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보림사 전경. 춘원 이광수의 육바라밀 시비가 있다.구본갑의 지리산 여행기 40 5월 21일(음력 4월 8일) 부처님 오신 날 기념 특별취재 함양 寶林寺 미륵불상. 엄청난 치유효과 있다네! 보림사는 대한불교조계종 해인사(海印寺) 말사. 부처님 오신 날. 오전 10시 보림사에 가면 부처님 탄신을 축하하는 <봉축 법요식>이 있다. 보림사 수인 스님은 “부디 이 의식에 동참. 지혜의 등불을 밝혀 무상정각(無上正覺=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부처의 깨달음. 무상보리)을 이루고 바라는 모든 소원을 성취하시라” 권한다. 보림사에 가거들랑 무상정각만 이루시지 마시고 보림사 명물 천왕봉 김치 맛도 보시고 아픈 이 계시면 미륵전 미륵불상 약침 한 대도 맞고 오시길. 옴마니반에홈!  백분애 할머니 딸 눈 뜬 사연옛 용산사 절터에서 생긴 기적# “오메. 증말 장관이구먼! 성심병원(함양읍 소재)부터 동문 4거리 지나 군청까정 연등(燃燈)들이 가득 차 있네 글쎄. 아이고 보기 좋아라. 번뇌와 무지로 가득 찬 이 무명(無明)세계에 부처님 내뿜는 불빛이 길거리에 넘실넘실. 좋다좋다. 저 연등 바라보이끼네 마. 덩실덩실 춤추고 싶다. 부처님 오신 날. 며칠 남았노? (손가락으로 헤아리며) 딱 육일 남았구먼. 뭐라? 부처님 땜에 큰 복 받은 이야기 해 달라? 어디보자. 무슨 이야기를 해주코? 그라끼네…지금으로부터 약 55년전 일이구먼 그려. 55년 전에 내가(백분애=함양읍 거주. 77세)말이다. 바로 저기 성심병원 길 건너 함중(함양중학교) 가는 길목. 초가집에 이사를 옹기라. 말이 오두막집이지 워낙 코딱지만한 거라 어디 집이라 할 수 있나. 그래도 우짜겠노. 비바람 막아 주고 불쏘시개 넣어 밥 지어 먹을 아궁이가 있응케. 집은 집이지. 이사를 오봉께. 초가집 마당에 남산만한 돌덩이가 하나 있더구먼. 그 바우 치울라 캐도 워낙 돌덩이가 큰 지라 치울 엄두를 못 부리겠데. 그래서 그냥 그대로 놔 둥기라. 함양 노인들이 새댁. 살고 있는 집은 옛날 용산사 절터 였소라 카더구먼. 그래서 불상이 있었등 기라.어느 날 아마 동지(冬至) 지나선갑다. 우리 집 까날라(갓난 애=임명옥) 눈까리 본께. 글쎄 눈을 안 뜨는 기라. 내일이면 뜨겠지 그냥 놔두었더니 그 담날도 눈 안 뜨고. 울지도 않고. 눈을 보니 눈꼽도 안 끼고 영락없는 봉사 잉기라. 그때 동네 할매가 우리 까날라를 지켜보고 우짜겠노! 내가 보이 마. 까날라 몸에 귀신이 들어온 것 같다. 내가 용한 점사 소개시켜 주쿠마. 그 점사. 귀신 잘 쫓아내기로 소문난 사람잉께로 그 곳에 한번 가 봐라. 해서 그 점사를 찾았지. 그 점사 까날라 얼굴을 한참동안 쳐다보다가 까날라 조모님 존함이 뭔교? 내가 이름 석자를 불러 줬지.점사는 조모를 초혼강신(招魂降神)하는데. 한참 후 후유? 한숨을 내쉬더니만 조모 목소리를 내는 거라. 네 이 못된 것들. 집에 존귀하신 미륵부처님이 계신데. 집구석에 그래. 걸레 조각 한 장 없단 말이냐? 에이 구정물에 얼굴 쳐 박아 죽을 것들아. 부처님 몸에 새똥이 붙어 있어도 어찌 나 몰라라 그러느냐? 잠시 후 할머니 혼이 빠져나갔는지 점사가 후유? 한숨을 또 내쉬며 나보고 하는 말이 조모께서 하신 말 들었지요? 그래서 내가 연신 합장하며 예 예 알아듣고 말고요. 점사가 부적 두 장을 그려주더구먼. 부적을 주며 이런 설명을 하더라고. 알라(아기)가 눈을 못 뜨는 것은 다름 아니라 새댁한테 삼재가 들어 와 그런거라. 새댁. 이건 삼재를 막기 위해 만든 부적이라네.