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Talk Talk 12회오늘 학교에서는 그간에 심고 키워온 양파와 감자를 캤다. 학생들은 전문적인 농부가 아니라서 서툴고 어설픈 작업을 한 탓에 수확한 작물들이 작고 올망졸망하지만 직접 지은 농산물이라 그런지 오히려 정겹기까지 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팔 만큼 충분한 양을 수확하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캔 감자와 양파는 저장을 해두고 일 년 내내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고 먹을 것이다. 학교와는 달리 함양 외곽의 거리 곳곳에 쌓인 수많은 양파자루들은 자신들을 사 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처음에 함양에 와서 그 광경을 보았을 때는 무척 생경한 모습이었지만 이제는 그 많은 양파들의 작황은 좋은지. 또 제 값에 팔리기는 할 것인지. 그간에 농부들은 얼마나 힘든 작업을 했을 것인지 등 수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겹겹이 껍질로 이루어진 양파는 백합과의 식물로 백합뿌리처럼 비늘줄기로 되어 있다. 서양의 파와 같다 하여 한방에서 양총(洋蔥)이라 불리는 양파는 그 맛이 맵고 성질은 따뜻하다. 폐(肺)를 이롭게 하는 양파는 위를 건강하게 하고 기를 돋운다. 해독살충의 효능이 있으며 고혈압과 고지혈증.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에도 효과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혈당을 내리고 항암작용을 하며 소화불량이나 위산 부족. 장염. 이질에도 도움을 주며 감기에도 사용한다. 하지만 몸에 열이 있거나 안질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먹지 말아야 하며 피부에 가려움증이 있는 사람도 양파를 피하는 것이 좋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아시아가 원산지인 양파는 전 세계인들에게 훌륭한 식품으로 인지되고 있으며. 피라미드 속 미라의 눈과 겨드랑이에서 양파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양파가 죽은 사람에게조차 활력을 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라는 학설도 있다. 삼국시대부터 먹어 온 것으로 알려진 파와는 달리 1906년에 서울 뚝섬에 원예모범장이 설치되면서 양파의 재배기술과 품종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으니. 한국인들이 양파를 먹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0 여 년에 불과하지만 짧은 재배역사와는 달리 한국인의 양파 사랑은 참으로 뜨겁다고 할 수 있다. 90% 이상이 수분인 양파는 인간의 몸에 좋은 성분이 150가지 정도가 발견되었다고 하니 가히 경이로운 식물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까닭에 한국인의 식탁에서도 양파는 빼놓을 수 없는 식품이 되었지만 양파의 국내 유통에 77%가 중국산임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요즘 수매되고 있는 양파 상품 한 망(20㎏)의 가격이 12.000원 정도이니 비슷한 크기의 사과나 감 등의 과일 한 개 값과 비교하면 참 어이없는 가격에 쓴웃음이 나온다. 맛이나 효능에 있어 여느 과일보다 나으면 나을까 결코 뒤지지 않을 양파의 대 굴욕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러니 자장면과 함께 먹는 양파나 육류의 들러리. 혹은 양념으로 쓰이는 양파 외에 양파를 좀 더 맛있게 먹고 많이 먹으면서 멋지게 먹을 방법을 연구해 볼 일이다.   - 녹색대학 생명살림학과 고은정 ggum2345@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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