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웠던 여름 탓에 곳곳에 말벌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벌초를 하면서 말벌의 공격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려오고, 아파트 빌딩 숲까지 말벌이 집을 짓고 가공스러운 위협을 하고 있단다. 말벌은 꿀벌보다 550배의 독을 지니고 있으며, 꿀벌은 한번 쏘면 죽지만 말벌은 계속하여 침으로 독을 쏠 수 있다고 한다. 1시간이면 말벌 한마리가 벌통 하나의 꿀벌을 작살낸다고 한다. 어릴 적 소먹이러 다니던 시절 땅벌에 쏘인 웃지 못할 추억이 새롭다. 우리 황토방 처마에 장수말벌이 집을 커다랗게 짓고 날갯소리도 요란하게 드나들고 있다. 여름휴가를 온 매제가 먼저 발견하였다. 난리가 난 것처럼 야단법석이다. 119를 불러서 제거를 해야 한다는 것이 가족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괜한 고집을 부리고 싶었다. 노봉방이 약으로 쓰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가을까지 두면서 더 키워서 딴다고 하니 더 난리다. 매일 벌집을 관찰하는 것이 여간 재미롭지가 않다. 드디어 추석날 말벌과 벌집을 한 번에 채취하기로 비장한 결단을 한다. 우선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 들은 말은 있어서 완전무장을 한다. 우선 옷을 두껍게 입고 다시 우비를 덧입었다. 끈을 조여 벌이 들어올 틈을 완전 차단하였다. 그리고 등산화를 신고 고무장갑을 착용했다. 또한 이웃집에서 빌린 양봉 모자를 쓰고 고무줄로 조였다. 이만하면 되었을까? 벌집 가까이 가니 입구에 세 마리가 보초를 서고 있는 것이 아닌가! 허 요것봐라. 휴지를 뭉쳐서 우선 벌집구멍을 막아버리면서 세마리 보초병을 가차없이 뭉개면서 제거한다. 입구에 철사를 넣어 조이기 좋도록 미리 준비한 양파망을 씌우고 재빠르게 일망타진 하였다. 탈출한 두세마리는 모기약으로 사살해버린다. 그제야 벌들이 난리다. 그래봐야 양파망 안이다. 나올 수도 없고 공격할 수도 없다. 어찌나 통쾌한지? 아들이 사진을 찍으면서 신기해한다. 박스에 넣고 교회로 달려 냉동실에 넣으니 금방 벌들의 난리가 평정되었다. 목사는 말벌 소탕작전을 통해 생각해본다. 말벌의 집은 보기에 단단해보여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너무도 쉽게 부서지는 것을 보았다. 사람이 아무리 집을 튼튼히 지어도 대자연의 큰 재앙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요즘 지진 때문에 나라가 얼마나 소란하고 불안한가? 대자연을 다스리는 하나님 앞에서 인간은 또 얼마나 작은가? 얼마나 부족한가? 얼마나 허술한가? 하나님이 지키지 않으면 파수꾼의 경계도 허사가 된다. 완전무장이 필요하다. 삶에도 그러하고, 신앙에도 그러하다. 준비해야 한다. 갖추어야 한다. 성경에는 하나님의 전신 갑옷을 입어라고 말씀한다. 살아 있는 동안에 내세를 준비해야 한다. 파수꾼은 깨어 있어야 한다. 말벌의 보초병들은 입구는 지키고 있었으나 밤인지라 깨어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 깨어서 적을 보아야 하고, 상황을 파악해야 하고, 전달해야 한다. 벌 세 마리 초병들, 한 마리는 방어하고, 한 마리는 공격하고, 한 마리는 동료들을 깨웠어야 하지 않았을까?독을 잘 다스리면 약이 될 수 있다. 말벌의 독을 추출하여 약으로 쓴다.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다고 한다. 독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독을 중화시키거나 독성을 다스리는 다른 보조약을 같이 투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에게 독이 무엇일까? 열등감, 패배감, 집요함, 치밀함, 엄격함... 믿음으로 다스려야 한다. 그렇게 되면 그것들은 나를 단련시키며, 깨닫게 하며, 겸손하게 하며, 신중하게 하며, 긍정적 결단을 과감하게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목사는 오늘도 위대한 창조주 하나님 앞에 작아지는 연습을 하고 있는가? 완전무장 하고 있는가? 깨어 있는가? 독을 다스리고 있는가? 기도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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