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김 윤세 경인(庚寅)년 설을 앞두고 또한 지자체장 선거가 머지않은 시점에서 각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승진 전보 퇴임 등의 인사발령으로 지역사회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아무리 인사위원회를 구성해 공정한 인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끝나고 나면 의례히 선거 전략용 인사다. 뭐다 하면서 여러 가지 설들이 무성하게 마련이다. 그만큼 인사는 공직사회나 기업이나. 발령을 하는 인사권자나. 발령을 받는 사람에게 지대한 파급효과를 미치는 것이어서 높은 관심의 대상이 된다. 세상 사람들이 다 같이 원하는 부귀(富貴)와 장수(長壽)이지만 ‘한 생각’ 돌리면 진정한 부자와 장수자는 현존하는 50억 인류 누구나가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만 만족을 모르고 더 많은 부의 축적을 위해 게걸스레 광분하는 사람과 가진 것은 넉넉지 않지만 그 모든 것들의 가치를 우주만큼이나 소중히 여기며 언제나 흐뭇해하는 사람은 과연 그 누가 ‘진정한 부자’이겠는가? 높은 지위(地位)에 오르는 것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부귀는 누구나 원하는 것이지만 정도로써 획득한 게 아니라면 차지해서는 안 된다. 빈천은 누구나 싫어하는 것이지만 정도로써 벗어날 수 없다면 (빈천을) 굳이 마다해서는 안 된다(富與貴 是人之所欲也 不以其道 得之不處也 貧與賤 是人之小惡也 不以其道 得之不去也 - 論語 里仁篇).”공자(孔子)와 그 제자들의 문답을 기록한 <논어(論語)>에 등장하는 공자의 가르침인데 대개 이 대목에 이르러 가르치는 이나 배우는 사람들이나 땀 좀 흘리게 된다. 전반부는 부드럽게 해석되지만 뒷부분에 가서는 이래도 어색하고 저래도 아닌 것 같고…어쨌거나 이 대목을 위시하여 모든 인용문의 해석은 필자 나름의 문리(文理)터득에 의한 해석이니 만큼 시비를 논하기보다는 그저 참고하시기 바란다. 예나 지금이나 부와 권력은 누구나 소유하기를 원하지만 편법. 불법을 배제한 합당한 방법으로 열심히 땀 흘린 결과의 재산 증식이어야 하고 정당한 시험과 공정한 평가에 의한 승진이어야 함은 두말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얼마나 요령과 협잡이 판치는 세상이었으면 당대의 대 철인이 정당한 도가 아니라면 부귀를 차지하지도. 누리지도 말라고 경고했겠는가. 또 가난하고 천대받는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권모술수와 비리. 불법을 동원해서라도 권력을 차지하거나 부를 획득해서는 안 된다는 게 공자의 가르침이다.혹자는 지금으로부터 약 2천 5백여 년 전의 철인(哲人)이자 사상가인 공자의 이야기가 당시로서는 상상도 못하던 달나라를 가는 오늘의 첨단 과학 세상과는 거리가 먼 내용이어서 별로 참고할 가치가 없는. 시대에 뒤떨어진 잔소리쯤으로 치부할 사람들도 더러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들이 있는 반면에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절대로 바뀌지 않을 영원불멸의 가치를 지니는 것들 역시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겠다. 부귀에 대한 공자의 가르침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근본 도리(道理)에 관한 것이어서 시대가 바뀌어도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이를 무시하고 따르지 않을 경우 패가망신(敗家亡身) 등의 불이익을 당할 사람은 당연히 자기 자신 뿐이라는 사실을 겪은 뒤에야 깨닫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말 일이다. 사학재단에 수천만 원 내지 수억 원의 뒷돈을 그럴듯한 명목을 붙여 갖다 바치고 교수 자리 하나 얻어 하는 사이비 교수일수록 내용도 잘 모르면서. 또 공자의 가르침 내용에 대한 자기 천견(淺見)을 교묘히 위장하면서 공자 비판과 자기과대선전에 열 올리는 예가 종종 눈에 뜨인다. 공자는 그 당시에도 흔하던 그런 부류의 군상(群像)들과 미래에도 그런 비슷한 사람들이 속출할 것을 내다본 듯 정도가 아니라면 차라리 교수자리. 벼슬자리. 회사 임원자리 그런 거 하지 말고 안빈낙도(安貧樂道)함이 망신 안당하고 사는 바른 길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는 좀 미흡하다 생각하였던지 “옳지 않은 방법으로의 부와 권력이란 내게는 뜬구름과 같은 것(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 - 論語)”이라며 다시금 반복 강조한 바 있다. 불법과 편법. 요령을 동원해 ‘뜬 구름을 좇는’ 허망한 짓을 할 것인지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 차근차근 가겠다’는 심정으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당한 방법으로의 부귀를 추구할 것인지는 각자 잘 생각해 선택할 문제이다. <전주대학교 대체의학대학 객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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