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Talk Talk 18회 태양을 품은 쇠비름너무나 흔해서 그 가치를 모르고 지나치는 많은 것들 중의 대표적인 것이 잡초라고 생각한다. 그런 흔하디흔한 잡초 중에서 모든 것이 타들어가는 듯한 8월의 뜨거운 태양 아래 유난히 빛나는 것이 바로 쇠비름이다. 그저 빛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물기를 담뿍 담은 잎들을 무수히 달고 한여름의 뙤약볕 아래서도 전혀 시들지 않으니 참으로 놀라운 생명력을 가진 식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작물들이 자라고 있는 밭 여기저기서 땅에 바짝 붙어 땅을 점령하고 마구 퍼져 나가는 식물이니 농부들의 눈에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뽑아버리지 않으면 밭작물들에 막대한 폐해를 주어 농부들의 눈엣가시 같은 쇠비름의 그 대단한 생명력이 우리가 주목해야할 아주 중요한 이유가 된다. 아니. 오히려 뽑아 던져져도 죽지 않고 며칠이고 살아 있다가 비라도 올라치면 다시 뿌리를 내리고 자리를 잡는 쇠비름의 끈질긴 재생력이야말로 사람을 건강하게 살리는 아주 중요한 근거가 됨을 우리 모두 간과하여 천대하고 있지 않은지 모르겠다. 쇠비름은 말의 이를 닮은 비름이라 하여 마치현(馬齒 )이라 부르며. 동양철학에서 말하는 음양오행(陰陽五行)의 다섯 가지 기운을 모두 가지고 있어 오행초(五行草)라 부른다. 초록색의 잎(木). 노란색의 꽃(土). 흰 뿌리(白). 붉은 줄기(火)와 검은 씨앗(水)이 모여 천지자연을 운행하는 기운인 오행(五行)의 풀이되기 때문이다. 또한 오래 먹으면 장수할 뿐 아니라 머리도 희어지지 않는다 하여 장명채(長命菜)라 불리기도 한다. ▲ 쇠비름 나물쇠비름은 신맛과 찬 성질을 가지고 있어 열을 식혀주며. 몸의 독을 풀어주고 혈(血)을 시원하게 한다. 또한 심장과 대장에 이로우므로 강심작용. 혈압을 높이는 작용과 여름철 이질 설사를 멈추게 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특히 각종 종기 및 부스럼과 사마귀에 찧어서 붙이면 효과적이며. 날 것을 찧어서 즙을 내어 복용하면 몸 속의 나쁜 물질을 배출시키고 기생충을 제거한다고 한다. 쇠비름은 소금물에 살짝 절여 겉절이김치로 해먹어도 좋고 된장이나 고추장 양념에 나물로 무쳐 먹어도 좋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말려두었다가 묵나물이 필요한 겨울철에 꺼내 먹어도 좋으며 무와 함께 물김치로 담가 먹어도 좋으며 열무와 섞어 김치로 담가 두었다가 잘 익은 후에 국수를 말아먹어도 그만이다. 물기를 뺀 줄기는 장아찌로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소화기가 허하고 속이 냉하고 설사를 참을 수 없이 자주 하는 사람은 많이 먹는 것을 주의해야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가정에서 항생제를 구하기 힘들었던 70년대까지 소화제의 대명사인 활명수와 함께 가장 중요한 가정상비약으로 통했던 그 유명한 이명래고약의 중요 성분도 쇠비름이었다고 하니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종기로 고생했다던 정조를 비롯한 여러 임금들이 쇠비름의 훌륭한 효과를 알고 있었을까 궁금해진다. 오늘같이 햇볕이 쨍쨍한 여름 한낮에는 쇠비름열무김치에 메밀로 만든 국수라도 말아먹으면 좋겠다. 국수를 먹는 사이 이 여름의 뜨거운 열기는 쇠비름으로 인해 나의 몸 속에서 식어지고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 녹색대학 생명살림학과 고은정 ggum2345@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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