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단함양사회의 공동선(共同善)은 무엇인가? 문복주(논설위원)요즘 EBS교육방송에서 <정의란 무엇인가. JUSTICE>라는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의수업이 방영되고 있는데 그 흥미가 여간 진진한 게 아니다. 이미 하버드대에서 20년 연속 최고의 명 강의로 뽑힌 이 <정의>수업은 BBC.뉴욕타임즈.워싱턴포스트.가디언등 전세계 언론이 격찬하고 있다. 샌델은 묻는다. 어떤 상처를 입어야 상이군인훈장을 받을 수 있을까? 대학이 경매로 입학생을 뽑아도 될까? 정언명령 대 가언명령. 조상의 죄를 우리가 속죄해야 하는가? 섹스. 거짓말. 그리고 정치. 애국심이 미덕인가? 삶은 불공평한가? 하버드생에게 끝없는 질문을 던지고 토론를 하고 결국은 모든 철학을 근거로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결국 샌델은 마지막 10강에서 정의와 공동선을 제시한다. 행복. 자유. 미덕을 추구하려는 이 세상에서 정의와 부정.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에 관해 중립을 지키려는 열망과. 정의와 좋은 삶과 공동선의 정치를 말하며 끝을 맺는다. 요즘 함양은 중대한 정치사건 하나에 온 군민의 촉각이 세워지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 관련된 멸치사건이다. 창원지방검찰청 거창지청은 20일 이철우 함양군수에게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이를 두고 세간은 각양각색의 온갖 견해와 주장과 판단과 추측과 소문과 가정으로 난리를 치고 있다. 기소하는 검찰 측에서나 이를 부정하는 군수 측에서나 핵심의 본질은 멸치세트를 군수가 돌렸느냐 안돌렸느냐 이다. 그래서 검찰 측에서는 관련이 있다 해서 1년 구형을 했고 군수 변호인측은 관련 없음을 주장한다. 며칠 있으면 법원 공판에서(2월11일) 진위여부가 가려질 것이다. 만약 관련이 없다고 가정하면 그동안 마음고생을 하고 상처를 입은 이철우 군수의 쓰디쓴 심정이 어떠하겠느냐이다. 약간의 의혹을 짚어본 것으로 흠집내기로 아니면 말고 식으로 누군가가 고발했다면 믿음 있는 사회나 살기 좋은 행복한 함양의 미래와는 거리가 먼 것이다. 일설에 의하면 누가 바보같이 뻔하게 들어날 우체국 택배를 이용해 보냈겠느냐이다. 또 작은 동네에서 말이 돌고 돌아 올 것이 뻔한데 물증이 남는 멸치로 돌리겠느냐이다. 상식적으로 설득력을 갖는 논지이다. 일부 사람들은 이 문제는 보이지 않는 정치의 입김이 작용했다느니 어떤 사람의 중상모략 시기 때문이라느니 말들이 많이 떠돈다. 원래 세간의 말이란 근거가 희박하므로 다 믿는다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또 어느 때에는 민심의 흐름과 생각이 뼈처럼 들어있다는 점에서 무조건 다 무시할 수도 없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한편 관련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문제는 겉잡을 수 없는 큰 일로 번질 수밖에 없다. 이철우 군수는 아마 항소 할 것이다. 그러면 상위법원에서 진위가 가려지는 동안 군수는 직무를 보게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좌불안석일 것이다. 족쇄가 채워진 상태에서 군정을 이끌어간다면 군수가 무슨 일을 제대로 집행할 수 있을 것인가. 최종 판결이 나기까지는 어차피 행정공백상태가 지속될 것이다. 만약 최종심에서 관련성이 있다고 선고 된다면 하반기에는 그야말로 단체장보궐선거로 함양 사회는 선거의 회오리바람 속에 휩싸일 것이다. 각 당. 각 후보는 치열한 사생결단선거전에 돌입하게 될 것이고 군민들은 또 한번 선택의 기로에 골몰이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벌써 예비후보자들이 발걸음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어떤 사람은 법에 위배된다면 벌을 받아야지 하는 사람도 있다. 따지고 든다면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얘기도 있다. 서로 고발하고 물귀신 작전으로 물고 들어가는데 이런 진흙탕 선거에 혀를 내두르는 사람도 있다. 관심 없다고 물 건너가는 사람도 있다. 구제역 예방으로 함양지역이 난리인 지금에. 거제 함양 대전 철도유치에 온 힘을 기울이는 마당에. 케이블카 유치에 정신없는 함양군에 대해 격려는 커녕 고질병 같은 흔들기가 또 시작되었다는 말도 들린다.어쨌든 법이 알아서 시시비비를 잘 가려줄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개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의 모든 주장과 말에 희희비비할 수 있겠는가. 거짓과 진실의 무게를 달려고 천칭을 들고 있는 법관의 현명한 처사를 기대하는 것이 최선의 일일 것이다. 행여나 이 일로 함양사회가 사분오열되고. 서로의 적으로 생활경제는 뒷전이 되고 서로를 서로가 무는 난장판이 된다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멸치싸움에 고래 등이 터질까 우려에서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는 것이다. 고래는 가장 지능이 높은 바다의 제왕으로서 언어를 사용하며 힘찬 태평양 바다를 헤쳐 나간다. 함양군민은 바로 힘찬 등푸른 고래며 너른 태평양 바다 그 자체다. 고래는 노래할 수 있는 바다가 그립다.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고 말하고 있듯 마이클 샌델은 공동선의 정치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정의로운 사회에서는 좋은 삶을 다 같이 고민한다. 그러면 어떤 정치 담론이 우리를 그 방향으로 이끌 것인가. 첫째는 관찰이라고 한다. 오늘날의 정치는 대개 행복과 자유. 즉 경제성장과 권리존중이 중심이 된다. 도덕적이고 영적인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는 정치를 구상하고 이러한 문제를 경제와 시민의 관심사라는 폭넓은 영역으로 끌어내는 정치를 구상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공동선(共同線)이란 무엇인가? 공동선(共同善)이다. 정의란 절대의 잣대로만 재는 것이 아니다. 왜냐면 그 잣대가 다 각자의 편견과 이해에서 비롯되는 잣대이기 때문이다. 원초적으로 평등한 위치에서 선택한 ‘무지의 장막’에서 이루어진 사회계약은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말한다. 이번 함양 사회에 몰아칠 폭풍의 전야에서 우리에게 무엇이 공동선(共同善)인가? 에 대해 우리는 한번 긍정적으로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때로 좋은 게 좋을 수 있다. 지혜는 지식이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