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룡 논설위원민족의 전통명절인 추석이 다가온다. 추석 하면 저절로 고향이 떠오르고 가족과 내 살던 마을에 맞닿은 산야가 눈앞에 펼쳐진다. 家鄕同源(가향동원)이라고 집이 고향이고 고향이 곧 집이다. 이번 추석은 고향의 품속에서 넉넉하고 웃음 넘치는 명절로 모두에게 추억되었으면 좋겠다. 어릴 적 어른들 손에 이끌려 장 구경을 하고 추석치레로 받게 되는 옷 한 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선물이고 행복이었다. 장꾼들로 북새통을 이루던 재래시장은 볼 수 없어졌고 대목장의 특수는 옛말이 된 지 오래다. 대형마트에 고객을 뺏기면서 해가 갈수록 쇠락하고 있다. 지역경제의 뿌리 역할을 하는 재래시장의 이러한 모습은 지역경제의 몰락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안타깝기만 하다. 올해도 추석을 맞이하여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군과 시장 상인들이 안간힘을 쏟고 있겠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성 싶다. 활기찬 재래시장을 만들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사회단체. 기업체. 시장 상인 등이 발 벗고 나서 왔지만 그 쇠락은 해가 갈수록 눈에 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대형 유통점 등에 밀려 설자리를 잃어가는 재래시장의 기(氣)를 되살리는 것은 매우 뜻있는 일이다. 추석을 앞두고 재래시장 상품권이 많이 팔리고 이런 노력들이 모여 재래시장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물론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호응이 관건이기는 하지만 상인들도 '아재비 떡도 싸고 맛있어야 산다'는 속담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재래시장은 영세상인들의 생활터전이고 서민경제의 큰 부분이다. 재래시장의 붕괴는 서민생활의 위협과 지역경제의 불안으로 이어진다. 주지하다시피 재래시장은 근래 들어 군의 노력과 지원에 힘입어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 비록 시설 현대화 등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은 조금씩 호전되고 있지만 상권 회복에서 가장 중요한 소비자들의 발길을 트는 데는 한계를 드러내 여전히 침체국면이다. 재래시장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추석을 앞두고 펼치는 일회성 이벤트로는 역부족이다. 재래시장을 살리는 근본 대책이 절실하다. 일차적으로는 상인들의 자구노력이 있어야 하겠다. 스스로 변해야 한다는 인식의 변화이고 그 변화는 당연히 소비자 중심이어야 한다. 정부나 군의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 나아가 아무리 현대화하더라도 대형마트와 같은 편리한 쇼핑환경을 갖출 수 없다. 재래시장이 살길은 전문시장화 뿐이다. 지역특성에 맞는 특화된 상권을 개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군민들의 애정과 관심 또한 절실하다. 재래시장 활성화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뭘 하더라도 공염불에 불과하다. 군민 모두가 재래시장의 기능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저 재래 시장이 무너지면 지역경제가 대번에 휘청거린다. 한 두 개 대형슈퍼의 문제와는 근본이 다른 것이다. 올 추석 장보기는 재래시장에서 하자. 그리고 고향을 찾는 분들도 고향에 도착해서 선물이며 장거리를 장만하여 재래시장 활성화에 한 몫 해 주시기를 기대한다.그것이 추석에 우리의 집과 같은 고향을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사랑이며 실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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