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재화 산들교회 목사2010년이 시작하는 1월1일 신정이 있지만 우리에게는 음력으로 정월 초하루를 지나야 새해가 시작됩니다. 가족을 찾아가고 어르신들께 세배를 드립니다. 그러면서 떡국을 나눠먹고 나이도 한 살 더 먹습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누구나 다 좋아하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어른들의 보호에서 벗어나 자유의지로 자기 인생을 살아가고 싶은 미성년 청춘들에게는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이 행복한 일이 될 것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빨리 나이를 먹어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것이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잘 챙겨야 오는 것임을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답답한 마음에 나이를 먹어 그 시기가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랬던 것 같습니다. 프랑스 소설가 쥘 나르는 나이듦이란 ‘황홀한 축복'이라고 했고. 미국 칼럼니스트 에비게일 트레포드는 나이듦이란 '신선한 충격이고 찬란한 체험'이라고 했습니다. 여러분은 나이듦이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어느 설문조사기관이 나이듦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는데 응답자의 78%가 나이듦에 대해 긍정하는 답변을 했다고 합니다. 자연의 시간에 따라 인생이 무르익는 것이라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생명을 갖고 있는 모든 것은 자연의 시간. 생물학적 시간이 있습니다. 사람도 한 해가 지날수록 생물학적 변화가 일어나고 그로 인해 생각과 마음의 변화도 일어납니다. 그 변화는 그저 시간이 흘러가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일어나는 희로애락의 중첩 속에서 일어납니다.나이듦이란 자연적인 시간의 흐름뿐만 아니라 사람의 변화도 수반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언젠가 40대 초반의 여성들에게 20대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 있던 대부분의 여성들이 돌아가지 않겠다는 말을 하더군요. 지금이 그 시기보다 흔들림이 없는 편안하고 안정적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그 시기로 돌아가고픈 욕망을 품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돌아갈 수 없고 흘러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면 나이듦이란 우리에게 또 하나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나이 들어감에 따라 첩첩이 쌓인 생각과 마음의 겹들이 지금의 나를 움직이고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이 들어 가는 것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나이 들어가는 그 시간을 어떻게 구성하고 보내느냐에 따라 우리 인생의 완료형은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도 있듯이 우리 인생은 ‘지금‘부터입니다. 그래서 나이듦은 황홀한 은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