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빛이 있었더라 거기에 말씀이 있었더라남도의 늑골 밑을 치고 가는 저마고의 카랑한 목소리가자 가자 가자 - 그대 들으시는가색이란 색 버리고 소리란 소리 지우고 빛의 음계로 푸른 아침을 열고 오시는 아 어머니의 발소리가자 가자 가자 - 그대 들으시는가아니다 아니다가 길이었다 안 된다 안 된다가 힘이었다족속들이여 다시 출발선에 서거라칡꽃도 바람꽃도 가자 조선솔도 쇠별꽃도 가자 한들 쇠똥구리며 마천골 쑥꾹새도 꺽지도 가자그대여 새 문을 열어 젖히거라 새끼들 아비들 업고 지고 끙끙 땀으로 가자캄캄했던 어제는 깡그리 잊고 그러나 우리 잊지를 말고밤이 아침을 밀어오고 있다천왕봉에서 반야봉 바래봉으로 자밭골로 새장터로 빛의 능선이 말씀을 열어가고 있다일등도 꼴찌도 가자닷새장 품바도 함께 가자이 눈부신 산하. 우리네 개똥밭 길가자 가자 가자- 어머니 채근 하신다껄껄선생* 모시거라 개평골 고가들은 조심히 모시거라 천년숲도 위천수도 안고 댓숲바람 솔향도 데불고우리 지지배배거리며 가자 개꿈도 용꿈도 꾸면서 가자* 벽초.홍명희의 아들 홍기문이 완역한 연암선집에서 박지원이 ‘나는 껄껄선생이라오’라 스스로를 일컬음 김추인 시인 약력 함양 출생. 함양초교.함양여중.서울숙명여고.서울교대. 연세대학교대학원 1986년 「현대시학」으로 등단시집 : 『모든 하루는 낯설다』『전갈의 땅』 「프렌치키스의 암호』 - 등 7집까지 상재 E-mail; cikim3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