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계획한지 거의 한 달 만에 홍콩의 복잡한 도로를 달려 비좁은 호텔방에 여장을 풀고 일행은 저녁을 먹기 위해 거리를 나섰다. 생애 처음 자유여행을 계획한 터라 내심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저녁을 먹고 나와서 호텔을 향한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데 택시가 멈추지 않고 지나쳐버린다. 몇 십 미터를 걸어 다른 택시 승강장을 찾아 기다려 보지만 몇 번의 승차거부를 당하고 기분이 상할 즈음 바로 앞에 망고주스 맛 집이 보인다. 일단 망고 주스로 기분을 가라앉힌다. 심기일전 택시를 기다리는데 이젠 아예 택시를 볼 수조차 없다. 천신만고 끝에 택시를 타고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는 웃음이 그치질 않는다. 이유는 한 홍콩시민의 따뜻한 친절함에서다. 이유를 모른 채 승차거부를 당하는 우리일행을 지켜보던 한 중년의 부부가 우리에게 택시를 양보해 주었고 우리 일행은 고마움의 표시를 할 길이 없어 가지고 있던 핸드메이드 파우치를 급히 비워 차창 밖으로 던져 주고는 다들 순식간에 기지를 발휘해 준 친구를 치켜세우며 기쁜 마음으로 호텔로 돌아왔다. 낯선 사람에게서 받은 친절함은 유명 맛 집의 망고주스보다 더 달콤했다. 그리고 우리가 기억하듯 그들도 우리들의 좌충우돌 한국아줌마들의 유쾌함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여행의 중독은 이러한 우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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