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양경찰서 서상파출소장 김기련지난해 연말부터 계획을 세우고 홍보를 실시했던 원동기면허 출장 시험이 지난 1월14일 서상면에서 시행되었다. 한겨울 매서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골마을 어르신들과 다문화가정 외국인 여성 등 서상면에 거주하는 1400여명의 주민 중 7.4%인 104명이 시험에 응시를 했다. 예상 인원을 훨씬 넘는 주민들의 응시로 처음 필기시험 장소로 예정되었던 서상면사무소 회의실이 비좁아 학교 체육관을 활용하려 하였으나 학생수가 적다보니 책걸상이 부족하여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결국 면사무소 회의실의 탁자와 다른 집기류를 총 동원하여 필기시험장을 만들어 어렵게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70대 중반의 어르신은 신체검사에서 색맹테스트에 걸리자 본인은 집에 오토바이가 2대나 있고 운전을 잘하니 면허증을 달라며 떼를 쓰시고 또 다른 어르신은 20년 전에 촬영한 증명사진을 가지고 와서 원서에 첨부하는 등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많았다. 우여곡절 끝에 색맹과 시력에 문제가 있는 5명을 제외하고 99명의 응시생이 면허 시험에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어쩌면 인생에서 처음으로 응시한 시험에 당당히 합격해 면허증을 발급받게 된다는 설렘에 몇몇 어르신들은 논 서마지기를 산 것보다 더 기쁘다며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다. 시험이 끝난 후 서상면장이 즉석에서 추운 날에 고생하셨다며 돼지고기 찌개를 한 그릇씩 대접하자 그제야 긴장이 풀리셨는지 모두가 즐겁게 춤을 추고 박수를 치며 합격에 기쁨을 누렸다. 서상면은 함양군에서도 제일 추운 지역인데도 불구하고 이날만큼은 전국 어느 지역보다도 훈훈하고 따뜻했다. 주름 가득한 어르신들의 얼굴과 이억만리 타향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젊은 아낙네들의 얼굴에 지어지는 환한 웃음을 보며 최근 한사람의 잘못된 행동으로 전국의 경찰관이 주민들에게 신뢰를 잃고 있는 안타까운 시점에 국가와 국민을 위한 진정한 경찰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생각하며 그들의 미소에서 다소나마 위안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