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에는 수년 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나와 함께 인문학 공부를 해오고 있는 주부들의 모임이 있다. <백장미파>다. 뒷골목 동네 불량소녀들을 떠오르게 하는 이 무슨 야릇한 이름인가? 그러나 여기서 <백장미파>란 ‘백만송이 장미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사랑할 때만 피는 꽃, 아낌없이 사랑을 주면 그 사랑이 백만송이 꽃으로 피어나고, 그립고 아름다운 전설의 나의 별나라로 간다는 그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 모임에서 16번째 세계명작순례로 6월에 선정된 책은 <장 코르미에>가 쓴 『체 게바라 평전』이었다. 체 게바라는 누구인가? 체 게바라는 책에 봐라는 뜻이라고 해석해 모두가 한바탕 웃기도 했다. 세상의 모든 인생길과 답이 책에 있으니 체 게바라나 책에 봐라나 같은 의미가 될 수도 있겠다. 체 게바라는 아르헨티나 출생이다. 의대생이었던 그는 23살에 친구 알베르토와 둘이서 포데로사Ⅱ를 타고 8개월 동안 칠레 페루 콜롬비아 베네수엘라의 남미여행을 한다. 이 여행에서 수세기 동안 식민 패권주의에 의해 또 자본주의 강자에 의해 모든 것을 빼앗기고 자본주의 노예로 벌레처럼 죽어가는 남미의 비극과 인간 불평등의 모습을 보았다. 짓밟힌 사람들이 인간답게 품위 있게 살지 못하는 민중의 삶을 보았다.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강한 정신과 의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고 체험하고 깨닫는다. 그때부터 그는 전설적인 혁명가의 삶을 찾아 운명을 바꾼다. 피델 카스트로를 만나 쿠바혁명에 가담하였고 라틴아메리카 민중혁명을 위해 일생을 바친다. 그는 세계를 바꾼 사람 첫 번째로 꼽히는 민중 사회 혁명가였다. 1957년 반군부대의 대장을 맡았고 쿠바 바티스타 정부군과 싸웠다. 1959년 쿠바혁명에 성공하여 카스트로가 정권을 잡자 쿠바 시민이 되어 라카바니아 요새 사령관, 국가토지개혁위원회 위원장, 중앙은행 총재, 공업 장관 등을 역임하며 ‘쿠바의 두뇌’로 불리면서 쿠바정권의 기초를 세워나간 사람이었다. 그는 다시 아프리카 콩고의 전선으로 달려 나갔다. 그는 다시 남아메리카 볼리비아로 전선으로 달려가 민중의 정의를 위해 투쟁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차코의 조그만 시골학교에서 어이없게 잡혀 39세의 젊은 나이로 볼리비아군에 의해 처형되었고 그의 죽음은 숨겨졌다. 사람들은 그를 ‘전사 그리스도’라고 불렀다. 2016년 3월 22일은 세계가 놀란 날이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쿠바의 최고 지도자 국가 평의회 의장 라울 카스트로가 아바나 혁명궁에서 만나 국교단절 88년만에 정상회담을 위하여 감격스런 포옹을 한 날이었다. 피델카스트로와 체 게바라가 쿠바 뿐 만이 아니라 세계의 역사 속에서 뜨거운 신화로 되살아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이념이 아닌 인류 평등과 박애를 꿈꾸었던 혁명적 인간이었던 것이다. 6월은 보훈의 달이다. 이 나라 이 땅과 이 민족을 위해 목숨을 깃털처럼 던지고 죽어간 호국영령들에게 감사를 드리는 달이다. 6.25 전사자들 뿐 만 아니라 일제강점기 때 나라를 되찾기 위하여 국내에서 간도에서 중국에서 미국에서 총을 들고 체 게바라처럼 전선에 서서 폭탄을 던지고 독립만세를 부르며 죽어갔던 민족의 애국자들을 생각하면 후대의 우리는 감사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체 게바라를 생각하며 사회의 평등과 박애와 조국과 애국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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