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아침서암정사 원응 큰스님 '함양군민' 위해 큰 붓 들다!큰스님. 잠시 명상에 잠겨든다. “지역언론 종사자들이 마음 깊이 새길 금언이라? 허허 무슨 사자성어를 쓸꼬?" 드디어(?) 큰스님께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중론제정(衆論齊正). 이런 마음자세로 지역언론 밭을 잘 일구시게. 여기서 제(齊)란 벼나 보리 이삭들이 나란히 팬 모양을 말함인데. 여기에 집 가(家)자를 붙이면 집안을 잘 다스린다가 되고”#2011년 토끼의 해 신묘년(辛卯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십이지에서 토끼는 묘입니다. 묘(卯)는 대문 문짝을 좌우로 활짝 연 형상을 본 딴 상형문자이죠. 토끼띠 해를 맞이해 독자 여러분들도 상형문자 묘의 좋은 기 받아 개운하시길 앙망합니다. 성철 스님 모시고 수행에 몰두한 선승 신묘년 법어 내놓으시다#일망무제(一望無際)로 펼쳐진 지리산 속에 원응(元應) 큰스님이 산다. 스님께서는 부처님에게 공덕을 쌓기 위해 평생 사경(寫經)작업에 몰두해왔다. 사경이란 불교 경전(經典)의 내용을 필사(筆寫)하는 일을 말한다. 원응 큰스님은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후 설했다는 대승불교 최고 경전 화엄경 60만자를 금가루로 옮겨 적어 화제를 모았다. 스님께서 제작한 '화엄경 금니 사경'은 80권의 병풍형 책자 형태로. 늘어뜨리면 1.300여m에 달하는 대작이다. 작품을 완성하는데 걸린 시간은 10년이며. 사용한 금의 양은 4kg. 닳아서 버린 붓만 60자루에 달한다고. 큰스님은 1954년 부산 선암사에서 석암 스님을 은사로 출가. 전 조계종 종정 성철 스님을 모시고 수행에 몰두하기도 했다. <주간함양>은 신묘년 새아침. 스님으로부터 함양군민을 위한 법어. 주간함양이 지역언론으로서의 갖춰야 할 자세 등을 듣기 위해 스님이 주석하고 있는 서암정사(함양군 마천면 추성리 산18-7번지)를 찾았다. 서암정사는 신라고찰 벽송사로부터 서쪽으로 약 600m 지점에 위치하는 벽송사 부속 암자로서 주위의 천연의 암석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곳 자연 암반에 무수한 불상을 조각되어 있다. 사찰 안에는 대방광문. 석굴 법당. 광명운대. 사자굴 등이 있다. 이들 모두는 자연의 암반에다 굴을 파고 조각을 함으로써 불교예술의 극치를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건축학적으로도 특이한 기법을 보이고 있다.▲ 지리산 속에 불멸의 석 조각상 도량을 세운 원응스님께서 筆歌墨舞!깎아지른 절벽 위에 세워진 망월대(望月臺). 창호 문밖으로 일망무제 칠선계곡이 있다. 칠선 능선 따라 난분분 난분분 흰눈이 날리고.“보살. 여기 차 물 좀 가져다 주게. 새해를 맞이해 함양군민을 위한 메시지랄까. 휘호 그리고 신묘년을 맞이해 <주간함양>이 나아갈 방향을 사사성어로 써 달라?”잠시 후 보살이 조용한 움직임으로 내어 온 우전 향기가 맑다. 노스님의 하심(下心) 가득한 미소가 눈 덮인 겨울 산사의 고요를 더욱 깊게 만든다. 큰스님 주석처 망월대에 눈길 끌만한 옛 그림 두 점이 있다. 조선조 무명씨가 그린 지리산 호랑이 그림인데 호랑이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또 하나는 호랑이에게 담뱃대를 들이대며 담배를 권하는 토끼 그림이 있다. “사실 나는 토끼를 별로 안 좋아해. 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ㅡ토끼란 놈은 약삭빠르지. 언제나 자신이 숨어 있을 장소로 굴 3개를 마련해 놓는 놈이지. 허허허. 폐일언하고 나는 처사들에게 토끼해를 맞이해 사자처럼 늠름한 기상으로 행동하라 그렇게 권하고 싶네”아뿔싸! 큰스님은 정초 토끼와 관련된 덕담은 쏙 빠트리고 사자(獅子)를 히든카드로 내밀었다. 사자는 최대의 맹수로서 '백수(百獸)의 왕(王)'이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사자를 신의 불가사의한 힘과 왕의 위엄을 상징하는 동물로 생각하였으며. 아시리아나 그리스 사람들은 여신 옆에 사자를 그려 넣기도 하였다. 초기 그리스도교에서도 예수나 성인을 나타낼 때 사자가 함께 등장한다. 불교에서 사자는 흔히 두려움이 없고 모든 동물을 능히 조복시키는 백수의 왕으로 상징된다. 고대 인도에서는 사자를 제왕과 성인의 위력에 비유하였고. 불교 경전에서는 석가를 인중사자(人中獅子)라 칭했으며. 그 설법 또한 모든 희론을 멸한다고 해서 사자후(獅子吼)라고 했다. 절에서 만나는 돌로 빚은 사자상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서암정사에도 사자상이 있다. 사자상은 석굴법당 신장단 앞쪽 돌기둥을 머리로 떠받치면서 왼쪽 앞발로는 야간(野干)을 밟고 있다. 야간은 여우와 비슷한 짐승으로 의심이 많고 교활한 놈으로서 인간의 소심하고 사특한 생각을 상징한다. 