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복주 논설위원 지난 28일. 29일 지리산문학회와 천년의 시작이 주최한 제5회 지리산문학제가 상림일원에서 열렸다. 농무로 대표하는 신경림. 서정춘. 문인수. 홍용희 시인 등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150여명의 많은 시인들이 전국에서 함양을 찾았다. 행사가 끝나고 그들은 돌아가고 며칠 후 문자와 전화와 편지로 함양 지리산문학제의 높은 수준과 감동에 대해 진정한 고마움을 전해 왔다. 작은 군 단위에서 주최한 문학제인데도 전국 어느 문학행사보다도 열정 깊은 문학의 열기와 내실에 놀랐다는 것이다. 이는 꽤 놀라운 사건에 하나다. 지방의 문학이 이제는 중앙의 문학과 버금하여 한국문학에 주목을 받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민족의 영산 지리산은 역사에 있어 영남학파의 중심이며 근대에서는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잇는 문학의 중심에 서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주목되지 못한 바가 있다. 특히 우 함양의 선비문학은 앞으로 조명되어야 할 과제다.30년 전통을 가진 지리산문학회가 제5회 지리산문학상 수상자로 이번에 최승자 시인을 선정하여 시상했다. 민주의 격동기 시대에 여성문단을 대표하던 시인이 단 한 번의 문학상을 수상하지 못했던 그에게 있어서 이번 선정은 한국문단에 나눠먹기식 상에 대한 일대 반성을 촉구하는 기회가 되었다는 후문이 나돌고 있다. 벌서 20여개의 문학지와 언론에서 지리산문학상과 수상자를 소개하고 있으니 함양의 문학은 한층 진가를 더한다. 지방의 한 문학회가 30년 동안 통권 47호를 한 번의 결호 없이 지속적으로 발간해 왔다는 것은 한국 문단에 그리 쉽지 않은 일로 평가된다. 생각해 보라. 30년 동안 결근 한번 안하고 출근했다니. 한번의 결석도 없이 47호를 발간해 왔다니. 학교로 치면 30년 연속 개근이요. 한 채의 집짓기와 같은 47채의 시의 집을 지었으니 개근상장이 아니라 근속무궁훈장과 문학빌딩을 이룬 아름다운 문예부흥의 건축에 아름다운 집으로 훈장을 주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조령모개로 흥망성쇠 하는 문학의 범람 속에 한결같이 한 결로 한 자리를 지켜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배고픔이 문학의 정신으로 사표 되는 문학세계에서 작은 단체가 천령제를 생생히 엮어오며 시대를 건너 왔으니 가히 놀랍지 않은가.50이면 지천명(知天命)이고 60이면 이순(耳順)이라 하지 않았던가. 하늘의 뜻을 알았으니 귀의 순리를 따라 거스르지 않고 대의를 좇아 탄탄히 흘러 갈 것이다. 그러나 강의 흐름이 언제나 도도히 흐르는 것은 아니다. 흐르던 강이 가뭄에 강줄기조차 찾아보지 못하고 천이나 내로 줄기를 잃고 졸졸 흐르다 홍수가 지면 일순 범람해 흙탕물 속에 소용돌이치며 정신없는 문학은 사라진다. 작금에 와서 많은 문학지뿐만 아니라 각종 단체들이 너무 많은 문학상을 나열하고 있는 경향이다. 과연 그만한 상과 그만한 상에 으뜸가는 문학이 제정 취지에 맞게 시인과 시들이 탄생하고 문학에 기여하고 있을까. 정말 좋은 「지리산문학상」하나만으로도 격조 높은 문학지의 대열에 이미 서지 않았나 생각한다. 함양은 이런 문학회와 문학지를 키움으로서 후대에 명성있는 희대의 문장가를 배출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문학이 밥을 먹여주는가. 라고 묻는다면 문학이 밥을 먹여 준다. 박경리 토지문학 하나로 하동은 밥 먹고살며. 이외수 작가는 함양이 고향이지만 춘천을 먹여 살린다. 미당 서정주가 고창을. 이생진이 성산포를. 청마 유치환. 박제삼. 이병주. 천상병.... 함양은 이러한 대 문장가를 키워야 할 것이다. 군에서는 지리산문예창작학교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문학하는 사람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이 누구의 시비. 누구의 문학관. 연암 문학상 등이 그렇듯 공론과정 없이 몇몇 사람에 의하여 추진된다면 경계해야 한다. 좀 더 대의를 모으고 숙성시켜야 할 과정이 필요하다. 수백 개에 이르는 각종 문예회관. 문학관. 문학학교 등 전국 각지방 단체가 운영적자와 유명무실의 운영에 골머리를 앓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전 문학인이 참여하여 진지하게 토론하고 내실있는 운영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참여군민을 내세운 이번 군수의 획기적인 주민참여정책이 좋은 호응을 받고 있다. 정책입안부터 예산까지 군민의 의견을 기초하니 참 좋은 민주 참여다. 좋은 결과가 있기 바란다. 문학의 힘은 강하다. 지리산문학회와 지리산문학제는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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