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정찬 논설위원사회복지학 강의 시간은 아니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들을 위해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의 개념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선별적 복지란 욕구가 있는데 그 욕구를 자신의 힘으로는 충족시킬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일정한 범위 내에서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말하고 보편적 복지란 일정한 범위 내에서 국민이라면 누구에게나 똑같은 복지 혜택(욕구)을 누릴 기회를 제공해야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선별주의라는 의미 뒤에는 계급. 우월. 이기주의적인 사상이 반면. 보편주의라는 의미 뒤에는 박애. 평등. 인본주의라는 엄청난 사상의 차이가 숨어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복지에 있어서 보편주의를 궁극적인 이상으로 믿고 생각하고 기대하는 사람 중의 한사람입니다.보편주의적 복지가 실현되는 나라는 사람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어떠한 이유로도 속박 당하지 않으며 누구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더 많이 구현해 주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하고자하는 의욕과 노력만 있다면 언제든지 가능성이 열려있는 즉. 희망이 있는 세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찍이 일부 서구 유럽의 나라들은 보편주의에 입각한 정책을 실현해왔고 그 결과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 뿐 만 아니라 국가의 재정 건전성. 경제성장률. 위기대응능력이 우수한 나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요즘 학교 무상급식을 두고 전국적으로 뜨거운 설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떤 정당은 무상급식을 망국적 포퓰리즘으로 매도를 하면서 반대를 하고 어떤 정당은 무상급식이 마치 아동복지의 모든 것 인양 주장을 하는 모습들이 제 눈에는 철없는 아이들의 다툼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한 나라의 복지정책에 있어서 보편적 복지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것은 단순한 복지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보편적 복지는 특히. 아동에게 있어서 보편적 복지정책은 미래와 생존. 존엄성. 평등 등의 척도가 되기 때문에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한 것입니다. 따라서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학교 급식이 마치 보편적 아동복지의 모든 것이라는 논리를 적용하려는 것은 보편적 아동복지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허장성세의 하나입니다. 그러므로 학생들에게 밥 한 끼 먹이는 것으로 아동복지의 보편주의를 운운해서는 안됩니다. 물론. 자라나는 아동들에게 밥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균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 주거의 권리. 보호받을 권리. 문화와 예술을 공유할 권리 등등 헌법에서 보장하는 수많은 다른 기본권이면서도 평등권인 권리는 도외시 한 채 밥 한 끼 먹는 권리로 마치 모든 아동복지를 대변하는 듯 하는 주장은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어야 할 복지에 대한 논리이고 이미 보장되었어야 할 권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60여 년간 이 나라의 아동복지는 권리의 보장은커녕 이런 저런 이유로 너무나 많은 희생을 강요받았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직·간접적인 어떠한 이유로도 미래의 희망인 아이들의 희생을 더 이상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어떠한 외부의 요인으로부터도 자신을 방어할 수 없는 무방비 상태인 아이들에게 희생을 강제해서는 안된다”라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물론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에도 아동복지 정책이 시행되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제한된 선별적 복지가 그 주된 대상이었고 정부의 역할보다는 민간의 희생과 봉사가 중심이 되었던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와중에 그나마 다행한 것은 철없는 아이들의 다툼 같지만 국가 정책의 일환으로 보편적 아동복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밥 먹이는 것 이외의 더 많은 분야에서 보편적 아동복지정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보편적 복지정책이 간과하기 쉬운 그리고 마치 보편적 복지가 모든 복지를 해결하는 것 같은 생각은 복지의 가장 큰 적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흔히 보편적 복지의 이상을 바라보다가 현실의 선별적 복지 대상자를 희생하는 현상들이 종종 생겨납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특히. 국가의 미래인 아동들에 대한 희생을 더 이상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백년 뒤의 아니. 삼십년 뒤의 이 나라 사회상을 나타낼 것이기 때문입니다.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현재 얼마되지 않는 선별적 아동복지 대상자에 대한 당면한 현실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밥 한 끼 먹이는 것으로 마치 자신들이 아동복지의 모든 것을 선도하는 것처럼 행동하며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 것은 망국의 길까지는 아닐지라도 대중의 인기를 의식한 포플리즘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밥 한 끼 먹이는 것조차도 예산타령과 평등 같지 않은 평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것은 아예 아동복지정책에 대한 개념조차도 없는 무지몽매한 집단이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따라서 정부와 각 정당.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들은 대한민국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적인 권리에 관한 문제들을 가진 선별적 아동복지 대상자들이 처한 현실을 시급히 개선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한 정책을 실현해 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보편주의적인 아동복지 정책을 실현하는 첫걸음임을 알아야 합니다.그리고 빈곤의 악순환을 개선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아동복지에 대해 이 나라의 정치인들은 더 이상 밥 한 끼 먹이는 것으로만 논하지 말고 아동과 관련된 교육. 의료 등과 같은 모든 부분에서 보편적 아동복지정책을 시행해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