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광스런 교회 이광범 목사제가 아는 할아버지 한 분은 자존심이 무척 강하신 분이십니다. 그 분은 평생 사시면서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과 가정을 건사하셨다는 것을 자랑으로 삼고 사시는 분이셨습니다. 나라에서 혹은 이웃에서 도움의 손길을 준다고 하면 펄쩍 뛰시면서 한사코 도움을 뿌리치시며 자신만의 자존심을 지키시는 분이셨습니다. 그분은 남의 도움을 받지도 않을뿐더러 도무지 남을 돕거나 위할 줄 아는 분이 아니셨습니다. 자신과 가족만 생각할 뿐 이웃과 친지들은 관심 밖이었습니다. 이런 할아버지를 보시며 할머니는 참 안타까워했습니다. 사람이 도움을 받을 줄 알고 도움을 줄줄 알아야 사람일 터인데 그저 자신의 자존심만 생각한다며 답답해 하셨습니다.이런 모습이 요즘 대지진으로 엄청난 재난 속에 있는 일본에서도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일본은 세계에서 지진과 해일을 가장 잘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자부해 온 나라입니다. 하지만 제 아무리 고도의 기술과 과학으로 대처한다 하더라도 일본열도가 2.4m 밀려가고 1945년 히로시마 원자 폭탄보다 약 2만 3천배의 위력으로 일본을 덮친 대지진 앞에서는 여지없이 무너져 버린 일본을 보게 됩니다. 수십년 동안 지진과 쓰나미를 대처했지만 자연의 파괴력 앞에 처참히 무너진 일본의 자존심이 그들에게 지진참사와 함께 더 큰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세계 앞에서 침착한 모습으로 재난에 대처하는 모습은 본받을 만하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일본의 자존심이 안타까울 뿐입니다.자존심은 내가 누구이며 나를 나타내는 중요한 마음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자존심이 상하면 그렇게 속상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자존심은 자신과 가까운 가족들에게 큰 아픔을 줄 수 있습니다. 자존심의 중심은 나 자신이 되기가 쉽습니다. 내가 중심이 된 자존심은 내 주위의 모든 것이 나를 위해 돌아가기를 원하는 모습이 있습니다. 마치 어린 아이 일수록 가정과 세상이 나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나이가 많든 적든. 사회적 신분이 어떠하든지 자아가 성숙한 사람일수록 나를 중심으로 살기보다는 가정과 사회의 유익을 좀 더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존심 때문에 가정과 사회가 손해를 보거나 피해를 입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건강한 자존심은 자신과 가정과 사회에 유익을 줍니다. 하지만 자기 자신으로만 꽉 찬 자존심은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의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랑하는 가족과의 관계에서 자기 자신만을 위한 자존심은 참 위험합니다. 잘못된 자존심을 가진 사람은 스스로는 만족할 수 있지만 그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있습니다.건강한 자존심은 자신과 가정. 그리고 이웃에게 아름다운 영향력을 줍니다. 자기 중심적으로 바쁘게 돌아가는 요즘 세대에 나뿐만 아니라 가족과 이웃. 그리고 나라를 위하는 건강한 자존심이 참으로 귀합니다. 나를 위해. 또 남을 위해 살 줄 아는 그런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바로 우리 모두이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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