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절은 연꽃세상이여. 이 연꽃세상에 와서 흙탕 먼지 모두 떨구면 없는 자식도 오고 그런 거야" 김서임. 곧 팔순인데 머리카락이 검고 윤이 난다. 할머니 역술계에서는 군자보살로 불린다. 구본갑의 지리산 여행기49 바캉스 특별기획지리산 무속 답사기옥주암. 남원군 아영면 일대리 옥장봉 중턱에 있는 작은 암자이다. 옥장봉은 높지도 낮지도 않으면서 세상을 밀치고 돌아앉은 옹골찬 모습이 찾는 이들로 하여금 깊고 맑은 기운을 절로 느끼게 한다. S 국회의원 보좌관 Q. 슬하에 자녀가 없어 골머리. 며칠 전 옥주암 다녀온 후 뭐가 좋은지 연신 싱글벙글. 옥주암에 어떤 영험함이 있나? 용류담 반야정사 혜원 스님의 지리산 신비체험# 덥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이럴 때는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계곡물에 발 담그고 책을 읽는 것이 장땡이다. 출판 평론가 이권우는 폭염의 7월 말이 되면 지리산으로 내려와 울창한 숲 속. 탁 트인 장엄한 산맥 바라보며 책 읽음으로써 더위를 이겨낸다. 나라고 못할소냐? 이번 여름. 나는 점성학연구가 류기천이 쓴 <인간의 점성학>을 읽고 있다. 독서장소는 칠선계곡 초입 추성산장 아래 계곡.이 책은 천변 시변 농경 의학 경제 등 점성학의 여러 분지(分枝)들 중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 인사점성학의 결정판으로써 그 원리를 통해 출생천궁도가 개인의 다양한 기질과 기능 및 인생분야에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상세히 보여준다.이 책 26페이지를 펼치면 연금술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저자는 연금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연금술은 비금속을 귀금속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인간의 거친 육체를 정화하고 단련하여 정묘한 육체로 변환시킨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이 글을 쉽게 풀이하면….연금술 기본원리는 다음과 같다. 수은과 유황을 조합.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 현자의 돌(Philosophers ston. 다이아몬드 혹은 황금)이 생겨난다. 이 원리는 금속이 아닌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우리 몸에 좋은 정기를 불어넣고 몸 속 기와 혈이 온 몸을 순환하면 마침내 사리. 영통력 등이 생기게 된다. 아하. 그렇구나. 그래서 명리학의 태두 제산 박재현. 인도의 명상가 라즈니쉬 같은 사람들이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좋은 기 받아 들여 영통했구나. ▲ 무릉도원 속의 옥주암# 며칠전 나는 용류담 반야정사 혜원 스님(대한불교 선각종)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좋은 정기를 받으려면 좋은 기가 흐르는 산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우리나라 경우 지리 계룡 북한의 묘향산 기가 가장 파워풀 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가 흐르느냐구요. 그건 세상 언어로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짬 나는대로 지리산 속으로 들어가 토굴 하나 지어놓고 산 기도를 합니다. 산기도를 하노라면 내 몸 속 마음은 수 금 화 목 토 행성 궤도를 통과하게 되지요. 이어 은하계를 관통. 명왕성 궤도를 통과하게 되고 마침내 해탈 열반 성불의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무속인 월산 거사한테서는 이런 말을 들었다. “다음과 같은 체험사례를 들려주면 구형(필자)같은 범인들은 지금. 망가(만화같은 이야기)하나? 하며 픽 웃을 겁니다. 저 역시 도를 깨우치기 위해 지리산을 즐겨 찾습니다. 