(삼재란 불길한 운성(隕星)의 하나로 사람이 출생하여 9년마다 든다고 하며. 삼재가 드는 첫 해를 들삼재. 2년째를 묵삼재. 3년째를 날삼재라 한다)이 부적을 알라 대갈빡(머리)에 붙여놓고 또 한 장은 집에 계신 미륵부처 머리에 붙어 놓으소. 부적을 본께 삼두매(三頭鷹)가 그려져 있더구먼(그 부적엔 ‘神鷹化蔿三頭出南海中三災消滅逐鬼符/신응화위삼두출남해중삼재소멸축귀부’라는 한자가 적혀 있었다. 삼두매는 머리가 3개 달린 매를 말한다. 이 매는 용맹스런 새로 역신을 퇴치한다)점사가 준 부적을 알라 머리빡에 부처님 머리 위에 붙어놓고 장에 가 나물 사와서 정성껏 나물 무치고 새 밥 짓고 정한수 준비해 부처님 전에 올렸더니만 아이고. 거짓말처럼 우리 알라가 눈을 쓱 뜨는거라. 우리 시어무이캉 나는 이 희귀한 장면을 지켜보고선 두 손이 닳듯 부처님한테 안 빌었나. <부처님 약사여래불 부처님 인자마 우리 집에 절대 우환이 없게 해주시옵서>"  # “우리 집 마당에 있는 부처님을 사람들은 미륵부처님(함양용산사지석조여래입상)이라카데. 미륵이 뭐꼬?”기자가 답했다. “미륵보살(彌勒菩薩)이라 하지요. 불교에서 말하길 다음 세상에 나타날 것으로 믿는 부처이지요.”“우짜든동 나는 점사가 시킨대로 아침마다 깨끗한 물 떠서 부처님 몸을 정성껏 닦아주며 우리 집에 화근이 없게 해주시옵소서 발원하고 기도했지. 그러다가 세월이 흘러 아마 88 올림픽 때였을 거라. 우리 집 미륵보살이 영험하다는 소문을 듣고 조선팔도 허깨비 브로커 놈들이 이 보살 팔아라 하며 우리 집 앞에 장사진을 친기라. 충북 청원 산다는 채가란 놈은 아예. 함양에 여관방 잡아 놓고 허구헌날 찾아와 제발 미륵부처 팔아라 해싸면서 지랄발광 부리는 기라…내가 물었지. 당최 이 부처 가져가서 뭐 할라고 그라요? 예. 모 재벌 정원에 모셔놓기 위해서 입니다. 에이라 썩어 문드러질 호랑말코 같으니라구. 내가 연탄집게 팍 던지며 이 못된 천하 망조야. 이 신성한 부처님을 그래. 부잣집 정원에 어쩌고 저째 다시는 내 집 앞에 얼씬거리지 마라고 고함을 쳐댔지. 이 사람말고 많은 사람이 이 부처를 탐내 함양 땅에서 오래간 죽쳤지.그러다 우리 집이 도시계획에 의해 헐리게 되었지. 부처님을 어디다 모셔야 하나 고민고민 하다가 함양읍 상동 보림사에 모시기로 했지. 보림사와 특별한 인연은 없어. 아무래도 내가 늘그막에 거동도 못할 거고 해서 내 집 가까이 있는 보림사에 모셔 놔야 내가 자주 그곳에 가 기도할 거 아이가. 그래서 보림사에 모셨지”팔품행(八品行) 보살 백분애 할머니(불명 능인행)은 새벽 4시면 어김없이 보림사 미륵전에 와 기도를 한다.  ▲ “대자대비 관세음보살” 팔품행 보살 백분애 할머니가 새벽예불을 올리고 있다.천불탱화 보며 3배 절하면 3000배 한 거나 마찬가지# 함양군 함양읍 상동에 가면 해인사 보림사가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인 해인사(海印寺) 말사(末寺)로서 1912년에 벽송사 김동운 주지가 건립하였다. 1970년 조영산 화상이 부임하여 지금의 이름으로 개칭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 절 미륵전에 그 옛날. 백할머니 딸 (임명옥) 눈을 뜨게 한 미륵보살이 있다.5월21일(음력 4월 8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다. <주간함양> 지리산투데이팀은 이 날을 맞이 하여 백분애 할머니 관련 용산사터 미륵입상과 보림사 내 천불탱화. 지장보살탱화. 범종 등에 깃든 의미를 취재해보기로 했다. 