사자왕이 야간을 밟고 있는 것은 야간의 심성을 가진 무리는 큰 법에 들어가지 못함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獅子窟裏大睡漢時到一吼震四海#바람따라 풍경소리 흩날리고 …큰스님은 잠시 명상에 잠겨든다. “지역언론 종사자들이 마음 깊이 새길 금언이라? 허허 무슨 사자성어를 쓸꼬?"드디어(?) 원응 큰스님께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리고 망월대를 빠져나가셨다. 우리 취재진도 큰스님 뒤를 따라갔다. 스님께서 사자굴 쪽으로 걸어가신다. 서암정사 사자굴 입구 양쪽 주련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있다.獅子窟裏大睡漢時到一吼震四海(사자굴 안에 큰 잠자는 놈이여 때가 이르러 크게 한번 부르짖으며 사해를 진동하리라)어이쿠야. 오늘 큰스님께서 함양군민과 주간함양에게 서기를 불어넣어 주기 위해 사자(獅子). 화두 삼으셨나 보다! 큰스님께서 사자굴 옆 생각의 구름을 걷어내는 방 검심당 속으로 들어간다. 마침내 원응 큰스님. 일필휘지! 筆歌墨舞… 붓이 노래하고 먹이 춤춘다. 무리 중. 논할 논(론)을 쓸 땐 사납게 흐르는 물살 같다. 가지런할 제와 바를 정을 쓸 땐 심연의 무심함으로 부는 한줄기 바람 같다. “여보시게들. 중론제정(衆論齊正) 마음자세로 지역언론 밭을 잘 일구시게. 여기서 제(齊)란 벼나 보리 이삭들이 나란히 팬 모양을 말함인데. 여기에 집 가(家)자를 붙이면 집안을 잘 다스린다가 되고. 수신제가 할 때도 이 제자를 쓰네. 중론제정이란 즉 함양에 이런 사람 의견 저런 사람 의견이 분분할걸세. 이들 의견을 죄다 수렴. 이 의견들을 가지런하고 바르게 지면에 반영하라는 게 이 늙은 중의 소망일세. 또 사자의 늠름함을 마음 속에 담고 지역언론을 펼치길 바라는 바일세. 어느 특정 이익단체를 위한 홍보물로 전락하면 절대 안 되는 법!”원응 큰스님은 부연설명 해. 주간함양은 지역사회발전을 위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또 언론 사명인 공론직필을 준수. 지역주민들이 알권리를 충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큰스님께서 함양군민들을 위해 붓을 드셨다! 백화제방. 일백 백(百). 꽃 화(花). 가지런할 제(齊). 놓을 방(放).온갖 꽃이 일시에 핀다는 뜻으로. 갖가지 학문(學問)이나 예술(藝術)이 함께 성(盛)함의 비유(比喩ㆍ譬喩)를 말한다. 여기서는 함양 각 가정에 행운이 가득 하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이어 서기충만(瑞氣充滿)을 쓰신다. 이는 문자 그대로 복되고 길한 일이 일어날 조짐. 상서로운 기운이 충만(abundance. fullness)하라는 뜻이다.- 어떻게 하면 서기충만할 수 있습니까? “탐(貪·욕심) 진(瞋·성냄)이 없어야 서기가 찾아와. 이웃끼리 오순도순 살면 서기가 충만해져. 진실불허라 오직 진실 할 때 서기가 충만해지는 법일세. 새해를 맞이해 우리 함양군민들 마음 속에 탐이 있다면 그 탐 시궁창 속으로 버려 버리고 진실불허란 화두 하나 붙들고 1년을 살아봐. 그렇게 하면 모든 함양군민들. 무릉도원 속에서 살게 될 거야”# 인터뷰를 마친 후 큰스님과 함께 서암정사를 둘러보았다. 대방광문 편액 옆에 옴 조각이 있다. 옴은 범어로써 모든 소리의 근본이자 본질이며 귀결로써 일체 만법이 이 한 글자에 귀속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 바로 이것이 옴의 위력!항마진언(모든 마군을 항복 받는 진언) 옴 소마니 소마니 훔 하리한나 하리한나 옴과 관련된 또 다른 해석.a-u-m의 3가지 소리로 이루어진(산스크리트에서 모음 a와 u는 합쳐져서 o가 됨) '옴'이라는 음절은 하늘·땅·대기의 삼계(三界). 힌두의 삼신(三神)인 브라마·비슈누·시바. 베다 삼전(三典)인 리그·야주르·사마 등 3가지 중요한 것들을 의미한다. 이같이 '옴'에는 전우주의 정수(精髓)를 신비롭게 구현하고 있다. 힌두인들은 기도·찬송·명상할 때 시작과 끝에서 이 음절을 외며 불교도나 자이나교도들도 의례에서 이것을 자유롭게 사용한다.▲ 사경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불설은중경(부모를 양어깨에 업고 수미산을 돌아도 그 은혜를 다하지 못한다는 부처님 말씀 서암정사 옴자 아래에. 금방이라도 살아 용트림할 것 같은 용과 구름이 있다. 단언컨대 저 옴 조각상 속에는 엄청난 우주슈퍼에너지가 흐를 것이다 함양군민 제위 여러분께서는 실로 복 받았습니다. 365일 저 신령스런 소리 듣고 살고 있음으로.예? 오늘 처음 (서암정사에) 신령스런 옴 조각상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요? 아하 그렇다면 신묘년 토끼의 해. 모두에서 말했듯이 토끼 묘는 대문 문짝을 활짝 연 형상입니다. 여러분 마음의 문. 자택의 문 활짝 열어놓고선 하루에도 몇 번씩 이 옴 진동을 받아 드리십시오. 행운이 가득 찰 것입니다!구본갑|본지칼럼니스트busan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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