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함양고등학교 기숙형 공립고 운영에 대해 기숙사 운영 실무를 맡고 있는 기숙사 운영부장 전용범 교사를 만나 알아본다. 올해 함양고등학교가 기숙형 공립고를 본격 운영하게 되어 함양군민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학생들이 숙식하게 될 기숙사 시설에 대해 궁금증이 가장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에 신․증축된 기숙사 시설에 대해 간략한 소개 바랍니다.기숙사를 근간으로 한 함양고의 교육활동을 모델로 하여 이번 기숙형 공립고 운영이 정책적으로 실시되는 만큼 우리 함양고도 많은 준비를 해 왔습니다. 기숙학교 운영에서 가장 우선되는 것은 무엇보다 훌륭한 시설이라고 하겠지요. 이번 신․증축 공사에서 가장 중요시 한 것은 학생들이 스트레스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극대화한 주거공간 구성과 학습의 효율성을 더하기 위한 학습공간 구성입니다. 애초의 설계도면을 수차례 수정한 끝에 더욱 편리한 세면장을 만들 수 있었고. 대부분의 기숙사에는 없는 학습실을 만들어 학생들이 한 공간 내에서 이동 없이 학습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렇게 신․증축된 기숙사는 총 세 동으로 성적우수학생 100명을 수용하는 우정학사. 남녀학생을 각각 120여명이 생활하는 연암학사와 고운학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교생의 78.4%가 입사하여 생활하는 세 동의 기숙사를 묶어 ‘다볕동네’라고 칭하고 자치회를 운영하도록 하여 학생들이 능동적인 기숙사생활을 통해 민주의식과 공동체 의식을 기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숙사에는 학생침실과 학습실 외에도 정보검색실. 체력단련실. 동아리실. 보건실. 상담실. 세탁실. 장애인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학생들이 생활하는데 편리함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설이 가능하도록 기초를 닦아주신 함양군민과 함양군장학회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기숙사에 입사하여 생활하는 학생들의 일과는 어떻게 되는지요?6시 30분에 기상하여 20분간 아침산책시간을 갖습니다. 이후 한시간여동안 식사와 등교준비를 끝낸 후 일반적인 학교생활을 합니다. 하교 후 본격적인 기숙사 생활이 시작되는데 학생들은 각각 90분씩 진행되는 자율학습에 3교시까지 참석하되 그 시간동안 학교에서 개설하는 다양한 야간수업을 선택하여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습니다. 취침점호는 자정에 실시하는데. 이후 희망자에 한해 심야자습도 할 수 있습니다. 휴무일에도 기숙사에 머무르며 자습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개설하는 야간수업이 어떤 것인지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함양고만의 특별한 학력향상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야간수업은 학생들의 수준을 최대한 고려한 수준별 맞춤수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기숙형 공립고의 목적이 사교육에 밀려 무색해진 공교육을 살리자는데 있다면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가장 적극적인 대안이 바로 함양군장학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함양고가 실시하고 있는 야간수업입니다. 최상위 그룹의 1:1 체계적 관리를 위한 수월반. 상위그룹을 위한 심화반. 중하위그룹을 위한 보충반을 과목별로 개설하고 있으며. 수강학생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여 TEPS반과 논술반 등 다양한 커리큐럼으로 수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학기부터는 수강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업능력에 대한 인증제를 실시하여 이를 생활기록부에 기록하기로 하였으며.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향상과 적극적인 진로지도를 위해 교사-학생 멘토링제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입시에서 수시모집이나. 입학사정관 선발에서 우리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장점으로 부각될 것입니다. 이는 사교육에서 전혀 기대할 수 없는 공교육만의 강점이라고 하겠지요. 또한 함양고에서는 학력향상팀을 별도로 조직하여 학생들의 성적관리뿐만 아니라. 교원들에게도 인터넷 강의 수강권을 제공하여 교사들의 능력향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기숙사 일과나 야간수업 내용을 들어보니 학생들의 학습환경은 더할 나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헌데 한편으로 우리 학생들이 너무 공부에만 매몰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기숙사 학교는 그저 학생들에게 숙식과 수업만을 제공해서는 안 됩니다. 학생들이 자신들의 모든 일과를 학교에서 보내는 만큼 그들의 시간을 책임져야 합니다. 책임진다는 것은 학생들이 모든 면에서 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인문계 고등학교이다 보니 아무래도 입시에 치중해야만 하는 부담감이 있지만. 우리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지내는 동안 행복하게 생활하고. 그 가운데 폭넓은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며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고심하여 기획하고. 최선을 다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지친 심신을 위해 명상의 시간을 운영하고. 즐거운 집단활동 가운데 특기를 계발해 나가도록 동아리를 활성화하였으며. 유명인사는 물론 우리고장에서 명품을 생산하는 명인을 초청하여 삶의 폭을 넓히는 기회도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독서 및 명화감상토론. 체육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학생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고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기숙사를 중심으로 한 각종 교육활동은 학부모나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효과적이라고 평가할만하겠습니다. 하지만 정작 기숙학교를 운영하는 학교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되겠습니다. 사감으로 지내시면서 느끼는 어려움은 어떤 것이 있나요?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 쉬어야 할 야간시간에 많은 학생들을 관리해야하니 우선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지요.(웃음) 사감을 하면 기본 10kg은 체중이 줄고. 일년내내 입술이 부르터서 지낸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무엇보다 힘든 것은 자녀와도 같은 학생들에게 사감은 누구보다 엄하고 냉정한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는 현실입니다. 이 때문에 사감교사는 학생들이나 학부모들로부터 홀대받는 존재가 되기도 하지요. 참 서글픈 일입니다. 하지만 가족의 품을 떠나 단체생활을 하는 동안 나약해지기 쉬운 학생들이 공동체의 규율을 지키면서 성인으로 성장해 나가도록 독려해야만 하는 것이 사감이기에 학생들에게 온정적일 수 없습니다. 저를 포함한 6명의 사감교사. 3명의 사감보조교사 모두가 저와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함양이 전국최고의 기숙학교로 우뚝 섰으니. 우리 사감교사에 대한 인식도 좀 달라졌으면 합니다. 우리 함양고의 사감은 단순히 지키는 사람이 아닙니다. 학생들의 현재상황을 치밀하게 파악하여 늘 새로운 것을 기획하고 추진하여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감이 단지 지키기만 했더라면 우리학교가 전국최고의 입사율을 자랑하는 기숙학교가 될 수는 없었겠지요.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은?일반기숙사에 입사한 중하위권 220여명 학생들이 대형학습실에서 자습하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진지한지 모릅니다. 상위권학생 못지않게 집중하여.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에서 함양고의 미래를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잘 이어져 간다면 우리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가 더 쉬워질 듯 합니다. 우리는 이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학생들을 독려하기 위해 채찍도 가할 것입니다. 학부모님 입장에서는 서운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노력들은 결국 학생들이 성장해 나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니 우리의 모든 교육활동에 신뢰를 가지고 응원해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