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남도의원 문정섭비포장 좁은 국도 지방 도로 옆에 살던 분들을 대부분 자동차와 관련한 추억이 있고 특히 차치기에 대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옛날 비포장도로는 굴곡이 심하고 오르막 내리막길의 구배가 심하였을 뿐 아니라 차량의 속도 또한 느렸다. 서해안이나 전라도 지방에서는 보해술과 나주배 가오리 쌀 등이 국도 26호선을 따라 경남지방으로 운송되었고 경남지역에서 전라도 지방으로 운송되는 물품은 사과를 비롯한 해산물 중 갈치 등이 정기화물이나 화물차로 운송이 되었다.이때 가끔 달리는 차량에서 먹을 것을 절취하여 마을 잔치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차치기를 계획하는 날은 주로 야간을 이용하고. 차량의 속도가 느리고. 기아변속을 하는 오르막 지점 도로 밑에 숨어 있다가 차량이 지나가는 순간 날쌔게 차량 뒤에 올라타서 작업을 하게 된다. 가끔은 차량 조수들이 마을을 지날 때 손전등으로 차량 위를 살피는 경우도 있었지만 절취를 하는 순간은 불과 몇 초 안되는 눈 깜짝할 사이에 이뤄지기 마련이다. 함양군 함양읍 죽림리 내곡에 살던 몇몇 친구들은 정기 화물에서 벽지를 절취. 당시만 해도 신문지나 문종이로 발라 놓았던 방안을 깨끗하게 도배한 경우도 있었다.운 좋은 날 생선이나 과일 등 먹을 것을 절취한 경우 마을 주민들이 회식을 하게되는 경우도 있지만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아랫마을 친구들 7명이 정기화물 차량에 올라 도계 함양읍 죽림리 팔령재까지 가면서 미끄러져 떨어진 물건은 다름 아닌 상하수도 배관용 이음새를 연결하는 쇠였다고 한다. 이러한 쇠붙이 이음새가 농촌에 필요가 없는지라 친구들은 밤새 이를 운반 함양읍 죽림리 내곡 마을 언보 주변 냇물가에 묻었다고 한다.그런데 문제는 그 후 함양읍 삼산리 뇌산마을 주민들이 비포장도로 부역을 하기 위해 자갈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쇠붙이가 발견되어 관내 난평 파출소에 신고하게 되었고 이를 조사한 결과 친구 7명이 몽땅 특수 절도죄로 거창 경찰서 유치장에 15일간 수감이 되었다.당시 필자는 그들을 면회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마침 고향 마을 출신이 거창경찰서 형사과장으로 재직하고 있어 무사히 빠져 나오긴 했다.그 이후 차치기가 서서히 없어졌고 77년 국도가 포장되면서 차치기란 말도 옛 이야기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