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의자“세계적인 시 페스티발함양에 유치하면 어떻겠소?"마천서 인월 가는 도로변 포장마차 <까만집> 여주인이 싱글벙글. 함양읍 선술집 <다락방> 홍차순 주인장도 두 손 번쩍 들고 “아이구 선생님 느즈막에 훈장 다셨네 축하드립니다!”함양 문학계의 자존심 문길(본명 문병우) 시인이 지난 11월12일(금) 제4대 함양문인협회장에 뽑혔다.“시인은 시만 잘 쓰면 되지. 아이구 협회장이니 무슨 추진 위원장 같은 감투 그런 건 거추장스러운 건데. 주변 문인들이 자꾸 떠미는 바람에 허허 제4대 문인협회를 맡게 되었네. 이왕 맡은 김에 함양문인협회. 전국에서 가장 알차고 향기로운 단체로 업그레이드시키고 싶소(문길 신임회장)”“문길 시인이 회장에 선출됨으로써 이제 함양문협의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왜냐하면 문 시인께서는 그간 협회의 고질적인 병. 회원간의 반목을 추스릴 수 있는 적임자이기 때문입니다. 문 시인은 어느 누구보다도 문학의 사명을 잘 알고 계신 분인지라 우리 함양문학이 나아갈 지표를 새롭게 가이드 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박행달 회원)” 문길 시인에게 회장 취임 소감을 물었다.“문인은 오로지 글로써 승부를 해야지 정치 쪽에 기웃거린다든가 이익단체로 전락해서는 안됩니다. 함양문협. 명실공히 순수문학을 토론하고 창작하는 단체로 만들고 싶습니다” -함양군에서 추진하는 지리산 문인학교에 대해 코멘트한다면.“함양을 예술의 메카로 만들려는. 꽤 괜찮은 기획물입니다. 현재 옛 문정초교 쪽에 부지를 마련하려는 모양인데. 저 개인적인 의견으로서는 천왕봉이 보이는 곳에 학교를 세우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유는 천왕봉의 정기를 이어받자는 겁니다. 아마 제 의견이 채택된다면 함양지리산 문인학교 전국적 화제를 모으지 않을까요?”-회장으로서 최우선적으로 무엇을 실천하고 싶습니까.“협회에서 만드는 문예지를 창비(창작과 비평)랄까 문예중앙 보다 더 잘 만들고 싶습니다. 또 하나. 기회가 마련되면 함양군과 협의. 세계 시 페스티발을 추진하고 싶습니다. 이 축제는. 시라는 문학장르만 참가하는 게 아니라 시를 테마로 한 모든 예술. 뮤지컬 음악회 미술 무용 영화 연극 마임 등이 모두 포함된 총체적 아트페스티발을 말합니다. 이웃 거창에서는 국제연극제로 대박을 터트리는데 우리라고 못할 게 뭐 있소?”문길 신임회장은 1949년 경남 함양군 마천골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가정이 빈곤. 거지 때밀이 자장면 배달부 등 하류생활을 했다. 20대 전후 승려가 되려고 산문에 들어가 용추사 백장암 월정사 등지에서 처사 노릇. 이후 하동 옥종에서 집배원 생활하다 정년퇴직. 현재 함양군 마천면 외마골 생가에서 은둔생활하며 시 창작. 선화 그리기에 몰두. 70년대 함양 거주 실존인물들을 소재로 한 소설 <거지 보고서>를 상재. 장안의 지가(紙價)를 올리기도 했다. 문길 회장 주요 저서로는 <성자가 된 집배원> <흑파도> 등이 있다. 구본갑|본지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