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김윤세 발행인 ‘바르게살기’ 특강 지상중계바르게살기운동 함양군협의회 김철서 회장님을 위시하여 이 자리에 동참하신 회원 여러분들께서 늘 함양사회의 ‘빛과 소금’ 역할을 열심히 해주신 덕택으로 선비의 고장. 도인(道人)들이 사는 세상으로 널리 알려진 우리 함양고을의 오늘의 위상이 확립되었다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제가 오늘 여러분께 '가정교육이 사람과 짐승을 가른다'는 연제의 강연을 통해 우리 사회의 도덕성 회복을 위한 훌륭한 방안의 하나로서 가정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저는 10대 후반 무렵 저의 선친(仁山 金一勳.1909∼1992)께서 세 아들을 앉혀놓고 사람의 머리는 용량에 한계가 있는 법인데 다른 지식으로 가득 차기 전에 성현(聖賢)들의 글을 먼저 읽어서 균형 잡히고 조화로운 지식을 머릿속에 담아야 한다는 가르침에 따라 동양고전의 기본서라 할 사서삼경(四書三經)을 공부한 바 있습니다.일반적 지식과 달리 사람의 품격을 형성하는 인성(人性)교육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감안하여 내린 제 선친의 교육적 판단에 대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첨단문명의 세상에서 케케묵은 그런 고전을 자녀들에게 가르쳐 앞길을 망칠 것이라고 극구 만류했었는데 결과적으로 말씀드린다면 저는 그때 읽은 고전이 제 인생행로에서 더없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지금도 중요한 부분은 대부분 생각날 정도로 여전히 두뇌 속의 중요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저는 그 뒤 조계종 총무원에서 발행하는 기관지 ‘불교신문’의 편집 업무에 8년여 종사하면서 불경(佛經)을 번역한 바 있는데 제가 번역한 불경이 동국역경원 간행 ‘한글대장경’에 그대로 올라가 있습니다. 제 자랑 같아서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습니다만 당시 불교신문에 동사열전(東師列傳)이란 책을 6년에 걸쳐 번역 연재하고 그 뒤 단행본으로 출판하여 1991년 11월 8일 제2회 불교출판문화상을 수상하고 같은 해 12월 17일 문화부 추천도서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대다수 국민들께서 고전의 중요성을 너무 모르고 있고 더군다나 고전이야말로 인성 교육의 더없이 훌륭한 교재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판단 때문입니다.부모가 자녀에게 가정교육을 시키고자 한다면 고금동서(古今東西) 성현(聖賢)들의 가르침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되는데 수능성적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조금도 관심이 없고 자녀들 역시 입시 준비에 여념이 없어서 고전의 지혜에 마음 쓸 여가가 없습니다. 다른 것은 시간에 크게 구애받음 없이 필요에 따라 공부하여 터득하면 되는 것이지만 인간의 기본 도리. 즉 도덕 윤리의식 형성에 영향을 미칠 중요 교과목들은 인격형성기인 초중고 시절에 제대로 하지 않으면 뒷날 공부하여 훌륭한 심성(心性)의 소유자로 바뀔 가능성이 높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입니다.우리 부모와 학교선생님들과 국가 교육부가 합작해서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출세 또는 취업의 기초 교육을 위해 아이들을 ‘입시지옥’에 몰아넣고 계속 채찍질을 합니다. 그 아이가 제도권의 학교교육을 졸업하고 나서는 인성교육이라고는 받아본 일이 없으니 설령 출세하여 고위 공직자가 된다고 해도 나라의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공공적 가치보다는 사적 이익 추구에 공 들이고 부모에 효도하고 어른을 예우하는 기본 도리는 마음속에서 그리 중요한 위치를 점유하지 못하는 유형의 사람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부모가 뭐라고 하면 맞받아 대들거나 심지어 입에 담기조차 민망스러운 사건 즉 부모를 시해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는 게 작금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여러분이 잘 아시겠습니다만 공자(孔子)께서 중국의 춘추전국시절 노나라 242년의 역사기록을 손질하여 도덕 윤리적 관점에서 다시 쓴 게 ‘춘추(春秋)’라는 책입니다. 