보림사 미륵전. 여강(如江) 이창구 함양예총회장이 횡서로 쓴 현판이 보인다. 미륵전은 미륵부처님께서 불국토 용화세계에서 중생을 교화하는 것을 상징화한 법당이다. 불교학자 김현준(한국 정신문화원 부편수관)에 따르면 “미륵전은 먼 미래의 새로운 부처님 세계에서 함께 성불하자는 것을 다짐하는 참회와 발원의 장소이다. 이 법당 안에는 도솔천에서 설법하며 내세에 성불하여 중생을 교화할 미륵보살을 봉안하거나 용화세계에서 중생을 교화하게 될 미륵불을 봉안한다”나는 보림사 미륵전에 숨겨진 비밀코드를 알고 싶어 주지 수인 스님을 애써 찾았다. 스님은 “허허 스님헌테 갈차(가르쳐) 달라카면 부정 입학생인데? 스스로 공부해 보림사 경내 속에 깃든 화두를 알아 맞차야지 쯧쯧. 뭐라꼬? 부처님 오신 날 보림사 찾는 불자들을 위한 가이드 되어 달라. 나 더러? 그참 말 되네. 보림사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몬! 보림사는 전부 도솔천과 관련이 있는 건축물로 이루어져 있다네. 도솔천이 뭐냐? 미륵의 제1 정토인데. 의역하면 지족천(知足天)이라고 부르지. 불교의 우주관에 따르면 세계의 중심은 수미산(須彌山)일쎄. 그 꼭대기에서 12만 유순(由旬:고대 인도의 거리 단위로 소달구지가 하루에 갈 수 있는 거리. 11~15㎞라는 설이 있음) 위에 도솔천이 있다 하네"도솔천은 불교에서 말하는 욕계(欲界) 6천(六天) 중의 제 4천.이곳은 장차 부처가 될 보살이 사는 곳이라고 하며. 석가도 현세에 태어나기 이전에 이 도솔천에서 머물며 수행했다고 전해진다. “도솔천은 내원(內院)과 외원(外院)으로 구별되어 있지. 내원에선 미래불 미륵보살(彌勒菩薩)이 설법하고 있지. 외원에서는 수많은 천인(天人)들이 오욕(五欲)을 충족시키며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네. 그렇다면 도솔천은 어떤 풍광을 가진 곳이냐? 그곳엔 7보(七寶)와 광명(光明) 등으로 장엄하게 장식되어 있으며. 십선(十善)과 사홍서원(四弘誓願)을 설하는 음악이 끝없이 흘러나오고 있지. 자. 나중 자네가 보림사 경내를 순례하다 보면 경내 곳곳에 도솔천 속 등장인물 건축물을 구경할 수 있을 걸세. 대웅전 내원궁. 미륵전에 미륵보살. 뜨락에서 육바리밀 등이 바로 그것일쎄.자. 그럼 우리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해 특별여행 도솔천 구경이나 한번 해 볼까나? 맨 처음 미륵보살부터 찾아보세"▲ 대웅전 천불탱화. 지혜의 밝은 빛이 모든 중생에게 두루 비추어 위없는 힘을 얻게 해 주는 대세지보살 등 1000분의 부처가 그려져 있다.미륵부처님께 절할 때 무엇을 서원해야 하나요?# 보림사 미륵보살. 불상의 얼굴은 심하게 훼손되어 제 모습을 알아보기가 어렵다.그러나 머리 위에 표현된 상투 모양과 목에는 삼도가 선명하다. 삼도란 불상의 목에 가로로 표현된 세 줄기 주름을 말한다. 삼도란 생사(生死)를 윤회하는 인과(因果)를 나타내며 혹도(惑道) 또는 번뇌도(煩惱道)·업도(業道)·고도(苦道)를 의미하는데. 이를 불상에서는 목에 세 개의 선을 음각하는 형식으로 나타냈다.좁고 경사 진 어깨에는 법의(法衣 : 중이 입는 가사나 장삼 따위의 옷)를 통견(通肩 : 어깨에 걸침)으로 걸쳤는데 착의법이 매우 특이하다.양어깨에서 흘러내린 옷자락은 가슴 밑으로 길게 늘어져 배 앞에서 완만한 곡선의 U형 주름을 형성하여. 군의(裙衣:下裙)가 보이는 발목까지 흘러내리고 있다.배에서 시작되는 U형 주름 가장 상부에는 왼쪽 어깨에서 내려온 옷자락이 U형 주름 속으로 들어가 있어 먼저 걸쳐진 것을 알 수 있다. 