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방향으로 가던 고속버스가 고속도로 한 복판에 고장 난 채 서 있던 승용차를 피하려다가 다리난간을 들이받으며 추락한 사고로 적지 않은 인명피해를 야기했다는 매스컴의 대대적인 보도는 안타까움을 넘어 두려움마저 느끼게 한다.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는 음주(飮酒)운전을 위시하여 ‘안전 불감증으로 무장된’ 도로 위의 무법자들이 곳곳에서 마치 곡예 하듯 난폭운전을 일삼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감안할 때 비슷한 사건사고들은 언제 어디서라도 도처에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들기 때문이다.‘역마살(驛馬殺)’이 끼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맡아서 하는 일들의 특성상 1년이면 항공편과 기차여행을 제외한 승용차 운행거리만 해도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거리보다 더 많은 평균 5만 km가 넘게 돌아다녀야 하는 필자로서는 직접 운전을 하든. 다른 사람에게 운전을 맡기든 도로에만 나서면 항시 온 신경이 곤두서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제한 속도 위반은 기본이고 운행 중 휴대폰 통화로 인한 지그재그 곡예 하듯 운전하기. 피우던 담배꽁초 창밖으로 내던지기. 초지일관 추월차로로 주행하기. 차간 거리 절대 안 지키고 다른 차 뒤에 바싹 붙어서 좇아가며 운전하기. 커브길이고 뭐고 중앙선 무시하고 넘어 다니며 추월하기 등 보기만 해도 잔등에 식은땀이 절로 흐를 정도의 위험한 장면들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지나친 경쟁을 부추기는 바람에 인격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교육에서조차 지혜보다는 지식 중심. 이해보다는 암기 위주. 정도와 원칙보다는 눈치와 요령을 더 중요시하는 그릇된 풍조의 만연을 막지 못하다 보니 자동차의 운행이라는 것이 자타(自他)의 생사(生死)와 안위(安危)가 걸린 중대사라는 점을 망각하고 몸에 배다시피 한 막가파식 망동(妄動)운전습관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새로운 시한폭탄으로 등장한 이 위험한 행위들을 언제까지나 운전자 개인의 양심과 도덕 윤리에 맡긴 채 미온적으로 단속하거나 보고만 있을 것인가?대형 교통사고가 터질 때마다 사고의 원인 규명과정에서 운전자 안전의식의 부재와 시설관리의 안일무사주의. 위험상황에 대한 신고정신의 취약 등 숱한 문제점이 드러나는 것을 보게 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담당 공무원도. 매스컴도. 시민들도 사건사고 당시에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며 시끌벅적 부산을 떨다가 용두사미(龍頭蛇尾)격으로 시간의 망각에 의한 해결에만 의존하게 된다는 점이다.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도로위에 짐승들의 사체나 운행의 위험요인이 될 만한 물체들을 도로공사에 전화해서 위치와 내용을 신고하는 필자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이미 전화했을 텐데 뭐 신고할 필요가 있겠냐’고 말하면서 지독하게 완벽을 추구하는 골치 아픈 사람이라는 반응을 보이기 일쑤이다. 심지어 상당히 피곤한 스타일의 인물로 여기기도 하는 등 오히려 그렇게 행동하는 필자를 비정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고집스러운 일면으로 비치겠지만 필자의 변함없는 생각은 단 하나이다. 도로공사에서 신고를 여러 번 접수하는데 따른 번거로움보다는 만에 하나라도 있을 수 있는 사건 사고를 미연(未然)에 막을 수 있도록 다 같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변함없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얘기이다. 운전에 있어서 안전은 대충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열 번이라도 확인 점검을 하면서 어떠한 부분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인 것이다. 교통상의 중요지점에 CC TV를 확대 설치하고 불법행위와 위험요인에 대한 철저한 감시 관리를 하는 한편 사고 발생 시 자료들을 분석해서 반드시 책임 소재를 가려내 비슷한 사고의 재발을 방지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책임의 소재와 범위가 불분명할수록 책임을 지려하기 보다는 남 탓으로 돌리려하고 같은 부류의 사건사고는 항시 반복되게 마련이다.이번 사고에서처럼 원인 규명과정에서 서로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거짓으로 책임을 모면하려 드는 것은 과학적 조사나 수사의 방법을 통해 그리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교통사고들을 통해 우리 모두가 공감해야 할 교훈은 운전면허시험 단계부터 안전운전에 대한 철두철미한 의식을 갖도록 교육훈련 및 검증을 강화해야 할 것이고 사고 발생위험이 예상되는 곳은 그에 대한 단속을 미리 철저히 해서 사후 단속보다 사전예방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교통사고 없는 안전한 나라가 될 수 있기를 천지신명께 기원 드리며 글을 맺는다.  <전주대학교 대체의학대학 객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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