공자의 학문을 잘 계승 발전시킨 것으로 평가받는 맹자(孟子)께서 춘추가 쓰여지게 된 이유를 설명한 대목이 맹자 등문공 편에 보입니다. “세상이 말세가 되다 보니 도덕의식이 희미해져 가지고 그릇된 얘기와 난폭한 행실들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게 되자 공자께서 당시 현실을 두려워 하셔서 춘추를 지으셨다…공자께서 춘추를 완성하자 조정의 기강을 어지럽히던 관료들. 패륜의 자녀들이 마침내 불의(不義)를 두려워하게 되었다.(世衰道微邪說暴行 有作 臣弑其君者 有之 子弑其父者 有之 孔子 懼 作春秋…孔子 成春秋而亂臣賊子 懼)”저는 19년 전. 시사 종합지 ‘시사춘추’를 창간하면서 “춘추필법의 직필정론을 기약하며” 라는 제목의 창간사를 통해 매스컴의 춘추필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매스컴은 많지만 지나친 상업주의로 인해 정론(正論) 직필(直筆)을 찾아보기 어렵고 돈이면 기사거리가 안 될 내용도 기사화 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청와대에 춘추관(春秋館)이라고 하는 기자회견장이 있습니다. 공자의 춘추필법의 정신을 어느 정도 감안해서 글을 쓰라 이런 취지일 텐데 춘추필법은 고사하고 사실보도조차 제대로 못하는 무늬만의 언론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게 무슨 언론인입니까? 상업용 전단지나 뿌리는 동네 장사꾼에 불과 합니다다른 신문이 잘하고 못하는 일은 굳이 제가 논할 일은 아닙니다만 우리 지역에서 발행되는 신문 중에 적어도 상당부분은 공자의 춘추필법에 근거해서 직필을 서슴지 않는 그런 매스컴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제가 20년간 발행해온 ‘인산의학’ 월간지를 유심히 본 모 기관장께서 귀하가 귀사의 잡지만 열심히 잘 만들지 말고 지역 신문에도 관심을 가지고 힘을 보태 육성 발전시키는 게 안 좋겠나 하시기에 저는 두말하지 않고 ‘어떤 어려움이 있거나 재정적 부담이 따르더라도 대외적으로 내세울만한 그런 괜찮은 지역신문을 만드는데 일조를 하겠습니다’ 라고 약속을 드렸던 일이 있었습니다. 지역 유지들 10여명의 출자금으로 법인을 발족시켜 발행 및 편집인을 겸하는 법인 대표이사로 선임되어 3년여 ‘주간함양’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발행인 겸 편집인으로서 제가 쓰는 건강이야기. 사회문화 칼럼 등이 비록 글 솜씨도 보잘것없습니다만 다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공자의 춘추필법 정신에 따라 가급적이면 좀 표현상의 서운함과 오해가 있을지라도 바른말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춘추필법을 통해서 공자가 추구한 것은 글자 하나로의 준엄한 심판 즉 포폄(褒貶)입니다. 임금이 임금노릇을 제대로 못했을 경우 춘추에는 ‘아무 임금. 아무 해. 아무 날 졸(卒)’ 이래버립니다. 그러나 훌륭한 임금의 경우 그의 사망에 대해서는 훙(薨)이라는 표현을 써서 기록에서도 최대한의 예우를 갖춥니다. 즉 한 글자라도 그 사람의 일생을 표현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그것을 읽는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후대 사가(史家)들의 기록을 통한 평가를 대단히 두려워해서 ‘바르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당시 사회를 리드하는 지식층들이 공자의 포폄정신에 입각해서 자신의 삶을 바른 삶으로 이끌기 위해 미리미리 점검하고 다듬어서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하게 됐다’고 역사는 전하고 있습니다.요즘 많은 젊은 부모들이 아이들 기죽인다고 공공장소나 남들과 같이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뛰어다니든지 떠들던지 마냥 방치하는 것. 