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천초등학교(교장 이영애)가 특별한 봄을 맞았다. 1학년 3명, 유치원 3명, 그리고 3학년 전학 2명을 성공적으로 유치하며 지역이 축제 분위기다. 현재 마천초등학교는 대규모 지원사업에 의존하지 않고도 지방 행정과 교육 기관, 지역 주민이 협력하여 작은 농촌 학교를 지켜낸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마천초등학교는 다른 작은 농촌학교처럼 학생수가 우려스러운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특히 경남도와 시군교육청,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원하는 ‘경남 작은학교 살리기 사업’에 2년 연속 탈락하며 어려움이 가중됐다. 3학년 학생과 신입생이 없었기 때문에 해당 학년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었으며, 해결하지 않으면 교감선생님 발령 기회마저 사라질 위기였다. 이에 학교와 지역사회는 외부 지원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해결책을 모색하기로 결심했다.지난해 12월 17일 유림초등학교 학부모 김선희 씨가 개인 SNS를 통해 마천초등학교 신입생 모집 소식을 공유했다. 이 게시물은 100만 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며 도시 지역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었다. 김선희 씨는 “도시에서 이렇게 작은 학교 교육에 관심이 많은지 몰랐다. 앞으로 함양의 다양한 작은 학교를 홍보해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후 마천초등학교에는 입학 문의가 쇄도했고, 25명의 신청자 중 우선순위에 따라 유치원 3명, 1학년 3명, 그리고 3학년 전학 2명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입학 학생들에게는 입학 장려금이 지원됐다. 초등학생은 각 3백만원, 유치원생은 각 백만원을 받게 됐다. 또한 입학 선물로 학용품과 꽃다발, 활동복이 전달됐다. 작은 학교 문제와 빈집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다!도시에서 작은 학교로 전학을 고려하는 학부모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거주할 집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천초등학교는 확보된 빈집 세 채를 학부모에게 무료로 임대했다.함양군이 제공하는 빈집 정보에 따르면 마천면 내 빈집은 총 65채로 집계됐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 마을 이장이 빈집 상태를 점검해 수리 여부를 분석하고 이후 김복수 마천면장, 김종화 마천면 민원계장과 이영애 마천초등학교장이 나서서 빈집을 검토하고 집주인과 월세를 조율하는 방식으로 30채가 넘는 빈집들을 발로 뛰며 살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마천초등학교는 타 지역의 학생을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 있게 됐다.농림수산식품부는 6만6천호에 달하는 빈집을 2027년까지 절반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 2024년 1월 농어촌정비법을 개정하고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는 등 전력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해결의 열쇠는 집주인에게 있다. 전국의 많은 빈집이 소유주의 무관심으로 방치되고 있고, 방치된 빈집은 폐허가 되는 등 마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집주인이 나서지 않는 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크게 없는 것이 현실이다.마천면 출신인 김복수 마천면장과 김종화 민원계장, 마을 이장이 협력해 적극적으로 집주인을 설득하는 등 행정이 닿지 않는 곳까지 지역민의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움직인 결과 마천초등학교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빈집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번에 확보한 빈집 세 채는 올해 입학하는 학생들이 받게 됐고, 함양군청이 진행하는 환대하우스 사업으로 네 채를 수리해 추가할 예정이며, 크게 손볼 필요가 없는 빈집 두 채도 수리를 거쳐 마천초등학교를 위해 활용할 예정이다.  지역 공동체의 저력마천면은 4월 26일 진행되는 총동창회를 마을 잔치처럼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동문 모두가 자발적으로 모금해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학교 발전기금을 내고 있다. 김복수 마천면장은 “마천초등학교 총동창회는 어버이날 행사 못지않은 중요한 날로, 마을 어르신들을 정성껏 모시고 학생을 돕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마천초등학교 입학식에도 학생 가족이 아닌 마을 주민도 여럿 모여 환영하며 지역민과 학교의 유대감을 이어가고 있다.마천초등학교 이영애 교장은 “작은 학교는 마을 공동체 교육의 중심이다. 아이들은 마을 속에서 성장해야 존중과 배려를 삶으로 체득할 수 있다”며 “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지역 사회 전체를 위한 공간이며 이를 지역민들도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마천면은 1월 27일 마천면 내 기관단체장, 마천초등학교 관계자, 마천면 향우 및 마천초 동문 등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마천초등학교 살리기를 위한 결의를 다진 바 있다. 김종화 민원계장이 향우와 동문들이 활동하는 네이버 밴드에 항상 고향의 소식을 전달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한 덕분에 전국에 흩어져 있는 향우와 동문은 학교의 상황을 빠르게 접하고 도울 수 있었다.마천면의 원방, 신기, 하산, 마석장학회는 과거 넉넉하지 않은 마천면의 상황 속에서도 마천면 교육을 유지해 온 저력이다. 특히 규모가 가장 큰 원방장학회의 도움으로 입학장려금을 마련하고 마천초등학교 학부모 주택 임대료를 지원하고 있다. 마석장학회는 마천면 내 사찰의 스님들이 모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학교를 위해 장학기금을 출연하고 있다. 마천초등학교의 자연교육마천초등학교 이영애 교장은 “교육의 본질은 수업”이라며 “마천초등학교의 경쟁력을 수업으로 챙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천초등학교는 꿈처럼, 동화처럼, 산처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 맞춤형 진로지도, 꿈과 끼가 자라는 문화예술교육, 지리산에서 배우는 환경교육을 상징한다.마천초등학교는 학생 맞춤형 진로지도를 위해 △말레이시아 글로벌리더십교육 △승마체험교육 △10여 개 주제의 진로체험을 진행한다. 꿈과 끼가 자라는 문화예술교육을 위해 △환경연극 프로그램 및 연극동아리 운영 △우쿨렐레, 피아노, 댄스 등 방과후 학교 운영 △스포츠 클럽 활동 △선비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지리산에서 배우는 환경교육을 위해 △지리산 숲 생태체험 학습 △친환경 텃밭 가꾸기 △생태 전환 교육 △인근 초등학교 연합 지리산 공동 교육과정을 진행한다.마천초등학교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라는 이점을 살려 계절과 절기를 주제로 하는 활동을 진행한다. 이 교장은 “새소리나 꽃 한 송이에도 기쁠 수 있는 감각을 키워주고 싶다. 그러면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는 참사람이 된다”며 “올해 마천초등학교는 최초의 공립형 발도르프 교육을 실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발도르프 교육은 인지학을 바탕으로 발전한 교육으로 교육을 주제로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겪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에서는 실리콘밸리 IT기업의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로 이슈가 됐던 적이 있다.이 교장은 “한 교실에서 다 적이 되는 야만적인 교육이 아니라 서로 챙겨주고 너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 되는 공동체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마천초등학교는 3월 4일 진행한 입학식마저 학생 중심으로 구성했다. 지역 주민들이 모여서 학부모와 함께 입장하는 학생들을 위해 환호한다. 학생회장이 전교생을 소개하며 학생이 주인공이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2학년 학생은 “유치원 다닐 땐 1장만 공부하면 되는데 1학년은 10장을 공부해야 한다”며 “힘들 때는 학교생활이라고 생각하면서 하면 된다”는 다소 꼰대스러운 조언도 귀엽게 전한다. 마천면의 공동체성으로 위기를 극복한 마천초등학교에서는 마천면의 새로운 공동체 구성원이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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