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에 이르는 ‘화엄경 80권 본 사경'이 세상에 공개 됐다. 함양군 마천면 서암정사(주지 법인 스님)는 사경을 전시한 법보전 개관식을 지난 12일 개최했다. 이 사경은 서암정사의 원응(76) 큰스님이 1985년에서 2000년까지 15년 동안 완성한 두루마리형 도서로 길이가 1.3㎞에 이른다. 전시실 내에는 한 장씩 붙여놨다. 사경이란 경전을 필사하는 일. 또는 필사된 경전을 말하는 것으로. 1.3㎞나 되는 사경에 대해 관계자 등 주위에서는 세계기네스북에 등재하자는 주장도 펴고 있다.그동안 보존만 하다가 불교인뿐만 아니라 일반 관광객도 볼 수 있도록 상설 전시관을 개관하게 됐다. 원응 스님이 반야심경을 적은 부채 등 서화 200점도 함께 전시돼 있다.이 사경은 특히 금니(금가루와 아교)를 이용해 화엄경 경전 60만 자를 직접 붓으로 한 글자씩 쓴 것이라 주목된다.고려시대에는 불경을 사경하는 기술이 정교함이나 화려한 기술로 말미암아 중국에서도 기술 요청을 했던 것으로 미뤄볼 때 지리산 서암정사에서 수행하는 원응 스님이 전통을 복원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으며. 전시관을 통해 후학 양성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원응 스님은 벽송사가 지난 6·25전쟁 때 빨치산의 야전병원이 있었던 장소이면서 남북의 군인들이 서로 대결하고 살육했던 역사가 존재했던 현장이라는 것을 고려. 벽송사 인근에 서암정사를 지어 비극의 영혼들을 위령하고 남북통일을 기원하고자 화엄을 주제로 한 법굴암(서암정사)을 조성해 기거하고 있다.한편 원응 스님은 부산 선암사로 출가한 이래 1960년에 지리산 벽송사에 머물다 인근 서암정사에서 불경사경과 서화. 주변 암벽에 조각 등을 통해 화엄 세계를 펼쳐보이는 불교계의 큰스님으로 평가받고 있다.<하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