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도의원 문정섭필자의 어린 시절에는 간식거리라고는 없었고 또 배고픔을 해결하려해도 용돈이 없었기 때문에 친구들이 모여 가끔씩 먹을 것을 해결하기 위해 서리를 했다.서리의 종류엔 닭이나 토끼 외에도 나무 위에 메달아 놓은 감 홍시나 새끼줄에 매달아 놓은 곶감. 사과와 수박서리도 있었고 남의 집 제사음식이나 싱거운 무. 김치도 대상이 되었다.닭과 토끼는 기 설명을 하여 생략하고 감나무 위에 높게 달아놓은 감 홍시는 보통 대바구니에 가뜩 넣어 짚에 싸서 나무 위에 매달아 놓는다. 곶감은 12개씩 끼워 새끼줄에 촘촘히 걸어 놓는데 칼이나 낫으로 제일 밑 새끼줄을 끊고 중앙에 양손을 벌리고 있으면 곶감 꼬치가 고스란히 팔꿈치 안에 떨어진다. 이때 곶감 꼬치가 자칫 비스듬히 발등 위에라도 떨어지면 발을 다칠 염려가 있어 조심해야했다.사과나. 배. 과수원 등에 침입할 때는 미리 울타리가 허술한 구멍을 봐 두었다가 이곳을 낮은 포복으로 넘나들어야 하는데 잘 익고 맛있는 나무나 따기 좋은 곶은 사전에 정보를 알아 두는 게 성공률이 높다. 수박은 야간에 잘 익은 놈을 고르려면 무거운 것은 익지 않은 것이고 양손으로 수박을 놀려 보면 짝하며 소리가 나는 것은 익은 것이다. 잘 익지 않은 수박은 고생만 하고 허탕을 치는 경우가 있다.이외에도 제사음식과 결혼이나 상을 당했을 때도 돼지고기 등을 몰래 서리하는 경우도 있었다. 마을 친구들이 모여서 서리 계획을 할 때는 보통 친구들 집을 택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는 적당량만 가져와 서리를 당한 주인도 자기 가족이나 자녀들이 갔다먹은 것으로 생각하고 알면서도 슬그머니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곶감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변비가 생기는 경우가 있어 조심해야하는데 몽땅 먹고 나면 부작용도 크다. 수박밭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생물이라 남의 손을 타는 경우 밭 전체가 망한다는 전설이 있어 수박 한 두개 서리하고 밭떼기 통째로 변상해 주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요즘은 농촌 지역 경우 아이들도 없고 수박 같은 과일은 하우스단지로 하고 있어 서리의 염려는 없다. 닭과 토끼. 곶감이나 과일 서리도 이제는 사라져 간 우리의 옛 모습이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