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농업대학 부산항 체험학습을 마치고함양농업대학 농촌관광학과 김윤묵▲ 한국 허치슨터미널에서곶감용 감을 깎아야 하는 절박한 시기지만 이미 계획되고 약속된 일정이기에 아침 출발 시간에 맞춰 상림공원에 도착했다. 이번 주까지 감을 깎아 걸겠다고 계획한 일정 중에 견학일이 잡혀 있어 어제는 밤 열두시가 다 된 시각까지 일을 했다. 하루 공치는 날의 작업량을 보충하기 위해서다. 시 일부 다른 학우들도 일이 바빠 참석하지 못한 학우가 있는 듯 하다.여덟시 십오 분. 삼십일 명을 태운 버스가 출발했다. 제일 늦게 도착한 농촌관광과 총무는 집을 출발하여 집결지로 오는 도중 차량에 이상이 생겨 겨우 응급조치를 하고 왔단다. 서두를 것도 없는 여행을 위한 체험학습이기에 누구도 늦은 사람을 비난하거나 원망하지 않았지만 당사자는 무척 미안해하고 송구스러워 한다. 괜찮다. 지난 일년여 동안 단 한번의 결석도 없이 열심히 수업을 받은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체험학습이기에 모두들 너그럽고 여유 있는 태도와 그동안 누구보다도 모범된 수강을 한 사람들의 대인다운 풍모가 아니겠는가. 결과만으로 쉽게 평가하고 단정하는 태도보다는 역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좀 더 편안하고 화기애애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리라.담당공무원의 친절한 안내와 하루의 일정 소개와 함께 아침식사를 하지 못하고 왔을 것에 대비해 준비한 기내식. 아니 차내식이 배급되고. 잠시 산청휴게소를 들른 버스가 여덟시 사십분에 부산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도시에서 월급쟁이 생활을 한 삼 십년의 세월을 뒤로 하고 이제 좀 쉬면서 살겠노라고 찾아 온 함양에서의 생활이 삼 년을 넘으면서 왠지 시골생활도 따분하다고 느낄 즈음 농업대학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식에 무작정 수강신청을 한 후 2010년 3월 17일 첫 수업을 받은 이후 어언 일 년이 돼 간다.▲ 부산지방해양항만청 해양환경과장과 함께첫날 참석했던 '농촌관광과' 사십구 명의 학생들은 시간이 갈수록 일에 쫒겨 수업에 나오지 못하는 날도 생기고 어느 때는 '기초농업과'와 '친환경 농업과'등이 모두 한꺼번에 수업을 받는 경우도 있을 만큼 농사와 학습을 병행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 현실이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열심히 수업에 참석하여 개근을 한 우등생(?)들 속에 나도 포함이 됐다. 칠십이 넘을 듯한 어르신과 아직 사십이 안됐을 듯한 학생들이 모두 동기생이다. 이것이 평생학습 현장의 진정한 모습이다. 배움 앞에서 나이가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지난 일 년여 동안 새로운 삶에 대한 테마를 발견 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영광이 아닐 수 없다.열시 삼십분. 서커스와 가요무대등 TV를 시청하며 무료한 시간을 달래는 사이 버스는 부산 해운 항만청에 도착했다. 바쁜 업무 중에도 장수. 산청과 우리 함양에서 온 내방객들을 위해 직접 인사와 부산 항만청의 역사에 대해 설명을 해 준 부산 해운 항만청장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부산항이 세계 5대 컨테이너 물류 환적항에 드는 수준이라는 말에 실감이 나지 않는 건 늘 우리나라가 작은 변방국가라는 역사적 열등감을 벗어나지 못한 그릇된 역사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린 식민지 시대와 전쟁을 겪은지 환갑을 맞은 엊그제 세계 20대 선진그룹의 의장국으로서 당당히 G20 회의를 성공적으로 마치지 않았던가!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가교의 중심에 있는 지리적 요충지의 부산항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왠지 뿌듯한 자부심이 느껴진다.열 한 시 사십분. 