지리산을 찾는 이유? 지리산은 다른 산에서 찾을 수 없는 막강한 우주슈퍼에너지가 분출하기 때문이죠. 지리산 어디서 수련을 하느냐? 지름이 10∼20m에 이르는 거대한 소(沼) 속에서 하지요. 이 곳에서 천상을 바라보며 주문을 외우며 수련하면요. 천상에서 동물 형상 한 수많은 별들이 우박처럼 낙하. 제 몸 속으로 들어옵니다. 이 현상을 쉽게 설명하면요. 하늘에서 내려온 숱한 별은 전기요 내 몸은 휴대폰. 서기 어린 별(전기)들이 내 몸(휴대폰) 속으로 들어가 저를 해탈시켜 주고 맑은 정신을 갖게 해준다 이 말씀입니다”용류담 반야정사 스님. 월산 거사의 증언에서 알 수 있듯이 지리산은 기도를 통해 한소식(도를 깨우침)하려는 자들의 아쉬람이다. 나는 지리산 무속세계에 관심이 많아 이 분야 베테랑을 만나면 아래와 같은 부탁을 한다. “지리산 자락 신점(神占) 대가 알고 계시면 소개해 주십시오” 그랬더니 한 지인이 말하길 “옥주암 삼신할매를 취재해 보시지요. 이 할머니 친견하려고 전국 불임환자 몰려오더이다. S 국회의원 보좌관 Q도 슬하에 자녀가 없어 골머리를 앓았는데요. 며칠전 옥주암을 다녀온 후 뭐가 좋은지 연신 싱글벙글 합디다” ▲ 대웅전 앞 돈나무# 옥주암. 남원군 아영면 일대리 옥장봉 중턱에 있는 작은 암자이다. 옥장봉은 높지도 낮지도 않으면서 세상을 밀치고 돌아앉은 옹골찬 모습이 찾는 이들로 하여금 깊고 맑은 기운을 절로 느끼게 한다. 마을 이름도 이색적이다. 일대(日臺)? 풀이하면 햇볕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이 되겠다. 옥주암 입구에 샘터가 있어 물 한잔 떠 마시려는데 물 빛깔이 너무 고와 나는 아! 하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저 물빛이 이 암자의 모든 것을 대변한다. 만고에 다시 볼 수 없는 저 맑고 맑은 물! 샘터 물빛은 기막힌 영산회상(靈山會相)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암자 뜨락에는 수백년 호두나무가 천왕대신처럼 서 있다. 나그네(필자)는 옥주암 샘터 물빛에서 해탈의 빛깔을 호두나무 언저리 매미 울음소리에서 해탈된 소리를 들었다. 나는 부처님께 삼배 올린 후 옥주암 삼신 할머니를 찾았다. 할머니는 당신이 머무는 방안에서 걸레질을 하고 있었다. 그 옆 60대 초반 여인도 함께 걸레질을 한다. 나중 알았는데 모녀지간이다.할머니가 반 경남 반 전북 사투리를 쓴다. “워찌 왔으이?”- 여차저차 해서 왔습니다. “(손사래하며) 그냥 마 나는 부처님 모시는 보살잉거라. 누가 고론 씰데 없는 말을 해싸?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당께”그리곤 계속 걸레질을 한다. 나는 할머니가 걸레질하는 동안 할머니 방 벽에 걸려 있는 서예작품을 감상했다.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한 말이 적혀져 있다. “부처님께서 제자와 산책을 하다가 말씀하셨다. 고요한 밤. 저 달과 저 별이 아름답지 않느냐?”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별과 달빛 아래서 부처님과 함께 걷는 시간이 참으로 행복합니다”그러자 부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와 같이 걷는 것이 행복이라 말했느냐? 너의 눈에 비친 저 달과 별빛. 그 빛을 보게 한 것은 부모님이다. 어머니 아버지가 계심이 이 세상에 가장 큰 행복이다. 마음 나는대로 부모님을 항상 공경하라" 이 글(부처님 말씀)을 취재수첩에 한자도 놓치지 않고 기록하고 있자 할머니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한다. “별난 양반이네. 그 글 적어 뭐하게?" 이어 기특하다는 표정. 부처님 말씀 필사한 공로로 나는 할머니로부터 자신의 행장기. 신점 내공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내 이름은 김서임. 나이는 79세. 함양 마천면 군자리에서 태어났지. 알라(자식)들 아부지는 목수라 하카 노가다라 하카. 소싯적 절(사찰) 일을 많이 했어. 함양 휴천 송전 쪽에 가면 삼불주(요즘은 삼불주암이라 부른다)라 하는 토굴이 있었는데 그 곳에서 우리 식구 꽤 오래 살았지”삼불주라? 