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일의 화제 인물소나무 아저씨. 이번 추캥서 주최한 축구 특급선수 함양방문. 많은 함양 청소년들 뇌리에 길이 남을 겁니다. 이런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줘 고맙습니다. 소나무 아저씨. 내년에도 올해처럼 멋진 이벤트 펼쳐 주실 거죠?월드컵 축구스타 설기현 오장은 김재성 선수 함양에 불러들인 약손의 대가# “예. 좋습니다. 김두현 선수 지리산 천왕봉 정기 한 몸에 받고 적진을 향해 매섭게 돌진합니다. 슛∼골이∼인! 김두현 선수 골 세러머니 멋있습니다. 보십시오. 코너 플래글 뽑아들고 총 쏘는 시늉 정말 멋지네요”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다! 한국 최고의 K-리그 축구스타 설기현! 포지션은 윙어. 현재 K-리그 포항 스틸러스에서 활약하고 있다. 오장은.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 울산 현대 호랑이 소속. 신형민. 김재성. 유경열 (2010 월드컵 대표) 김두현 (국가대표)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함양을 찾았다. 12월9일 오후 1시 축구 스타 30여명으로 구성된 이색모임 추캥 맴버들이 함양 공설 운동장에서 1000여명의 관중이 참석한 가운데 자선 축구경기를 펼쳤다. 골이 터질 때마다 신출귀몰한 뒤풀이이날 참가한 선수 명단은 아래와 같다.축구팀=설기현(포항). 김재성(포항). 신형민(포항). 신광훈(포항). 김다솔(포항). 조성환(포항). 서정진(전북). 서정진(전북). 김두현(수원). 윤석영(전남). 백용선(강원).행복팀=이요한(전북). 김승용(전북). 하대성(서울). 유경렬(울산). 오장은(울산). 김신욱(울산). 최진수(울산). 이용(울산). 정혁(인천)함양 축구전투에서 선수들은 기발한 골이 터질 때마다 신출귀몰한 뒤풀이 댄스를 연출. 관중들을 즐겁게 해줬다. 김신욱은 인기 걸 그룹의 노바디 노래에 맞춰 춤을 추었고 설기현은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이때 골키퍼가 달려나와 설기현을 마냥 놀려대는 진풍경도 연출했다. 이날 함양 축구경기는 장안의 화제를 모았다. KBS-TV를 비롯한 서울 메이저 신문 방송 축구부 기자들이 대거 함양에 내려와 열띤 취재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스포츠서울 이정수 기자는 '함양군 추캥 자선축구로 들썩'이라는 제목 하에 "함양군민들은 칼바람 부는 추위 속에서도 아랑곳없이 축구경기를 응원했다"고 보도했다. 일간스포츠 이정찬 기자는 취재노트에 다음과 같은 기사를 써 내려갔다 “12월 9일. 함양군민에게 이날은 축제날이었다. 설기현·김재성(포항)·김두현(수원)·오장은(울산) 등 TV에서나 보던 축구스타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며칠 전부터 손꼽아 기다린 날이었다. ‘축구로 만드는 행복(추캥)’이 주최한 자선경기. 행복은 함양군 전체로 번져나갔다. 행복을 느끼기 위해 모인 1000여명 군민의 열기는 전날 내린 눈과 추위를 녹이기에 충분했다”한편 선수들은 경기 외에 함양 요양원을 방문 봉사활동. 연평도 부상 장병 성금 전달. 함양 거주 축구 특기생 장학금 전달 등 자선활동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어떤 계기로 함양땅을 찾게 되었나? 함양군 안의면에 소나무 아저씨가 산다. 축구계에서는 이 소나무 아저씨를 가리켜 마이더스의 손이라고 부른다. 부상당한 선수들의 골절을 완치시켜 주는 대체의학자이다. 설기현 선수에 따르면 “소나무 아저씨 별명은 신통방통입니다. 언젠가 (제가) 경기를 하다 목을 다쳤습니다. 그때 아저씨가 내 목을 이러쿵저러쿵 하더라고요. 1초도 안돼 목 아픔이 사라져 계속 경기에 임할 수 있었지요” 소나무 아저씨는 선수가 각궁반장위(角弓反張位=환자의 목과 척추 근육이 강직되어 머리가 뒤로 들리는 증세). 강박정립위(强迫停立位=경기를 하다가 갑자기 왼쪽 가슴에 눌러 짜는 듯하거나 질식할 것 같은 동통이 생기는 경우) 등이 일어나면 약손으로 대번에 치유해 주는 축구경기장의 화타로 소문나 있다. 베스트 일레븐 임성재 기자는 “소나무 아저씨는 절대 약손요법으로 돈 버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분 심성이 워낙 고와. 많은 선수들이 그를 흠모하게 됩니다. 요즘 버전으로 그는 축구스타들의 멘토랍니다”이로써 소나무 아저씨로부터 성은(?)을 입게 된 축구선수들은 아저씨가 보고 싶어 종종 함양 안의를 찾게 된다. 그러다가 몇몇 선수들이 “소나무 아저씨도 우리들을 위해 아무런 대가 없이 약손요법을 베풀어주는데 우리도 아저씨처럼 남을 돕는 서클을 하나 만들어 보자”고 도원결의하게 된다. 함양군 불우 이웃과 축구 꿈나무에게 장학금 지급▲ 선수들은 함양 이레 소망의 집을 방문. 