부산항에 대한 개괄적 설명을 듣고 우리나라 최초로 컨테이너 부두로 개발된 '허치슨'부두를 견학했다. 일천 구백 칠십 팔년에 국영부두로 시작한 이래 일천구백구십팔 년에 민간기업인 현대가 인수하여 운영하다 자금난으로 홍콩의 해운기업인 '허치슨'사로 넘어가 지금은 '허치슨'부두로 명명된다는 회사 직원의 설명에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아무리 글로벌 시대이고 다국적 기업형태의 기업운영 방식이 보편화 된 시대라고 해도 언젠가는 이 '허치슨'부두를 우리가 직접 운영하도록 꼭 찾아와야 한다. 애꿎은 사진만 이곳저곳 찍어댔다. 부두 견학을 마치고 열두시 십분 자갈치 시장으로 이동했다. 백여 명이 넘는 인원의 동시 식사가 흡족 할 수는 없다. 이 곳 저 곳에서 회 좀 더 줄 수 없느냐고 아쉬움을 나타내는 소리가 들린다. 정해진 예산을 가지고 집행해야 하는 관리들의 심정을 왜 이해 못하겠나. 그래도 바다를 바라보며 회 한 점과 반주를 곁들이고. 매운탕으로 함께 한 점심식사에 육체적 포만감과 잠시만이라도 농사를 잊고 기분을 전환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 준 지자체의 배려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오후 한 시 사십분. 북항에서 유람선 '누리마루'를 탔다. 범선의 형태인 '누리마루'는 고풍스러운 3층의 고급 유람선이다. 관광 해설사가 함께 승선하여 항해하는 주요 지점마다 상세한 해설을 곁들이므로 꽤 알찬 여행이 될 수 있었다. 오륙도는 맑은 날은 여섯 개의 섬이 보이고 그렇지 않은 날은 다섯 개의 섬이 보여 오륙도라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해설사의 설명에 의하면 육지 쪽에 있는 섬중 에 뿌리가 같은 맨 가장자리 쪽의 섬 중 하나가 바닷물의 간만의 차에 따라 보였다 안보였다 하므로 섬이 다섯개로 보이기도 하고 여섯개로 보이기도 해서 오륙도라고 한단다. 우린 다섯개의 섬만 볼 수 있었다.식후의 나른함 때문인지 더러는 선실에서 오수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신선대 컨테이너 부두와 부산항 출입 선박을 관리하는 조도 아치섬을 지나 오륙도를 거쳐 한 시간 삼십여분의 해상 일주 관광을 마치고 광안대교가 보이는 동백섬에 도착했다.오후 세시 삼십 분. 이천오년도에 APEC 정상회담을 개최했던 APEC 하우스 '누리마루'에 도착했다. 멀리 태평양이 바라보이는 곳에 위치한 회의장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정상들이 둘러 앉아 회의 하는 모습을 연상해 보니 실로 감개무량하다.그 정상들은 그 자리에 앉아서 회의를 하던 순간만큼은 모두가 원대한 해양의 지도자로서 아집과 폐쇄의 테두리가 아닌. 태평양 연안 국가 모두를 위한 스케일 큰 현안들을 이야기 했으리라. 건물 자체가 예술이고. 주변 경관 자체가 한 폭의 그림이다.오후 네시 십 오분. '부산 아쿠아리움'에 도착했다. 버스 기사께서 퇴근 시간에 겹치지 않도록 빠른 관람을 요구한다. 규모가 큰 해저 수족관이다. 다만 우리나라 최저 해저터널이라는 안내문이 있어 신비함을 느끼며 통로를 따라 동선이 연결돼 있어 바쁜 관람을 마쳤다. 공식적인 견학은 종료됐다.하루의 짧은 시간에 보다 많은 견학을 위해 열성을 다 해 안내를 해 준 부산 해운 항만청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또한 견학자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하루 종일 성심성의를 다 한 함양농업대학 교육 담당 공무원의 책임감과 힘든 안내와 인솔에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태도에 찬사를 보낸다. 더불어 삼십 여명의 즐거운 여행과 안전한 귀가를 위해 수고 해 주신 버스 기사님께도 감사를 드린다.후기. 부산에서 함양으로 돌아오는 도중 저녁식사까지 제공 받고. 마침 식사 중에 박태환 선수의 광저우 아시안 게임 수영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는 시상식을 보며 오늘의 견학이 더욱 뜻 깊었다. 정말 유익하고 보람 있는 하루였습니다. 한국 허치슨터미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