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은 지금 쓰레기와 전쟁 중이다. 불법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함양군이 군민의식전환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군민의식 개선이 뒤따르지 않아 고민만 쌓여가고 있다.<관련기사 본지 4일자 1면 참조>전국적으로 1995년부터 쓰레기종량제를 실시했지만 함양은 그야말로 쓰레기분리수거와 관련. 의식수준이 제로에 가깝다. 군민들을 향한 계도와 홍보에도 나아지지 않자 보다못한 이철우 군수가 결단을 내린 듯 하다. 그동안 선출직 공무원이 유권자들에 대한 배려(?)로 '쓰레기 무조건적 수거'로 쓰레기분리수거 의식이 무디어질 대로 무디어진 함양군민이다.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각성의 표현인가. 함양군은 지난달 21일부터 '불법쓰레기 수거 거부'라는 극약 처방을 동원해 20여일 간 함양읍내 200여 곳의 쓰레기 배출장소에 대해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모든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도로변. 주택가. 공터 등에는 며칠동안 군민들이 버린 쓰레기가 쌓이고 악취가 나고 음식국물이 도로로 흘러들고 벌레들이 들끓고 그 와중에 폐지를 모으는 사람들이 들쑤셔놓은 쓰레기가 비닐봉지 배 밖으로 나와 가관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곳 저곳에서 선행행정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도 적지 않다.쓰레기를 불법으로 버리려다 적발돼 과태료를 받는 한 군민은 “지금까지 행정에서 아무런 말 없이 수거를 하니 문제의식 없이 한 것뿐이다. 단속을 하려면 체계적인 홍보를 통해 군민들에게 전달한 후 단속을 하든 해야지 이건 재수없이 걸린 사람만 피해 본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식당을 경영하는 조모씨는 "쓰레기를 그냥 버렸다가 과태료를 냈다. 벌금을 냈으면 쓰레기는 가져가야 하는 게 아닌가? 벌금은 받아가고 쓰레기는 그대로 방치해 놓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반면 또 다른 군민은 이번 행정절차에 대해 "쓰레기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기에 충분했다"고 찬성표를 던진 후 "분리수거를 해서 쓰레기를 내 놓고 싶어도 분리수거함이 없다. 일반 쓰레기만 쓰레기봉투에 담아서 버리지 나머지는 대충 상자나 봉지에 넣어서 버리면 가져가더라. 군민들이 분리수거를 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 주는 것도 시급하다"고 말했다.상림근처 빌라에 사는 최모씨는 "아파트에 살기 때문에 분리수거가 어느 정도 된다. 그렇지만 주택가나 읍을 벗어난 곳에 사는 사람들은 쓰레기 분리수거에 대한 개념이 턱없이 부족해 땅에 묻거나 태우거나 둘 중 하나다"라고 했다.끝나지 않은 쓰레기 전쟁의 종결을 위해 함양군은 11일 전 군민을 대상으로 공무원이 직접 참여하는 마을단위 반상회를 갖고 쓰레기분리수거에 대한 군민적 동참과 강력한 단속의지를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함양군은 현재 하루평균 25∼28톤의 쓰레기가 배출되는데 이중 규격봉투를 사용하는 것이 10%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이를 분리하는데 동원되는 사회적 공공비용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군은 12일을 기점으로 불법쓰레기 단속반을 운영하는 등 주·야간 밀착감시를 통해 100만원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아울러 군 관계자는 불법투기 근절을 위해 군 당국뿐 아니라 모든 군민의 적극 참여를 당부했다. <하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