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 문병우어느 날 홀로 매촌 선생 운학정 석벽 글씨를 보러 갔더니 그 오래된 석벽글씨에서 눈물이 흘렀다. 물론 비가 많이 와서 흐르는 물이겠지만 나는 그 석벽 글씨 옆으로 흐르는 물이 매촌 선생 눈물로 보였다. 평생 처음으로 본 것이기 때문이다. 매촌 선생은 묻혀가는 운학(雲鶴)의 의미를 가진 실존적 학자다. 그의 저서는 대부분 유실되었으며 실제 매촌실기(梅村實記)라는 책이 남아있지만 대부분 생활기록뿐 지리산 운학의 시 한편이 안 보인다. 청학이란 은둔의 의미도 있거니와 한 학자가 자체 없이 사라지는 것도 은둔의 의미는 깊다. 운학(雲鶴)과 청학(靑鶴)의 의미는 쌍 맥을 이루는 문장으로 오로지 깊은 의미가 담겨있어 현대판 학자들에게도 그 무게를 깊이 두고 있기 때문이다.그 오래된 운학정의 정자 터가 문중에서 매촌 선생의 뜻이 담긴 정자 하나만 세워주면 천연림이 웅장한 그 벼랑을 우리 군에 바치겠다는 헌신적 반납이 있는데도 오로지 행정에서는 2년이 넘도록 군의원님을 믿기도 하고 면장님도 믿었고 군수님도 믿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다. 여기 운학정 정자 터는 백무동 가는 입구로 나그네들이 이곳 지리산을 찾다가 쉬어갈 수 있는 전라도강과 한신계곡 물이 만나는 합수(合水)거리이며 석산이 축소 되 냇가로 자연예술이 전개된 전국 최고의 요람지요. 구름과 학(鶴)과 안개가 요동치는 별천지다. 지리산 제일문을 넘어오다 여장을 풀고 그 고요하게 묻혀가는 매촌 선생의 학풍을 자학으로 풀며 쉬어가는 정자가 있으므로 해서 우리 지리산은 더 그리운 운치를 나그네들에게 제공해줄 것이다. 인생은 누구나 나그네요. 물질을 구하는 머슴이다. 얼마나 세상사 답답하면 사계에도 목숨을 아끼지 않고 지리산을 사람들이 오르는가? 그들에게 잠시 휴식처를 제공하여 쉬어갈 청마루 하나는 우리 함양이 제공하는 나그네들에게 미덕의 방석이 될 것이다.묻고 싶다. 하루저녁에 가수들 초청으로 억대가 날아가는 낭비적 군민위안 잔치는 물론 군민들에게 하룻밤 위안은 될지언정 남은 것은 별로 없다. 지리산을 보라. 산의 얼굴을 보라. 바로 상봉 중봉 하봉이 마천으로 눈을 뜨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1급 원시림 한신계곡과 칠선계곡이 굽 굽이 내려져 있다.운학정 정자 터 복원의 의미를 본 면에서 군으로 보낸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답변이 없다. 사업계획서가 군으로 가지 않았는지. 정자건립의 의미가 없는지. 의회에서 부결되었는지. 답변을 받고 싶다. 내년이면 새 군수님이 탄생되는데 운학정 정자건립 약속이라도 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