어느 불교학자한테 이 암자 내공(?) 언뜻 들은 적 있다. “(불교학자의 말) 삼불주 그 곳은 세상의 탐진치애(貪瞋痴愛)에 미련을 두고 나와 남. 옳고 그름을 따지는 사람들에게는 가히 외경(畏敬)의 공간입니다. 청담큰스님께서도 이 암자에서 용맹정진하셨죠”“(할머니의 말) 탐진치애. 그런 어려운 말은 모르겠고 여하튼 그 토굴(암자)에서 부처님 모시고 살 때 정말 행복했다네. 내 나이 39세때 불현듯 영을 받았어. 하늘 문이 열리고 크게 지혜로우신 문수사리보살님이 하강하여 내 몸 속으로 들어옹거라”나그네는 할머니에게 물었다.- 고급령(靈)이 아니라 문수사리보살이었나요?“그럼. 본디 지리산은 문수보살산 아이가” 문수보살께서 몸 속에 들어와 무슨 말을 하던가요?이 대목에서. 할머니의 말을 확대해석 보충설명하면….불교학에 해박한 김진태 법조인은 말한다.“지리산(智異山) 본디 이름은 지리산(地利山)이다. 문수라는 이름은 산스크리트어로 만주사리(Manjusri)라고 하는데 이를 중국말로 옮기면 문수사리보살(文殊師利菩薩)이 된다. 여기다 '크게 지혜로우신'이라는 꾸밈말을 붙여 보통 대지문수사리보살이라고 부르는데 대지의 '지'와 문수사리의 '리'자를 따서 크게 지혜로우신 문수사리보살께서 늘 계시는 산으로서 지리산이라 한 것이다. 따라서 지리산이라는 현재 이름은 본디 뜻에서 어긋난 것이다” - 문수보살께서 몸 속에 들어와 무슨 말을 하던가요?“해탈하고 성불하라고 했지 무슨 말을 해"- 옥주암 할머니께서는 아기 못 낳는 사람. 아기 낳게 해주는 삼신할미로 소문이 났던데 그 능력 문수보살이 전해 준 겁니까?“워따. 누가 나보고 아기 낳게 해주는 삼신할미래? 자네는 영의 세계가 어떤지 잘 모를꺼야. 세상사 잘 안 풀려 곤욕을 치르는 보살 처사. 가끔 옥주암을 찾아와서 아기 좀 낳게 해주소. 그런 청탁을 나한테 하는 건 사실이야. 그러면 당신 생년월일 태어난 시(時) 한번 불러보소. 그리곤 사주(명리학)풀이를 해보고 문수보살님께 이 불쌍한 사바세계 사람들 소원 좀 풀어 주십사 부탁기도를 드리지. 그것이 다야.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닐세. 절이 무엇인가? 절은 연꽃세상이여. 이 연꽃세상에 와서 몸 속에 붙어있는 흙탕물 먼지 모두 떨구면 없는 자식도 오고 그런 거야. 정성 끝에 복이 온다는 속담이 안 있능가. 그라고 말이여 팔자에 자식이 없으면 백날 치성을 들여도 없는 거라”- 사주를 풀면 자식이 있다 없다 판명이 납니까?“하모(그럼)”사주명리학이란 무엇인가? 사주 명리학은 개인의 타고난 명과 분을 밝혀 그 사람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을 말한다. - 사주명리학은 독학했나요? 문수보살께서 전수했나요?“후자여”신점 사주 이야기는 이쯤에서 끝맺기로 하자. 나는 할머니에게 옥주암과 관련된 이야기를 물었다. -경내 석등이 아담합니다. 석등의 의미는 무엇인가요.“석등은 어둡고 깜깜한 중생들 마음에 부처님 진리를 비춰대는 데(곳) 아이가”석등 기단석에 연꽃이 새겨져 있다. 연꽃은 모두들 아시다시피 진흙탕 속에서 피어나지만 결코 더러운 흙탕물이 묻지 않는 처염상정(處染常淨)의 꽃이다. “임신한 여자가 저 석등 연꽃만 제대로 바라봐도 아마 나중 태어날 아기 선한 자가 될거야. 안 그렇나?”- 옥주암 샘터가 여느 샘터하고 다른 듯 싶습니다.“마을 노인들 말인데 옥장봉에 물길이 없는데 우찌해서 저런 물이 나오느냐 하몬서 고개를 절래절래하데. 또 어떤 도사는 저 물터를 보고 아니 저 물을 마시고선 저 물 속에 누진명(漏盡明)이 있다카더라고. 누진명이 뭐냐 물었더니 모든 고통의 원인이 되는 속세의 번뇌를 끓는 기운이라카데. 우찌 말을 해도 고롷게 허풍서니처럼 하는지. 우짜든지 저 물 마시고 번뇌를 끓을 수 있으면 좋은 거 아이가?”나는 표주박을 들어 샘물을 퍼마셨다. (할머니가 방금 언급한) 누진명 운운∼도사 말이 맞는 것 같다! 사찰 범종이 부처님의 일승원음(一乘圓音=일승의 진리를 설파하는 원만한 음성)이라면 이 샘물은 부처님의 일승원수((一乘圓水). 나는 샘물 가까이 다가가 귀로써 샘물에서 흘러나오는 불음(佛音)을 오랫동안 들었다. 마음이 고요해지고 편안해진다. 이 희열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 구본갑|본지칼럼니스트busan7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