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세 본지 발행인公器가 ‘구걸의 木鐸’이 되어서야어느 지방자치단체이던 그 사회에 할 말을 제대로 하고 제 역할과 소임을 다하는 지역 언론매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언뜻 생각하면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잘 살펴보면 그 지역사회의 정치적 문화적 수준을 가늠케 할 정도의 지대한 차이를 발견하게 된다. 언론을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언론종사자들을 기피하거나 가까이하려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방송에 안 나오고 신문에 안 실리는 것이 상책인양 생각하는 경향을 보인다.언론을 자기 자신의 소속기관이나 단체의 선전에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도 바람직스럽지 않은 것이지만 무조건 기피하는 것을 능사로 여기는 소극적 대언론 태도를 보이는 것 역시 현명하지 못한 처사요. 소속 기관이나 단체의 불이익을 자초하는 못난 행동일 뿐이다. 언론이. 있는 사실을 알리고 지적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기에 앞서 합리적이지 못한 업무처리나 사회적 공익(公益)에 반하는 불미스러운 행위를 저지른 것에 대해 먼저 되돌아보고 반성할 줄 아는 성숙된 시민으로서의 자세부터 가다듬을 필요가 있을 듯싶다.함양군민들의 공공적 권한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위임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그 하나는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해 각자 소임을 맡은 행정공무원들을 통솔해 함양군 살림살이를 잘 살아달라고 예산편성 및 집행권을 위임한 것이고 또 하나는 단체장의 이러한 살림살이 예산을 적재적소에 배정하여 합리적으로 타당성 있게 집행하는지를 감시할 수 있도록 기초 의회 의원들을 선출해 예산심의 및 감사권을 위임한 것이다.그런데 학연(學緣) 지연(地緣) 혈연(血緣)을 초월하여 친불친(親不親)을 떠나서 공명정대(公明正大)하게 함양군 전체의 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할 행정공무원들이 군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예산 편성 및 집행권을 제대로 행사하여 소신껏 사업계획안을 마련해 심의에 임하는 당당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가 하면 기초의원들 또한 자신의 권한을 넘어 미리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식의 지나친 간섭과 개입을 일삼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지금은 어두운 시절을 다 보내고 이미 대명천지(大明天地) 밝은 세상에 진입한 터여서 누가 무슨 일을 하고 무슨 말을 했는지. 부동산 투기를 했는지에 대해 남들이 먼저 알게 마련이고 전관예우라는 공정치 못한 관행으로 적정 수준 이상의 수입을 챙긴 것까지 모조리 밝혀져서 제 앞길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그런 ‘거울 같은 세상’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연일 TV뉴스를 통해 지금까지 관행화되다시피 했던 일들이 새삼 문제로 불거져 국무총리. 장관 후보자들의 도덕성을 의심받게 하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는 냉혹한 현실을 보면서도 정작 자신의 교훈으로 삼는 데는 너무 소극적인 게 사실이다.각설하고 본론을 말하자면 지역신문이 취재활동을 통해서 군정(郡政)이나 군의회의 활동상황을 시시때때로 보도하는 것은 제 고유의 역할과 사명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함양군민들의 눈과 귀와 입을 대신해 보고 듣고 말하는 사회적 목탁(木鐸)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할 것이다. 군(郡) 당국이 지역신문에 일정 예산을 배정해 집행하는 것은 군정의 집행 내용을 알리고 필요한 홍보를 제 때 하기 위한 당연한 일임에도 타 시군이나 다른 불요불급한 예산에 비해 그리 많은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으로 조정을 하기는커녕 해마다 젖 달라고 징징대며 보채는 어린아이로 취급하거나 그것도 모자라 구걸하는 탁발승의 목탁소리쯤으로 취급하는 행태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타 시군과 달리 함양군만은 지역 언론이고 뭐고 필요 없다면 군민들의 혈세(血稅)와 중앙에서 내려온 나랏돈을 낭비할 일이 아니라 차라리 일체의 예산을 배정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지도 모른다. 지난해 12월. 일정 부수 이하의 발행부수를 유지하지 못하는 신문에는 일절 취재 허용도. 광고 게재도 않겠다고 선언한 경남 양산시에 이어 최근 성남시에서도 한국ABC협회가 공개한 발행부수를 기준으로 5000부 미만의 지방언론사에 대해서는 홍보효과가 미약하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 행정 광고를 주지 않기로 25일 밝힌 바 있다.(*1월26일 조선일보 참조. 본지는 지난해 말. ABC협회에 가입했다.)성남시는 또 지역지(주간지)도 한국ABC협회 가입을 의무화해 발행부수에 따라 광고를 차등 배정하는 등 언론 업무의 질적인 개선 노력을 기울이는데 반하여 우리 함양군의 대 언론 업무는 실세들의 친불친. 합리적이고 합당한 근거 없이 자기하고 싶은대로 하는데 누가 뭐라 하냐는듯한 방약무인(傍若無人)의 태도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여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 모든 일은 아직도 지역신문이 제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다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문제임을 절감하고 ‘견제자와 감시자’를 감시하고 그 실상을 알리는 지역 언론 본연의 임무를 더욱 철저히 수행할 것을 군민 앞에 다시 한 번 엄숙히 약속드린다. <전주대학교 대체의학대학 객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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