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은 자연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도덕경'에 따르면 “인간의 법은 땅이고 땅의 법은 하늘이며 하늘의 법은 도이며 도는 자연이다”라고 하였으니 다시 말하면 동양의 양생(養生)법은 철저히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에 순응하는 삶이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자연환경과 그 지역에서의 사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는 삶을 말한다.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로 땅에서는 양기(陽氣)가 위로 올라가고 만물이 움직이고 생장(生長)하는 시기이며 따뜻한 기온이 생물을 키워주는 시기이다. 우리의 몸도 피부가 땀구멍을 열고. 오장육부(五臟六腑)는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시기이다. 봄에 배속되는 장기는 간(肝)으로 꽁꽁 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의 힘처럼 그 기운이 왕성해지는 시기이며. 위장의 적체(積滯)가 비교적 심하여 소화가 잘 안 되고 밥맛이 떨어지기 쉬운 계절이다. 그러므로 봄에는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잠자리에 들며 가벼운 산책을 하면서 겨울 동안 응축되어 있던 기의 순환을 활발하게 해주어야 한다. 또한 음식도 자연과 인체의 생리변화를 이해하여 그에 맞는 것으로 먹어야 한다. 봄철에는 겨울에 따뜻하게 보하면서 기름지고 단 음식을 먹었던 것으로부터 간을 청보(淸補)해야 하고 위장을 잘 통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의 기운을 돕는 신맛의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강해진 간의 기운이 비장을 상하게 할 수 있으므로 단맛을 같이 먹어 비장을 보양해야 하며. 매운 맛으로는 신맛의 수렴하는 성질이 봄의 발산하는 기운을 막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너무 진한 맛의 음식보다는 맑고 담백한 맛의 음식을 먹어야 음식물이 장위(腸胃)에 적체되어 담과 열이 몸 안에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간의 기운을 끓어 올리고 잘 소통하게 해주므로 봄에 상용하여 좋을 식물(食物)로는 죽순. 미나리. 냉이. 시금치. 유채. 무. 배추. 구기자잎. 샐러리. 계란. 돼지고기. 잉어. 참마. 해파리. 바나나. 메밀. 복령. 마. 율무. 연자. 은이버섯. 목이버섯. 우유. 구기자. 황기. 당귀. 인삼. 용안육. 하수오. 방풍. 소엽. 시호. 동물의 간 등이 있다. <봄철의 식단 제안>♠ 미나리돼지고기 볶음 - 같은 돼지고기 요리를 하더라도 미나리와 함께 먹으면 간의 열을 식히고 자양(滋養)하며 보(補할) 수 있다. ♠ 구기자계란찜 - 계란찜을 해먹을 때 불린 구기자를 몇 알씩 넣어 먹는다면 간의 열을 식히고 눈을 밝게 해주며 혈액을 보(補)하는 효능을 얻을 수 있다. ♠ 방풍나물 무침 - 풍(風)을 예방(豫防)한다고 해서 방풍(防風)이란 이름을 얻은 방풍으로 나물을 해먹으면 봄철에 간양(肝陽)이 상승해서 오는 풍(風)을 예방할 수 있으며 임산부의 산후풍도 도울 수 있다. ♠ 냉이메밀전 - 봄철에 수시로 먹으면 몸의 열을 내리고 혈압을 내리며 지방간. 고지혈증 등에 도움을 준다. 특히 냉이는 채소 중의 감초라 불리며 간기를 이롭게 하고 내장을 고르게 하며 피를 맑게 하고 눈을 밝게 해준다. 냉이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봄나물을 함께 넣고 전을 부쳐먹어도 좋을 것이다. 春來不似春이라지만 때아닌 눈발을 맞으며 퇴근을 하려니 백전과 병곡 거리에 만개한 벚꽃들이 그저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