오른쪽 어깨에서 내려온 자락은 밖으로부터 속으로 넘어간 것으로 표현되었다.이 자락 밑으로 오른손을 길게 내려뜨리고 있다.오른손은 엄지손가락은 보이지 않고 중지와 약지를 구부렸는데 옷자락인지 무엇을 잡고 있는 형상이다. 왼손은 손가락을 편 채 가슴까지 들어 올리고 있다.  - 수인 스님. 우리는 미륵부처님께 절을 하면서 무엇을 서원해야 하나요?“원효대사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네. 첫째 참회하라. 자비하신 미륵의 이름을 부르며 공경하는 마음으로 과거에 지은 온갖 허물을 참회하라. 둘째. 미륵이 지니고 있는 높은 덕을 우러러 사모하라. 셋째 탑을 쓸고 향과 꽃 등을 공양하라. 어떤가. 한편의 드라마가 아닌가? 미륵전에 들어와서 마음을 참회한 다음 미륵께서 사시는 도솔천으로 들어간다. 그 다음 향기나는 꽃그늘 아래에서 머문다. 이 얼마나 멋진 풀코스 웰빙여행인가?  ▲ 미륵전 미륵보살. 내세에서 성불. 사바세계(世界)에 나타나 중생들을 제도한다. 도솔천으로 향한 멋진 여행은 계속 된다. 명 가이드 수인 스님과 함께 도솔천 그 깊은 곳으로 탐험해 보자. 보림사 대웅전에 적멸보궁과 내원궁이 있다. 적멸보궁이란 법당 내에 부처의 불상을 모시는 대신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있는 법당으로 바깥이나 뒷쪽에는 사리탑을 봉안하고 있거나 계단을 설치한 걸 말한다. 그런데. 보림사 적멸보궁은 계단이 아닌 대웅전에 설치되어 있어 이색적이다. 적멸보궁 위에 내원궁이 있다. 내원궁은 앞서 열거한 대로 도솔천 랜드마크(상징물)로서 미륵보살이 설법하는 곳을 말한다.미륵보살은 이 내원궁에 거처하면서 석가의 교화를 받지 못한 중생을 위하여 설법을 하고. 남섬부주(南贍部州)에 하생(下生)하여 성불(成佛)할 시기를 기다린다고 한다. 내원궁 좌우후면에 1000분의 부처님이 계신다. 이름하여 천불탱화.수인 스님 해설을 들어보자. “천불탱화는 불교의 다불사상에 근거하여 1000불(佛). 3000불 그림으로 표현한 불화를 말함일쎄”천불탱화를 달리 천불회도(千佛會圖)라고도 한다. 천불회도는 대승불교의 다불사상(多佛思想)에서 이미 성불한 과거천불. 현겁(現劫) 중에 성불하는 현재천불. 미래의 성수(星宿) 중에 성불하는 미래천불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과거·현재·미래의 삼천불을 모두 표현하거나 각각 천불만을 그리기도 하는데. 대개 현재 천불을 조성한 예가 대부분이다.천불회도 속에 현겁천불이 계신다. 현겁(賢劫)은 불교에서 시간의 개념으로. 세상이 개벽하여 다시 개벽할 때까지의 기간을 이른다. 불경에 따르면 현겁에 구류손불·구나함모니불·가섭불·석가모니불 등 1.000명의 부처가 나타나 중생을 제도한다고 한다.   - 수인 스님. 다불사상이란 무엇을 말하나요?“쉽게 풀이하면 이 세상에는 무한한 부처가 존재한다는 거지. 과거. 현재. 미래. 즉 삼겁(三劫)을 통해 무수한 부처가 존재하지. 달리 설명하면 어느 누구나 다 부처가 될 수 있다.우주의 모든 시공에 부처가 존재한다는 것이 다불 사상의 요체일쎄"  보림사 천불 모습은 모두 연녹색의 이중 원형광배를 갖추고 결가부좌한 자세에 통견의(通肩衣)의 홍색 불의를 입었다. 언뜻 보면 여래의 모습이 하나의 도상으로 찍어낸 듯 하지만. 자세히 살피면 각기 다양한 수인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녹색과 홍색이 주조를 이루어 은근한 느낌을 주고 있다.