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라고 기억된다. 어느 날. 선생님이 가훈을 적어 제출하라고 하셔서 무엇을 적을까 고민하다가 성경에 나오는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 -사랑. 희락. 화평.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 - 중 하나를 택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마음에 가장 와 닫는 ‘충성’을 적어 제출했던 적이 있었다. 옆에서 보던 친구들로부터 “충성이 뭐냐? 네가 군인이냐!”며 한마디씩 들었던 것이 생각난다.   충성이란 ‘참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정성. 나라 또는 임금에게 바치는 지극한 마음’이란 의미이다. 물론 충성은 군인들에게 적합한 말이다. 군인들이 경례를 할 때 “충성”이라고 하지만. 단지 군인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필요한 덕목이며 충성과 비슷한 의미를 가진 충실. 성실보다는 좀더 깊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성경에서도 충성에 관한 많은 말씀들이 많이 있다.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맡은 자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다”“충성된 자는 복이 많을 것이다” 특히 마태복음 25장21절에서는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으로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찌어다”라고 하시면서 적은 일에 충성된 자를 칭찬하였다.   적은 일이란 사소한 일이다. 남이 알아주지 않는 일이다. 드러나지 않는 일이다. 반복되는 일일 수도 있고. 인내가 필요한 일이며 결과가 확실하게 나타나지 않는 일일 수도 있다. 내 마음에 맞지 않는 일일 수도 있다. 그런 일들이 적은 일이다. 그러나 이런 적은 일들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몇 년 전 모일간지에 실렸던 “복사 잘하여 임원이 된 여성”이란 글이 잊혀지지 않는다. 외국계 회사에서 늘 '여성 최초'란 말을 몰고 다니며 임원을 했던 김성희씨에 대한 소개의 글이었다. 그녀가 임원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은 신출귀몰한 경영 전략이나 카리스마적 리더십이 아니었고. 바로 정성스런 복사 실력이었다고 한다. 지방대학을 졸업하고 상경해 맡은 일이 복사였고 그때만 해도 사무실에 대형 복사기가 귀할 때였기에 복사할 때 종이를 대는 판. 덮는 뚜껑을 모두 약품과 걸레로 깨끗이 닦고 종이를 정확히 제자리에 배치한 뒤 복사를 하여 복사하면서 나오는 검은 점 등 잡티 등이 나오지 않게 했다고 한다. 그리고 스테이플러도 정확히 일정한 위치에 찍었고.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복사 서류만 보고도 그녀가 한 것인 줄 알아보게 되었다. 이것이 소문이 나면서 사장님 귀에 들어갔고. 사장은 "복사를 이처럼 정성스럽게 책임 있게 하는 직원이라면 무엇을 맡겨도 잘할 것"이란 신뢰를 표하며 그녀에게 가고 싶은 부서를 물어 배치되었고 그 결과 임원까지 되었다는 것이다. 2010년 새해를 맞이했다. 꿈과 기대를 갖고 맞이했지만 예사롭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첫 출근이 시작된 4일부터 폭설이 왔고. 따듯 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강추위가 계속 되고 있다. 세종시 문제로 나라가 시끄러운 가운데 있고. 아이티의 지진으로 인하여 온 세계가 애타고 있으며. 구제역발생 소식이 또 우리를 근심으로 몰아넣는다. 이런 때 일수록 적은 일에 충성하는 마음을 갖자. 적은 일이지만 충성할 때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며 나누며 꿈과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한 해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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