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교가 되느니 폐교되는 게 낫다소규모 학교라 좋았던 장점이 무시됐다위림초등학교(교장 정경화)가 전교 학생수 60명 이하 학교에 해당됨에 따라 교과부의 방침인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통한 적정규모학교 육성정책에 의해 오는 7월 통·폐합이 결정지어진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폐교냐 아니냐'가 아닌 '분교냐 폐교냐'를 선택해야 된다는 점에서 학부모의 결정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본지에서는 위림초등학교의 현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조길래 함양교육장. 정경화 위림초 교장. 하선국 학교운영위원장. 홍동섭 총동창회장. 이성원 동문. 신정찬 성민보육원원장. 위림초 어머니회 의견을 지면에 싣는다.-편집자 주- 조길래 함양교육장▲ 조길래 함양교육장위림초등학교는 적정규모학교 육성책에 대상이 됐다. 학생수가 적으면 축구나 합창도 어렵고 협동학습. 분단학습 등 교육활동에서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1면1교는 그대로 두는 것이 정부 방침인데 10여년 전부터 위림초는 1면1교가 아니기 때문에 폐교1순위로 거론됐다. 이 정책은 적정규모 학교로 만들어서 학생들이 학교수업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로인해 경제적 이익이 따라오기 때문에 20억의 인센티브를 받게 되는 것이지만 경제적 측면은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것이다.이번 사안은 교육장인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적다. 60명 이하 학교는 내년에 바로 격하된다. 교장도 없이 부장교사가 분교장을 하게 되고 특성화되기도 어려워 1-2년 안에 문을 닫게 되는 것이다. 분교가 되면 1-2년 안에 폐교가 된다고 봐야하지 않겠는가. 내년 3월 분교로 격하되어 2-3년을 존속한다는 것 외에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위림초등학교의 결속력은 대단히 강하다. 모교가 있으면 좋겠지. 내 모교가 없어진지도 10여년이 지났다. 세상이 변한 것을 어찌하겠는가.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정경화 위림초 교장▲ 정경화 위림초 교장작년까지도 이런 구체적인 이야기가 없다가 올해 적정규모학교 육성에 대한 공문을 받고 당황했다.학교장 입장은 분교장으로 격하되는 것보다는 폐교가 낫다고 본다. 하지만 분교장으로 되기 전에 2-3년간 학생수나 학부모 의견 수렴 등 여러 가지 추이를 두고 보고 결정할 기간을 주었으면 좋겠다. 내년에 20명이 입학하면 전교 60명이 넘게 되어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행정적으로 위장전입을 막아주었으면 한다. 그동안 위림초등학교는 예산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래서 더욱 악순환이 계속되어 왔다. 하지만 교사들이 마음을 모아 어떻게든 잘해 보려고 노력해 왔는데 안타깝다. 올해는 교사들이 노력해서 소규모학교살리기. 다문화중심학교 등 여러 사업공모를 통해 예산 확보도 해 놓았는데 이런 일이 생겨 사실상 힘이 많이 빠진다. 소규모 학교의 단점만 부각시킬 것이 아니라 인성지도. 생활지도. 교사와 학교와의 관계 등 장점도 살릴 수 있었으면 한다. 지원금만 앞세워 통폐합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예상입학생과 당해연도 학부모 외에 2-3년에 걸쳐 학부모 설문을 통해 의견을 수렴했으면 좋겠다. 하선국(학교운영위원장)▲ 하선국(학교운영위원장)지금 이 현실에서는 나도 아이들을 다른 학교로 보내고 싶다. 여기까지 올 때까지 교육청에서 정상적으로 가도록 해 줘야 하는데 신경을 안써줬다. 교육장이 너무 서두르는 게 아닌가 하는 반발심도 생겼었다. 인원수가 부족해도 특수성을 살려보려는 노력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서운하다.위림초등학교는 전교생 54명인데 그 가운데 60%가 저소득층 자녀이며 전체 학생 인원의 약 37%가 성민 보육원 아동이다. 대부분 윤택치 못한 가정의 자녀들이며 선생님을 부모처럼 생각하고 의지하며 선생님들 또한 학생들을 자녀처럼 생각하며 지역 현실에 적합한 교육과 정성을 쏟고 있다. 근처 큰 학교가 있지만 아이들의 가정형편을 이해하고 다양한 교육활동과 돌봄을 펼쳐온 작은 학교의 정책들로 학생들 한명. 