저는 이것을 제대로 된 교육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 아이 기를 죽이지 않는 것은 집에서 해야 할 일이고 공공장소에서는 타인의 불편을 먼저 생각하고 도덕과 질서를 가르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5년쯤 전의 일입니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독일에서 목욕탕에 갔습니다. 수영장까지 딸린 남녀공용 목욕탕에서 아이가 우니까 아이의 어머니인 듯한 여성이 아이 등을 딱 집더니 귀싸대기를 때리더라구요. 이 아이가 두말 안하고 울음을 그쳐요. 울음을 그치지 않으면 몇 대 더 맞는다는 것을 그 아이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물어 봤어요. 독일의 문화가 왜 이런가 물었더니 독일은 공공장소에서 떠들면 부모가 용서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이렇듯 상당한 폭력으로 비칠 수 있을 정도로 엄격한 가정교육 때문에 독일 아이들 기가 죽어서 국제사회에서 위축된 독일 사람들 있다는 이야기 들어봤습니까?갈수록 범죄가 흉포화 하는 데도 법은 한없이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니 법의 범죄 예방 효과란 애당초 기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어린 여학생들을 성폭행하고 죽인 김길태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는 말라고 하지만 죄인이 미워서 처벌을 강력하게 하자고 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단군이래 철칙이 ‘살인자사(殺人者死)’입니다. 과실치사나 특수한 사정을 빼고는 남을 죽인 자가 확인 조사를 마친 즉시 죽임을 당하지 않고 나라에서 주는 콩밥으로 뱃고동 두드리며 먹고 나라에서 지어준 교도소에서 월세도 내지 않고 도리어 국가 혈세(血稅)를 낭비하며 살다가 형기 마치고 나와서는 전과기록이 벼슬이라도 되는 양 아무런 반성 없이 의기양양하며 또다시 사냥이나 낚시를 하듯 범행대상자들을 물색하고 다니게 내버려두는 이 사회가 과연 정상인지 생각해볼 때입니다. 범죄자의 인권보호가 중요하다고 목에 핏대를 세우는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끔찍하고 처참하게 그 누구의 도움의 손길도 없는 어두운 공간에서 잔인한 방법으로 비참하게 죽어간 범죄 피해당사자와 그 가족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어찌 그토록 철저히 외면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인지 그 속내가 뭔지 궁금하기만 합니다.의도적으로 사람을 죽인사람은 반드시 죽어야 합니다. 그런데 사형제도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면서 사형을 언도하지 않으려 애를 쓰고 판사는 무기징역으로 가버립니다. 우리 사회에 흉악범죄를 법이 처단하지 않는다면 과연 그 무엇으로 또 다른 예비 범죄자들을 두려워하게 해서 범죄행위를 미연에 방지하는 기능적 효과를 거둘 수 있겠습니까? 법도 법이지만 우선 법에 앞서서 집안에서 사람을 만들어서 학교도 보내고 사회로 내보내야 되는데 딱 짐승을 만들어놓고 ‘내 새끼니까 무조건 예쁘지’ 하면서 내보냅니다. 그러면 여기 가서 물어뜯고 저기 가서 사고치고 그럽니다. 또 애들이 공부를 잘 하는 것만이 애들의 품격을 평가받는 기준이 아닙니다. 공부를 못하면 어떻습니까? 심성이 훌륭한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우리 사회구성원들은 이제라도 바쁘다는 핑계로 가정교육을 소홀히 하면서 자녀들이 명문대학을 나와 출세하고 부자 되기만을 바라는 안일하고 그릇된 사고방식에서 탈피해 진정으로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올바로 인식하고 집안에서 제발 자녀들을 짐승이 되도록 방치하지 말고 사람다운 사람을 만들어 학교와 사회. 기업으로 내보내주기를 간절히 기원 드리며 두서없는 이야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전주대학교 대체의학대학 객원교수>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