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이 소한이네로 놀러갔다가 추워서 얼어죽었다”는 전설을 증명이라도 하듯 연일 강추위로 일관한 소한절과는 달리 대한(大寒)절인 지난 20일에는 종일 봄비 같은 겨울비가 내렸고 라디오에서는 다소 때 이른 감은 있지만 김추자의 ‘봄 비’ 노래가 벌써 봄이 온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키면서 흘러나왔다. 소한. 대한 절기(節氣)는 ‘물의 계절’ 중에서도 수정(水精)수기(水氣)가 극에 달한 시기로서 추위로 사람을 움츠러들게 만들지만 물의 덕(德)으로써 세상과 인류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고금(古今) 성현(聖賢)들 중에서 그 누구보다도 물의 덕성을 본받아 처신(處身)하고 치세(治世)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이는 춘추전국시절의 대표적 사상가인 노자(老子)이고 근세의 인물로서 물의 해독작용의 특성을 활용해 각종 암. 난치병. 괴질을 퇴치할 묘방과 신약(神藥)을 제시한 이는 인산(仁山) 김일훈(金一勳) 선생(1909∼1992)이다. 노자의 도덕경(道德涇)이 순리와 자연을 위주로 한 ‘치세(治世)철학’의 원류라 한다면 함양에서 80여 생애를 마치고 지난 1992년에 선화(仙化)하신 선친 인산(仁山)의 신약본초(神藥本草)는 순리와 자연의 ‘의세(醫世)철학’을 집대성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의 덕을 특히 강조한 노자의 수덕치세론(水德治世論)과 공해시대 인류 재액(災厄)의 근저에 있는 화독(火毒)의 해독(解毒)을 위해 북방 여성정(女星精)의 산물인 집오리. 명태. 오이의 수정수기(水精水氣). 바다정기의 산물인 천일염(天日鹽)으로 새로운 물성(物性)을 갖는 죽염(竹鹽)을 재창조하여 그 활용 방안을 제시한 인산의 수덕치병론(水德治病論)은 어느 모로 보나 일맥상통한다. 유독성 물질인 수은 독의 강력한 해독제를 천상(天上) 북방 일곱별 그룹 가운데 허성(虛星)의 별정기로 화생(化生)한 돼지를 활용하는 처방이나. 수기(水氣)와 화신(火神)의 조화를 꾀해 공해독 해독(解毒)은 물론 역대 인류 의학자들의 미완성의 꿈으로 남겨진 불로장생(不老長生) 단약(丹藥)을 완성할 수 있는 묘방으로 제시된 ‘유황오리’ 역시 인산의 수덕치병론에서 비롯된 것이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그 어떤 것과도 다투지 않는다(水善利萬物而不爭)’는 노자 도덕경의 ‘부드러움의 철학’은 인류를 위협하는 병액(病厄)의 근저에 자리한 화독(火毒)을 우주의 수정수기를 활용해 물리친다는 인산의학의 독특한 용약론과 그 궤를 같이 한다. ‘소가 물을 마시면 우유를 이루지만 독사가 물을 마시면 독으로 바뀐다(牛飮水成乳 蛇飮水成毒)’는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의 글귀를 통해 같은 물이라도 누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성질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도(道)를 물에 비유할 수 있겠다(道譬若水). 물에 빠진 사람은 많이 마시고 죽게 되는데 목마른 사람이 적당량 마시면 도리어 죽을 사람 살아나게 된다(溺者多飮之卽死. 渴者適飮之卽生). 그러므로 물에 의해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하고. 성공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한다.” 한비자의 물 얘기도 물의 활용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사람의 몸에서 물은 더 없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 물을 ‘물로 보지 말아야’ 생명의 근원인 물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고 올바른 인식에 기초해서 물의 덕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물맛이 어떤 맛인가? 싱겁다고 말하는 사람은 싱거운 사람이다. 지구 표면의 70%가 물이고 지구상 물의 약 98%는 바닷물이며 그 물은 짜기 때문에 물맛은 짜다(鹹)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인체 중량의 70% 역시 물이고 그 물의 98%는 혈액이나 체액 등의 소금물이라는 사실에서 소금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을 아는 사람은 수덕의 가장 기초가 되는 ‘소금’의 올바른 가치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고 그 유용성을 활용하기 때문에 생명의 건강도 짭짤할 것이고 하는 사업. 하는 공부. 하는 말. 모두 짭짤하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겠다. 함양군민들과 독자들은 경인년 한 해. 제발 싱거운 사람 되지 마시고 건강도 사업도 생각도 말도 모두 짭짤한 그런 한해가 되시기를 기원 드린다.<전주대학교 대체의학대학 객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