한명을 살피면서 개별적인 생활지도와 학습을 할 수 있는 이상적인 교육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여겼기 때문에 이곳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다.현 사태는 위장전출로 학생수가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위장전출 사례를 극복한다면 전교생이 현재보다 증가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며 이것만으로도 소규모 통폐합 대상에서 제외되는 명분으로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본교가 학습의 능률을 따지는 중고등학교라면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으나 우리 아이들은 초등학생이다. 초등교육과정은 학업에 대한 실력의 경쟁보다는 기초학습을 익히고 이성의 기본을 익히는 교육이 더 절실하다고 본다. 인성의 기본을 익히는 교육을 하는 과정인데 학생의 인원수가 적으면 어떻고 많으면 어떤가?이처럼 소중한 초등학교를 국가예산과 학습경쟁을 위해 통폐합 하다는 것은 학생들의 정서를 짓밟고 본교를 타 학교에 팔아먹는 결과가 아니겠는가.홍동섭(위림초등학교동창회장·26회 졸)▲ 홍동섭(위림초등학교동창회장·26회 졸)얼마 전에 동창회를 했다. 후배들도 학군에 살지만 위장전입으로 다른 학교로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학생 수가 더 줄어들었다. 동창회 역시 폐교는 안타깝게 생각한다.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분교되느니 폐교되는 게 맞다. 20억이 지원되는데 후배들 가는 학교에 지원된다면 더 나은 교육을 후배들이 받을 수 있지 않겠는가.이렇게 된 이상 폐교를 찬성한다고 하면 동창회 전체 의견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서 동창회장 입장으로는 말하기 곤란하다. 모교를 생각한다면 폐교는 반대다. 안타까운 마음에 반대지만 분교는 폐교되기 위한 절차라 본다면 어쩔 도리가 없다.사태가 이때까지 왔다는 것도 동창회의 어느 정도 책임도 있다. 총동창회장과 주관회기를 겸직하다보니 한해만 끝나면 넘어간다. 다음달 차기회장에게 넘겨주면 끝이다. 명목이 없어지니 동창회에서 따로 어떻게 하지 못한다.부모 마음은 똑같은 것처럼 모교사랑하는 만큼 후배들을 위하는 것이 우리의 최종의견이다. 이성원 동문(위림초31회졸)▲ 이성원 동문(위림초31회졸)다 결정된 상황에서 우리에게 통보만 한 것이다. 나름대로 학교를 살리기 위해 발벗고 뛰어 다니면서 설득하고 노력했는데 이제 한꺼번에 물거품이 되었다. 위림초등학교는 5600여명 동문이 있다. 재경에서 후배사랑장학금을 마련하고 있었고 전체 참여가 안되더라도 천명 가량 참여해서 학교발전기금을 모으려고 작년부터 준비해 왔다. 올 3월까지 200-300명 이야기가 모두 되어 있는 상태인데 갑자기 이런 이야기가 나와서 소용없게 됐다. 이런 정보를 동창회와도 공유하고 소통했더라면 어떤 준비라도 했을텐데 무척 서운했다. 후배들을 위해 원어민 교사도 생각하고 여러 가지 준비를 해 오던 중 갑자기 통합을 하든지 분교를 하든지 선택하라고 해서 난감하다.이러한 사태는 위장전입이 가장 큰 문제다. 동네 사는 후배들도 다른 학교로 아이들을 보내는데 위장전입이나 그런 이야기를 하게 되면 후배들과도 얼굴 붉히게 되고 지금에서는 제가 하는 게 잘하는 건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위림초등학교 출신 아이들이 더 큰 학교로 갔을 때 아이들이 소외받지 않고 차별받지 않으면서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겠는가 걱정이다. 교사들이 일일이 관심을 가져줄 수 있을까? 우리 위림초 아이들이 제대로 적응하고 초등학교 생활을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기만을 바란다. 그게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사안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학부모들이다. 자기 자식교육이니까 우린 어차피 통합하면 '서운하다'고 표현하는 것 밖에 더 있겠는가. 학부모들이 원하는대로 해야지 우리가 말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분교가 결정 난 상황에서도 학부모들도 통폐합을 주장할 것이고 동창회에서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하면 최선을 다해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려 한다.