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정교회 조한우 목사대부분의 선거가 그랬었던 것처럼 이번 선거도 역시 ‘바람선거’였다. 정부에서는 천안함 사건을 이용해서 ‘안보장사’라고 불리는 ‘북풍’을 일으켰다. 선거운동이 시작되던 바로 그 날 대통령의 천안함 사건에 대한 담화문이 발표되었고. 13년 전부터 간첩활동을 했다는 여간첩이 하필이면 이 선거기간에 맞추어 딱 잡혔으니 정부의 ‘북풍전략’은 제대로 먹히는 듯 했다. 정부는 연일 천안함 사태를 대서특필하면서 국가 안보에 큰 구멍이 나 있는 것처럼 국민들을 닦달해댔다. 국민들은 숙제 검사나 위생검사를 당하는 초등학생처럼 ‘북풍’ 앞에서 모두가 다 기가 죽어있었다. 정부는 자신들의 ‘북풍’에 한껏 고무되어 있었고. 우리들이 보기에 그들은 신바람이 나 있는 골목대장 같았다. 그 바람에 남북관계는 또 다시 70년대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았지만.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에게 있어서는 그렇게 해서라도 자신들의 입지를 굳힐 수만 있다면 경직되는 남북관계쯤은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한편 이에 맞선 ‘노풍’이라는 것도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가 이번 선거 기간과 맞물리면서 일각에서는 ‘북풍’에 맞서는 최고의 대안으로 ‘노풍’을 선택했던 것이다. 수만 명이 다시 길거리로 나왔고 ‘바보 대통령 노무현’을 추모했다. 그들은 나름대로 진보성향의 젊은 층을 다시 한 자리에 결집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여러 날 비가 오고 일기가 불순했지만. ‘북풍’에 맞선 ‘노풍’은 만만치가 않았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애써 ‘노풍’을 과소평가하면서 오히려 정면 돌파를 시도했었다. ‘산 권력’에 대한 ‘죽은 권력’의 몸짓은 힘겨워 보이기까지도 했지만. 그래도 ‘노풍’은 무시할 수 없는 경계의 대상이 아닐 수 없었다.그런 와중에 후보자들의 ‘허풍’ 또한 만만치가 않았다. 정치인들이 다 그렇듯이 그들의 입에서 쏟아내는 것들은 대부분이 다 ‘허풍’에 지나지 않는 것들이었다. 정치인들은 국민들을 기만하는데 이력이 나 있는 사람들 같았다. 국민들은 정치인들의 ‘허풍’에 기가 질려서 더 이상 후보자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려고도 하지 않았다. 선거기간동안 길거리마다 후보자들의 거리 유세가 계속되었다. 수많은 트럭들은 후보자들을 알리는 광고탑을 싣고서 거리를 누볐으며. 심지어 대형 버스를 수십 대씩이나 동원을 해서 버스 전체를 자신들의 얼굴로 도배를 하고 다닌 후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이들의 호소는 ‘허풍’에 지나지 않았다. ‘북풍’과 ‘노풍’. 그리고 후보자들의 ‘허풍’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거의 절반에 가까운 유권자들은 선거 당일에 그들 나름대로의 ‘소풍’을 즐기고 있었다. 가까운 직장동료들끼리의 회식과 야유회를 가졌고. 농촌에서는 바쁜 일손을 핑계삼아서 아예 투표장을 찾지도 않았던 것이다. 나중에 나온 얘기지만. 집권당에서는 그동안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보도되었던 여론조사 결과가 오히려 선거를 포기하게 만든 것이 아니었느냐는 푸념도 있었지만. 어쨌든 절반에 가까운 유권자들은 ‘소풍’을 즐겼다는 사실에 우리들은 할 말이 없다.그러나 이제 와서 한탄하고 후회한들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국민들의 표심을 놓쳐버린 정부는 말 할 것도 없고. 반사이익을 얻은 야당도 너무 좋아할 일도 못될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선거는 계속되어야 할 것인데. 그때마다 이와 같은 바람선거가 계속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크게 기대할 바가 못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그동안 우리들이 수십 년 동안 겪어왔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의 욕심으로 인해서 떠벌여지고 있는 ‘북풍’도 우리 국민들이 보기엔 얼마나 유치해 보였던지 그저 코웃음으로 받아넘기지 않았던가? 너무나 인간적이고 정이 많았던 대통령으로 모든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제는 우리가 고이 보내드려야 할 때가 되지 않았겠는가? 정치인들의 말이라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못할 정도가 되었으니 이제는 정치인들의 ‘허풍’도 거둘 때가 되었다. 그렇게 자신 만만했던 정치인들도 국민들의 표심에 두려움을 가져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그들의 들러리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 몰라!’라하고 소풍이나 떠나는 무책임한 사람들이 되어서도 안 된다. 2010년 지방선거가 끝이 났다. 이제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때이다. 신선한 새 바람이 바로 당신에게서 일어나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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