경로 위안잔치 등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모임을 주도한 이로는 박건하 코치. 오장은. 조성환. 김재성. 정혁. 구자철 선수 등이다. 소나무 아저씨를 고문으로 모셨다. 그래서 탄생된 것이 추캥이다. 추캥이란 축구할 때 축. 행복할 때 행을 소리나는 대로 부른 이름이다. 추캥 회원들은 마치 십일조를 내듯 수입의 일부분을 추캥회비로 적립. 불우이웃 결손학생 양로원 보육원 등에 도움을 주었다. 상세한 사항은 네이트 검색창 추캥 사이트에 기록되어 있다.(‘추캥’은 올해 2000만원의 장학금을 모았다. 멤버들은 K-리그 경기에서 골을 넣으면 30만원. 도움을 올리면 10만원씩 적립했다. 올 시즌 5골·12도움을 올린 구자철은 270만원. 2골·3도움을 기록한 오장은은 90만원을 냈다. 구단에서 받은 보너스에서도 적립금을 뗐다)이렇게 11년간 자선활동을 펼쳤다. 그런데 우리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오장은 선수는 말한다. “소나무 아저씨가 오른 손이 한 일 왼손도 모르게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세상에 자랑하려고 자비를 베풀면 그게 자선이 아니지요”중앙일보 김종력 기자는 추캥 회원들의 자선활동을 이렇게 보도한다.“이들은 소나무 아저씨를 만나 심신을 회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양에서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축구로 행복을 만들고 그 행복을 다시 나눠주자는 뜻에서 '축구로 만드는 행복'으로 모임 이름을 지었다. 회원들은 '축'자와 '행'자를 붙여 소리나는 대로 '추캥'이라 부른다. '추캥' 멤버들은 1년에 한 번씩 자비를 모아 함양군의 불우 이웃과 축구 꿈나무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프로 4년차 구자철은 3년째 안의초등학교 축구선수 2명을 후원하고 있다”특이한 것은 추캥 회원들은 일체의 협찬금도 받는 걸 사양한다. # 소나무 아저씨 본명은 소병진(46). 전북 완주 사람이다. 주간함양 편집실에서 그를 만났다.▲ 한 큐에. 함양을 축구천국으로 만든 소나무 아저씨. “제 이름 속에 남 모를 번뇌의 늪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젊었을 때 방황 좌절의 나날을 보냈습니다. 이런 팔자를 가진 사람들은 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소요유를 해야 몸과 마음이 바로 선다 해서 안의를 찾게 되었습니다. 제가 안의에 정착하게 된 데에는 안의 사람 이종민 선생 도움이 컸습니다”왜 사람들이 소나무 아저씨라고 부르냐고 물었더니 허허 웃으며 “양희은 노래 상록수 아시죠. 소나무처럼 늘 푸르고 늠름하게 살고 싶어 제 이름을 소나무로 바꿨답니다”-안의 사람들한테 소나무 아저씨 근황을 물었더니 인연이 있는 분만 약손요법을 시술해 준다더군요.“그랬습니다 사실 저는. 여러 차례 언론으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았지만 절대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허허 유명세를 타기 위해 선수들을 치유해주는 그런 돌팔이가 아닙니다. 그런데 이번엔 취재에 응하게 된 데에는 어떻게 하면 제가 살고 있는 함양이 전국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을까. 그런 취지로 일생에 딱 한번 인터뷰를 하게 됩니다. (웃으며) 저. 그렇다고 별난 사람 아닙니다. 그냥 시골 촌부일 따름입니다”소나무 아저씨는 이른바 발바닥 박사로 이름 나 있다. 그는 발바닥을 관찰하고 환자의 지병을 모두 알아낸다.발바닥이 끈적끈적한 느낌이 드는 이는 심장관계의 병에 걸리기 쉽다. 발바닥이 부어 있는 이는 현재 내장 질환에 걸려 있음을 그는 안다. 어떤 계기로 약손의 명인이 되었느냐고 묻자 노코멘트다. 대신 1원도 안들이고 할 수 있는 발바닥 처치요법을 가르쳐 준다. 매일 발가락을 젖히거나 구부려 소리나게 하라. 기 소통이 잘 된다. 발을 안쪽으로 구부렸다 폈다 하면서 탁탁 털어 줘라. 마시지를 하거나 빙글빙글 돌려 풀어 줘라. 발목을 힘주어 젖혀라. 발 안쪽 측면 부위를 풀어 줘라. 안쪽 복사뼈와 바깥 복사뼈도 풀어 줘라….소나무 아저씨에게 “괜히 하는 말이 아닙니다. 이번 추캥서 주최한 축구 특급선수 함양방문. 많은 함양 청소년들 뇌리에 길이 남을 겁니다. 이런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준 소나무 아저씨. 내년에도 올해처럼 멋진 이벤트 펼쳐 주실거죠?”소나무 아저씨는 소이부답(笑而不答)이다. 소설가 박완서의 소설 제목을 패러디. 필자는 함양 온 천하를 향해 외쳐본다.“소나무 아저씨가 함양에 있어서 올해 겨울 진짜진짜 따뜻했네!”구본갑|본지칼럼니스트busan7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