신정찬(성민보육원 원장)▲ 신정찬(성민보육원 원장)난 기본적으로 애들이 학습에 있어서 변별력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공부하는데 있어서 위림초등학교 졸업생들이 중학교 올라가면 성적이 좋지 않다고 한다. 위림은 폐교하든지 학군 조정된 대로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고 본다.동창회도 마찬가지다. 학교 살려야 한다고 하면서 동창회 임원들도 자녀들은 자신의 모교에 보내지 않는다.소수의 혜택도 좋지만 경쟁력 있는 수업이 되어야 한다. 보육원 아이들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집에서 보는 아이들을 6년간 같이 지낸다. 사회성 형성이 되겠는가. 현재 위림초 1학년 8명 중에 5명이 보육원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이 6년을 같이 보내야 한다. 우리 아이들도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교육적 차별까지 받아야겠나. 일반학교 가면 더 힘들거라 본다. 8명 중에 4등 하면 80명 중에 40등 할 것이다. 그러나 겪어야 할 몫이다. 그렇게 경쟁해서 살아나야 하지 않겠나.전교학생 회장이 항상 보육원 아이가 했다. 투표하면 당연히 이기지 않겠는가. 우리 애들이 판을 치다가 중학교 올라가면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용납되는 것도 좋으나 제재를 받아야 할 때는 받고 큰 학교에서 적응해 나가야 하는 것도 우리 아이들의 몫이다.사회성을 키우고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조건에서 공부를 할 수 있길 바란다. 위림초어머니회 임원(회장 박정숙. 총무 배순화 외 3명)위림초등학교는 차량운행이 되고 담당교사가 아이들의 보육까지 맡아주고 있다. 위림초 학부모들은 경제적으로 열악한 사람이 많아 이런 혜택이 큰 도움이 된다. 방과후 귀가까지 학교에서 책임을 지고 방과후 수업. 간식비 등도 무료다. 사실 아이들 키우면서 따로 돈 들어가는 게 없다. 올 3월에 학교가 없어지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들었다. 이런 상황이 오기 전에 시간을 주었어야 한다. 제대로 알지도 못했다.학부모 입장은 학교가 없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저희 아이들은 다른 학교와 달리 선생님들에게 받았던 교감을 그대로 느끼며 형제 자매처럼 지낸다. 학교가 없어지는 순간까지 위림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할 것 같다.우리 아인 소심하다. 많은 애들 속에서 존재감 없이 학교생활을 해야 하는 것이 싫다. 작은 인원의 아이들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점이 좋다. 여러 번의 기회가 생기고 의견을 나누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 사랑을 많이 받을 수 있어서 좋다. 다른 곳보다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다양하게 교육을 받을 수 없는 게 사실이지만 그런 단점보다 장점이 더 크게 좌우한다. 박미정-아이 세명을 위림초에 보냈다. 크다고 좋은 점도 있겠지만 작아서 좋은 점도 있다. 갑자기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두 가지 뿐이다. 폐교 아니면 분교.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다. 전학을 갔을 경우 적응하기 힘들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있다. 우리 아이들이 그런 일을 겪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아프다.배순화- 우린 진주에서 전학을 왔다. 작아서 좋은 점? 진주에서 학예회를 하면 우리 애들은 무대에 한번 서지 못한다. 넘쳐나는 학부모들 때문에 공연도 제대로 보기 어렵다. 전학 와서 학예회를 하는데 몇 번이나 무대에 서는 우리 아이를 봤다. 너무 기뻤다. 대회에 나갈 기회조차 얻기 어렵다가 이곳에선 여러 대회에 나가서 상도 받아 온다.박정숙-위장전입으로 학생수가 줄어들어 가가호호 방문을 하며 학부모를 설득했다. 학부모들이 위장전입을 해서 아이들을 다른 학교로 보내는 것이 성민보육원 아이들이 원인이 됐다. 위장전입에 대해 교육청에 건의했지만 자기들 소관이 아니라고 했다. 총동창회에서 학교가 폐교되는 그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의지를 꺾지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