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발생한 강도 9.0의 지진과 그에 따르는 여러 가지 일들 중에서 저를 놀라게 한 세가지 상황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첫 번째는 지진의 강도와 이에 따른 쓰나미의 피해입니다.이는 자연재해로서 인간의 힘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일본 경찰청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번 지진과 쓰나미의 영향으로 발생한 3월 16일 오전 8시 현재 사망자는 총 3.676명. 실종자는 7.558명이고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와 연락이 두절 된 사람들도 수 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경제적 손실은 최소 1.000억달러. 2011년도 대한민국 예산 306.9조원의 3분의 1 이상인 113조원을 상회하는 액수라고 합니다. 뿐 만 아니라 현재까지 규모 5.0이상의 여진만도 총 235회에 달하여 이로 인한 정신적 피해는 추산하기 조차 어려운 정도라고 합니다.   두 번째는 원전의 폭발로 인한 방사능의 유출입니다. 지난 1971년에서 79년에 걸쳐 제작된 후쿠시마 제 1원자력 발전소는 리히터 규모 7.9까지 내진설계가 되어 어떠한 자연재해 상황에서도 안전하다고 자부하던 곳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강도를 지닌 이번 지진으로 말미암아 1~4호기가 폭발하여 기준치의 6.000배가 넘는 방사능이 검출되었고 5~6호기도 현재 이상이 감지되는 등 시간이 갈수록 상황이 악화되어 그 영향은 태평양 건너 미국 본토에서도 방사능 누출로 인한 피해를 염려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세 번째는 그러한 재해 속에서도 보여준 일본인들의 질서의식입니다.거대한 참상 속에서도 신기할 정도로 침착하고 질서 있는 일본인들의 모습은 감탄을 넘어 두려움마저도 들게 합니다.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대피 요원을 따라 차례 차례 피해 현장을 빠져 나오고 초등학생들마저 교사의 인솔로 줄을 맞춰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는가 하면 지하철. 버스가 끊기자 걸어서 회사에서 퇴근하는 직장인들. 그리고 다음날 출근하는 상상을 초월한 일본인들의 침착한 대응에 저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또한. 식품을 사기위해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 누구 한 사람 소리를 치는 사람도 없고. 먼저 사려고 다투는 사람도 없고. 사재기 하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수준 높은 질서 의식을 보면서 이런 일본인들의 수준 높은 질서 의식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비록 한-일간의 역사적 관계로 인해 제 잠재의식 속에는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나라이고 국민들이지만 그들의 의연한 자세를 보면서 어떠한 자연재해와 인재가 닥치더라도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인간의 단면을 보여준 것에는 스스로 겸허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고개를 돌려 우리나라의 상황을 돌아보게 됩니다. 마침 지난 15일 함양에서도 2시부터 15분간의 민방위 훈련을 읍내 각처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2시 정각 쯤 저도 터미널 4거리 신호등에서 대기를 하게 되었는데 군인들과 경찰관들이 교통을 통제하고 있었습니다.얼마나 형식적인가? 하는 생각을 15분 내내하게 되었습니다. 대피할 곳은 없고 다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른 모든 차량의 탑승자들과 마찬가지로 시동을 켠 채 차량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일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유사한 상황이 실제로 발생한다면 지금처럼 이대로 시동을 걸어둔 채 차량에서 기다리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차량을 도로의 한쪽으로 주차를 하고 시동을 끄고 대피할 곳을 찾아가야 할 것인지 아니면 차량을 불법이지만 유턴을 해서 도로를 통제하고 있지 않은 군부대 길을 따라 가족이 있는 집으로 가야 할 것인지. 대피를 한다면 함양에 대피소는 또 어디에 있는지. 학교에 있는 아이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등등의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괜히 저만 유별스럽다 싶어 사이드 미러를 통해 보니 관변고갯길 너머까지 차량의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일본 지진과 쓰나미의 영향인지 큰 역효과 없이 잘 응해 주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군민들도 충분히 일본인들을 능가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우리에게 유사상황이 실제로 발생할 경우 훈련이 되어 있는가를 살펴봐야 하고 대피소 등의 피난처는 있는지 이에 따르는 매뉴얼은 준비 되어 있는지를 일본의 경우를 타산지석 삼아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도 1971년 경남 양산군에서 기공된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1978년에 가동됨으로써 원자력발전의 첫발을 내디뎠는데. 2011년 현재까지 부산시 기장군에 4기. 경북 경주시에 4기. 전남 영광에 6기. 경북 울진에 6기 등 모두 20기의 원자력발전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시설용량으로는 1.772만kW로서 세계 5위의 원자력발전소 보유국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2001년부터 2010년까지 경미하기는 하지만 원전사고 고장 건수가 무려 183회에 이른 만큼 행정당국에서는 이에 따르는 대비책을 지금부터라도 철저히 준비해 주시기를 바라고 모든 국민들은 적극적인 관심과 능동적인 참여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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