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이 찾는 명소 함양의 꿈을 향하여 지난 6.1일 미국의 여행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레블러지는 2년간의 작업 끝에 여행자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50개소를 선정 발표 했는데 아쉽게도 남북한 어느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도시로는 바로셀로나 이스탄불. 뉴욕. 홍콩. 파리. 샌프란시스코. 리우데자네이로 등 11개 도시가 이름을 올렸고. 미국의 그랜드캐넌. 아마존의 밀림. 중국의 만리장성. 일본의 정원여관. 인도의 토레스델 파이네 국립공원과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유적 등이 자연경관이나 낙원에 포함되었다. 한국 여행객들 누구나 감탄해 마지않는 중국의 황산이나 장가계. 서호. 자금성. 동청호 같은 곳도 이름에 보이지 않는 걸로 봐서 금강산이나 설악산이 그 반열에 올라 주기를 기대하는 마음은 무리라고 여겨졌다. 세계인은 나중 일이고 우선 한국 사람들이 죽기 전에 가 볼만한 곳 50곳을 선정한다면 우리가 자랑하는 상림이나 용추계곡은 과연 몇 순위쯤에나 그 이름이 오를지 궁금하다. 아마도 50곳 안에 들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건 나 혼자라고 치고 여하간 우리들의 고향 함양이 아름다운 곳으로 이름을 드높이려면 지금 이 상태로는 어림없는 일이지 싶다. 도로나 교량 같은 간접시설은 물론이고 학교. 병원. 교회. 공공청사. 공원. 산과 강. 들판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사람의 손길로 잘 관리되어야 하고. 공원에 놓이는 돌 하나에서부터 길가 입간판 하나. 또 민간의 건물이나 전신주 같은 것도 주변 경관을 고려해서 지어지고 세워져야 한다. 미국 서부 개척 도시의 하나인 오클라호마시는 30년 전까지만 해도 원유를 뽑는 유정이 1.400개나 있고. 공업지역이어서 도시미관이 제멋대로인 그야말로 제멋대로 도시였다고 한다. 그런 도시가 주민과 시의 노력으로 오늘 날에는 손꼽히는 아름다운 도시로 각광받게 된 과정을 주목해야 한다. 시는 새로 짓는 모든 건물의 외관과 색상을 건축조례를 통해 엄격히 통제했고. 주민들도 적극 호응하여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자는 목표를 세우고 실천한 결과 인구 56만의 아름다운 도시를 30년 노력 끝에 새롭게 만들어 냈다고 한다. 지금도 이 시는 시전체 예산의 30%를 시 조경예산으로 편성한다고 하는 데 우리군 예산으로 대입하면 연간 1.000억원 정도를 쓴다는 이야기인 셈인 데. 아마도 우리가 만약 그런 예산을 집행한다면 집나간 사람이 3년만 되면 자기 집을 못 찾을 만큼 아름답게 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면 어떤가? 자기 가게 간판이 잘 안 보인다고 가로수 가지를 몽당비자루처럼 잘라내는가 하면 자기 논에 그늘진다고 돈 들여 심은 가로수 밑동에 제초제를 들이붓고 껍질을 싹둑 도려내어 말라죽게 하는 사람들도 있다. 비단 주민들뿐만이 아니고 행정은 어떤가? 함양 땅에서는 구경도 할 수 없는 외지산 발파석으로 조경공사를 함으로써 자연과의 부조화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가 하면 심은 뒤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지주목에 감긴 채 말라죽는 가로수가 있어도 몇 년째 그대로 방치된 곳도 있다. 도시조경이니 미관이니 하는 말을 하면 먹고 살기도 힘든 판에 무슨 조경이냐고 대놓고 힐난할 사람도 많을 것이고. 조경보다는 복지나 농업부문에 대한 투자가 우선이라고 할 분들도 많을 것이다. 조경과 도시경관 재창조에 대한 우리 인식의 한 단면이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조경에 대한 획기적인 투자가 없이는 가보고 싶은 명소의 반열에 함양을 올려놓을 수 없고. 가보고 싶은 곳으로 만들지 않으면 관광함양의 미래도 없다는 점을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제조업의 평균 이익률은 관광서비스산업 이익률의 1/10 수준이다. 말로만 굴뚝 없는 산업인 관광 진흥을 외칠 것이 아니라 우선 함양을 가보고 싶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범군민적 인식의 토대 위에서 중장기 실천적 대안을 만들고 꾸준히 추진하는 일이 관광 함양의 첫걸음인 동시 지름길임을 알아야 하겠다. 최근에 군 도시환경과에서 상림 주변의 조경석 쌓기를 다시하고. 흉한 시멘트 담장에 돌 쌓은 모양새의 페인트칠을 하고나니 거리 미관이 훨씬 편안하고 부드러워 진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그런 신선한 아이디어로 도시미관을 아름답게 꾸미고. 상림주변의 환경을 정비하는 공무원들의 생각과 노력에 큰 감사를 드리고 싶다. 군민 모두가 내 집 담장과 베란다에 나무 한그루 꽃 한포기 더 심고. 한 잔 먹고는 세상 살기 더럽다고 애꿎은 가로수에 분풀이 하지 말고. 논 밭가 버려진 농약빈병 과자봉지 하나라도 줍고 버리지 않는 일이 함양사랑이고. 세계인들에게 가고 싶은 곳 함양을 만드는 일의 시작임을 알아야 한다. 새 군수와 관계 공무원들도 모든 공사에 경관 디자인 요소를 고려하여 설계 시공하는 한편. 건축 조례에 경관관리 조항을 강화하고 최우선적으로 아름다운 고장으로의 이미지 개선에 효과가 큰 조경사업에 지속적이고 큰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