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Talk Talk 38회성균관 스캔들엔 감귤 스캔들도 있었다얼마 전 TV에서 성균관 스캔들이란 드라마를 했었다. 드라마의 중간쯤 임금이 성균관으로 납시어 유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을 치르는 장면이 나왔는데. 1등을 한 유생에게는 부상으로 감귤을 한바구니 주는 그런 시험이었다. 실제로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1641년 인조 19년에 ‘감귤제’(혹은 황감제)라 불리는 과거제도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은 너무나 흔해서 이리저리 치이는 과일이지만 그 무렵에는 정말로 귀한 과일이었음을 증명해주는 역사의 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삼국시대부터 재배되었다고 하는 감귤은 우리 선조들에게는 아주 이국적인 과일이었으며 조선시대에는 왕실에서 공물로 관리. 감독을 하기에 이르렀었다. 관리들은 새끼감귤이 매달리기가 무섭게 촌가의 감귤 숫자를 세어 장부에 기록해 두었다가 가을에 수확물을 거두어 가면서 농부들을 괴롭혔기 때문에 숫자를 채우지 못하는 농부는 아예 나무를 뿌리째 뽑아버리는 서글픈 일들도 있었다 한다. 그런 까닭에 1894년 갑오개혁으로 공물제도가 없어지자 곧바로 제주의 감귤나무는 버려졌다. 재래종 감귤이 거의 사라지고 없는 이유가 되었지만 1950년대 말에 소득 작물로 인식되면서 제주에서 감귤재배가 재개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진피감귤(柑橘)은 감(柑)과 귤(橘)로 이루어진 글자이며 우리가 요즘 흔히 먹는 귤을 비롯해서 유자(柚子). 레몬. 라임. 오렌지. 탱자들을 모두 아우르는 말이다. <본초강목>에 “귤(橘)은 열매는 작고 과육의 맛이 좀 시큼하고 껍질이 얇고 붉으며 맛이 맵고 쓰다. 감(柑)은 귤보다 크며 과육의 맛이 시큼하고 껍질이 좀 두텁고 누른빛이며 맛이 맵고 달다”고 기록되어 있다.귤(橘)은 식욕을 증진시키고 피로회복 및 피부미용에 좋은 과일로 알려져 있다. 과육을 먹고 난 귤껍질은 약재로 쓰이는데 익지 않은 껍질이나 어린 열매를 청피(靑皮)라 하고 익은 껍질은 귤피(橘皮)라 부른다. 특히 오래된 귤피를 진피(陳皮)라고 하는데 이 오래된 진피는 가래를 제거하고 기침을 그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싱싱한 귤껍질은 우리 몸의 기를 잘 돌리는 약으로 사용하며 혈액순환장애. 스트레스 해소 등에 좋은 효과가 있다. 귤피는 바깥쪽의 붉은 껍질과 안쪽의 흰 껍질의 쓰임새를 구분하여 다시 귤홍(橘紅)과 귤백(橘白)으로 나누기도 한다.▲ 진피차한방에서 귤(橘)은 맛이 달고 시큼하며 성질은 서늘한데 귤피(橘皮)는 맛이 맵고 쓰며 성질은 따뜻하여 서로 다른 효능을 가지고 있다. 귤피는 담을 없애고 기운을 순조롭게 하지만 과육은 많이 먹으면 담이 생기기도 한다. 병이 있어 치료할 때에는 가려먹어야 하겠지만 건강한 사람의 경우에는 귤과 귤피. 즉 귤의 모든 부분을 먹는 것이 좋은 건강법이 될 것이다. <증보산림경제>에 “귤홍(橘紅)은 3돈. 생강 5조각. 작설차 1돈을 함께 달이되 차를 달이듯이 하여 꿀을 넣어 마신다. 음식물에 체하여 생긴 체기(滯氣)와 가래를 내리는데 좋지만 오래도록 복용할 수는 없다”고 강귤차(薑橘茶) 만드는 방법이 나와 있으니 요즘처럼 추위가 극성을 부릴 때 한 번쯤 만들어 마셔봄직한 차이다. 녹색대학 생명살림학과 고은정 ggum234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