수인 스님이 지나가는 말로? “그러니께롱 3배만 하여도 3000배 한 것과 같아 큰 소원을 성취할 수 있지”수인 스님 해설에 나는 합장으로 답했다.  ▲호랑이 꼬리를 놓치지 말라. 화두를 잡아라. 보림사에 가거들랑 도솔천 비밀코드(화두)를 잡아라! 춘원 이광수와 육바라밀(六坡羅密)서예가 은초 선생과 범종각# 보림사 대웅전에 눈여겨볼 불화는 반야용선((般若龍船)과 지장보살탱화. 반야용선이란 사바세계에서 깨달음의 세계인 피안(彼岸)의 극락정토로 중생들을 건네 주는 반야바라밀의 배(船)를 말한다. 수인 스님의 해설. “참된 지혜와 깨달음을 얻은 중생이 극락정토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반야용선을 타고 건너가야 하네”- 여기서 말하는 반야는 무얼 의미하나요?“반야란 모든 미혹을 끊고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 힘. 모든 법을 통달하여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을 뜻하는 바일쎄”이어. 지장보살 탱화를 감상해 보자.“지장보살은 지옥의 고통에서 허덕이는 중생들을 극락세계로 인도해 주기 위해 스스로 부처가 되기를 포기하고 지옥 문전에 있는 보살이라네”따라서 지장보살 탱화에는 지옥 문전을 지키는 호법신이나 심판관들의 모습들이 있다. 녹색 바탕의 머리에 둥근 두광을 지닌 지장보살을 중앙에 큼직하게 표현한 삼존도 형식이다. 지장보살은 왼발은 밑으로 내리고 오른발은 옆으로 굽힌 반가좌 자세를 취하고 바위 위에 걸터앉아서 오른손은 투명한 여의주를 들고. 왼손은 무릎을 짚고 있다.왼쪽에 스님의 모습을 하고 있는 도명존자는 6개의 고리가 달린 길다란 석장을 잡고 있으며 왕의 모습을 하고 있는 무독귀왕은 경전을 담은 상자를 받쳐들고 있다.그 옆에. 염라대왕 저승명부를 보고 있다.  # 우리(수인 스님과 나)는 보림사 대웅전을 빠져 나와 뜨락을 향했다. 본지를 통해 우리와 함께 걷게 될 독자 여러분. 지금부터 보림사 뜨락을 도솔천궁이라고 생각하시길. 도솔천궁 담벽에는 칠보로 이루어진 5백억 그루의 나무가 있다고 한다. 바람이 불어와 이 나무들을 스치게 될 때면 그 흔들림 속에서 나무들이 설법을 한다고 한다. 보림사 뜨락 나무들이 바로 도솔천 나무들이다. 뭐라고 설법을 하시나?“모든 것은 고(苦)요 공(空)이요 무상. 무아라는 것과 육바리밀의 실천에 관해서다”육바라밀(六坡羅密)이란 무엇인가?열반에 이르기 위한 보살의 여섯 가지 수행. 보시. 인욕. 지계. 정진. 선정. 지혜를 말한다. 보림사 뜨락 복판에 춘원(春園) 이광수가 짓고 여강(如江) 이창구가 쓴 육바라밀(六波羅蜜)이 있다. 나는 노트를 꺼내 한자한자 옮겨 적는다.  님에게 아까운 것이 없이/ 무엇이나 바치고 싶은 이 마음/ 거기서 나는 보시를 배웠노라. 님께 보이고자/ 애써 깨끗이 단장하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지계를 배웠노라. 님이 주시는 것이면/ 때림이나 꾸지람이나 기쁘게 받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인욕을 배웠노라. 자나깨나 쉴 사이 없이/ 님을 그리워하고 님 곁으로만 도는 이 마음/거기서 나는 정진을 배웠노라. 천하에 하고많은 사람 중에/오직 님만을 사모하는 이 마음/거기서 나는 선정을 배웠노라. 내가 님의 품에 안길 때/ 기쁨도 슬픔도 임과 나와의 존재도 잊을 때/거기서 나는 지혜를 배웠노라. 이제 알았노라! 님은 이 몸께 바라밀을 가르치려고 짐짓 애인의 몸을 나투신 부처님이시라고.   # 에밀레종 명문(銘文) 중에 일승원음(一乘圓音)이 있다. 나는 집안에 우환이 있어. 마음 심란할 때 이 글을 자주 읽는다. “대저. 지극한 도는 형상 밖의 모든 것을 포함하는지라. 보아도 능히 그 근원을 보지 못하고 대음은 천지를 진동하는지라. 들어도 능히 그 소리를 듣지 못하는도다. 이러한 까닭에 가설을 세워 삼진의 오묘한 이치를 보게 하고 신종을 내어 달아 일승원음을 깨닫게 하노라. 그 소리 마치 용이 우는 듯하여 저 묏부리에까지 미치나니 이 소리 알아듣는 이로 하여금 복을 누려 신(神)에 들게 하고 모든 사람 건져 다같이 깨달음의 길에 오르게 하네”나는 지금 보림사 범종각 앞에 서 있다. 많은 함양 사람들은 보림사 범종을 추억하리라. <군민의 종>이 조성되기 전 새해가 되면 보림사 범종소리가 함양 새해를 열었다 한다. 아풀싸! 부처님의 사자후를 들으며 새해를 맞이하다니! 가히 함양은 축복받은 땅이 아닐 수 없다. 보림사 범종각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현판이다. 불세출의 서예가 은초((隱樵) 정명수 선생께서 글씨를 썼다. 진주 사람 은초 선생은 추사파 대가 성파 하동주 선생 문하에서 서예를 사사했고 이후 진주성 촉석루의 남장대 서장대. 해인사 해탈문 주련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은초는 2001년 1월 향년 92세의 나이로 숨을 거둘 때까지. 포은 정몽주 선생의 숨결이 밴 비봉루에서 후학을 지도하며 고고한 학같은 기풍으로 진주를 지켰다. 도솔천(보림사) 초특급 웰빙 여행을 마칠 즈음. 나는 뜬금 없이 수인 스님께 “끝으로 사찰여행의 백미는 사찰 음식 아닙니까? 보림사 스페셜 메뉴는 뭔가요?”라고 물었다. 스님은 앞뒤 재지 않고 대번에 “김치지 뭐야! 우리 보림사 김치. 일명 천왕봉 김치. 순천 선암사 수제차 보다 몇 배 뛰어 나요. 왜냐? 나중에 내가 보여주겠네만 물이 죽여줘. 아마 국내 최고 천연 암반수일 거라. 그 물로 헹구고 씻고 해서 만든 김치라 그냥 김치가 아이라 약(藥) 김치야 약김치”라고 답한다. 보림사 대웅전은 정남향을 하고 있다. 대웅전은 지리산 천왕봉과 마주 하고 있어서 법당 문을 열면 석가모니부처님이 천왕봉을 바라보고 앉아 있는 형상이다. 이 좋은 터 지하에는 필히 맑고 청아한 물이 흐르는 법. 나는 다짜고짜 공양주보살한테 김치 한 점 맛보게 해 달라 채근했다. ▲ 지리산 천왕봉 기운이 들어있는 보림사 김치.보림사 김치맛? 오리지널 불교식으로 표현하면 “心香一炷起雲峰 直下淸明透碧空(심향일주기운봉 직하청명투벽공=심향 하나를 피워(천왕봉 김치 한 조각 베어먹으니) 구름 봉우리를 일으키네(그 기막힌 맛에 도취되었도다)”불량소년 속어로 풀이하면 <뿅 가는 김치>로다!5월21일 부처님 오신 날. 오전 10시 보림사에 가면 부처님 탄신을 축하하는 <봉축 법요식>이 있다. 수인 스님은 “부디 이 의식에 동참. 지혜의 등불을 밝혀 무상정각(無上正覺=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부처의 깨달음. 무상보리)을 이루고 바라는 모든 소원을 성취하시라” 권한다. 불자들이여. 보림사에 가거들랑 무상정각만 이루시지 마시고 보림사 명물 김치 맛도 보시고 아픈 이 계시면 미륵전 미륵불상 의사 슨상(선생)님한테 약침 한 대도 팍 맞고 오시길 앙망하나이다. 옴마니반에홈!합장(合掌).  본지칼럼니스트 busan707@naver.com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