이 이런 가치관을 만들었을까요?아이가 없는 그래서 노령의 노인들만이 살고 있는 나라.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는 함양 인구가 근래에 와서 조금씩조금씩 늘어난다는 보도에 참 잘된 일이라고 박수를 치고 있습니다. 사실 거리에 나가 보면 젊은 청년 처녀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금요일이나 토요일쯤 되면 동문사거리는 젊은 사람들과 학생과 아이들로 제법 북적입니다. 사람 사는 동네에서 그래도 사람이 북적여야 살맛이 납니다. 거리가 살아있는 것 같아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귀농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외부로부터 일하러 오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공부 잘하는 명문학교의 고장이라고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녀와 함께 이사 오기도 하고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많이 낳자는 가치관의 변화도 일어나고 하여 함양은 조금씩 인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아이들이 거리에서 막 떠들고 놀고 뛰어가고 하는 모습을 보면 부럽습니다. 나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아이들이 아깝고 귀엽기만 합니다. 5월 5일. 어린이날입니다. 즐거운 날에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아라 라고 말해야 하는데 쓸데없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이야기하고 한국의 출산율이 어쩌구 저쩌구 떠들었으니 부질없는 말의 헛됨이지요. 누가 아이를 낳으라고 해서 낳겠습니까. 그러나 나는 다만 아이들은 변함없는 우리의 보석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꽃과 열매가 없다면 꽃나무가 무엇 때문에 긴긴날 어둠의 추운 겨울을 참고 견디며 무엇 때문에 긴긴날 태양의 여름날을 견디어 열매를 맺을까요. 그건 미래를 바라보기 때문이지요. 내가 다 이루지 못한 꿈과 미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비록 나는 나의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나의 아이들아. 너희가 대신 너의 꿈을 마음껏 한없이 펼치거라 하는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아주 작은 희망 하나 남겨 놓습니다. 푸른 잎에 신록의 색깔로 남겨 놓습니다. 희망은 푸르다고. 푸르니 희망이라고. 너희들은 저 푸른 세상으로 마음껏 날개를 펴서 날아가라고.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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