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산책6월 5일부터 25일까지 함양예술마을 갤러리 <다>에서 전시# 함양군 안의 출신 화가 백혜주 초대전이 6월5일부터 25일까지 함양예술마을에서 열린다. 백혜주는 신라대학교 미술학과를 거쳐 이 학교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현재 신라대학교 강사로 재직중이다. 백혜주는 야생화를 즐겨 화폭에 담는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을 미리 감상했는데 이름도 참. 희한하다. 작가는 장지 위에 분채로 <닭의 장풀>을 그리고 있다. 분채(粉彩)란 도자기(陶瓷器) 등에 그린 그림의 연하고 고운 빛깔을 의미한다.백혜주의 그림 <닭의 장풀>을 감상해보자. 이른 아침 아침이슬에 젖은 채로 함초로이 피어난 닭의 장풀. 꽃봉오리가 마치 한 마리 나비처럼 허공에 나부낀다. 그림을 보노라니 장자의 호접지몽 (胡蝶之夢)이 떠오른다.호접지몽은 ‘물아(物我)의 구별을 잊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로. 장자(莊子)가 꿈에 나비가 되어 즐기는데. 나비가 장자인지 장자가 나비인지 분간하지 못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 백혜주닭의 장풀을 일명 달개비라고도 부른다. 7∼8월 꽃자루 끝에 파란색 꽃이 핀다. 꽃잎은 3장으로 위쪽의 2장은 크고 둥글며 파란색을 띠지만 아래쪽의 1장은 작고 흰색을 띤다. 6개의 수술 중 3개만 꽃밥이 있다. 전국 각처 길가나 빈터의 습기가 있는 곳에서 자라는 1년초이다. 달개비는 포라 불리는 두 장으로 접힌 잎 속에서 피어 겨우 반나절 이승에서 살다가 죽는다. 달개비의 개화시기는 매우 짧다. 아침 일찍 핀 꽃은 오전이 다 가기 전에 꽃잎을 닫아 버린다. 꽃이 지기 시작하면 꽃가운데로 튀어나와 있는 수술들이 안쪽으로 굽어든다. 그렇게 살려면 뭣땜에 태어났을까? 괜히 이 꽃을 보노라면 마음이 망망해진다. <만엽집>에 등장하는 달개비 시를 암송하며 백혜주 그림을 감상하면 그 즐거움이 배가 되리라.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지는 달개비처럼허무하게 사라지는 것이 사랑이어라" 백혜주 그림 <닭의 장풀>을 더욱 흥미롭게 감상하려면 이나가키 히데히로의 <풀들의 전략>(도솔 오두막 펴냄)을 일독하시라. 이 책 95쪽에 달개비의 생태와 속성에 대해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갤러리 다 (055)962-7858. 구본갑|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