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動因/윤설 김설은 同人이었다/이대로 무너져 내려앉을 것인지/그대로 달릴 것인지는 미지수다/분명한 것은 습설로 인하여 세상이 지겹고,/무거운 외투로 느껴지는/불안한 겨울이 되어버린 것을 보고서도/고요한 우리는 이미 죽은 지 오래된/망자들의 시선마저 외면해 버린지 오래다/그래도 희망 없는 봄은 올 것이다/ 고운 박광현 매번 혼탁한 사회와 썩어 문드러진 정치에 대해 글을 쓰는 동료 시인의 시다. 12월 4일 새벽에 눈이 떠져 몇 시 인지를 확인하다가 속보를 발견하고 손가락을 눌렀다. 비상계엄선포! 이게 무슨 말이지? 햐, 계엄사령부가 대한민국 전역에 포고령 1호를 선포하고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했다. 포고령 1항 정치활동 금지에 이어 2항 자유민주주의 체제 부정.전복, 여론조작과 허위선동 금지, 3항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등 읽을수록 가관이다.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정신 나간 개또라이 한 마리가 온 국민을 우롱하고 있어 개욕을 하며 도착한 어머니 집에서도 오라버니와 여든이 넘으신 어머니도 계속 욕을 하며 ‘오히려 윤석열이가 지 무덤 지가 팠다’고 혀를 차고 계셨다. 속속 보도되는 내용을 보고서야 일의 전말을 알게 되었다. 국회의 야당의원들과 여당의원들의 십여명이 힘을 합쳐 발빠른 대응을 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얼마나 엄청난 일이 벌어졌을지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가족의 부정 부패를 눈감아주며 김건희 특검수용을 거부하는 등 도저히 용납 안되는 일들이 부지기수인 윤석열 정부. 야당과 국민들의 집회를 통한 행동으로 11월 7일 윤석열 대통령이 어쩔 수 없이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진정한 모습이 하나도 비치지 않았다. 변명과 거들먹거리는 태도 오만불손함 그 자체였다. 이에 전국교수를 중심으로 대학가에서 시국선언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10월 28일 가천대 교수노동조합, 31일 한국외대, 11월 5일 숙명여대와 한양대, 11월 6일 인천대 등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학, 28일 서울대 교수와 연구진 시국선언문 발표를 포함해서 11월 28일까지 전국 70여 개 대학이 시국선언을 발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렇다면 문학인들의 시국선언은 얼마나 될까? 11월 18일 한국작가회의에서 문인 1056명의 이름으로 시국선언을 통해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 보도를 찾아볼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다. 한 문학단체라도 있으니 말이다. 왜 문인들은 시국선언을 하거나 행동으로 보여주지를 못하는 것일까. 나라를 걱정한다면 문학인들이 잘할 수 있는 글로, 펜으로 올바른 소리를 해야 하지 않는가. 문단에 속해 있는 사람들은 겁쟁이인가 자문을 해보며 속해 있는 문단의 단톡 활동을 생각하니 누구 하나 제대로 나라를 걱정하거나 개선 방안을 논하는 사람이 없다. 아예 문학 이야기만 하란다. 정치 이야기를 하면 서로 싸워서 시끄럽다고. 그래도 하면 경고 몇 번 후에 강퇴를 시키는 실정이다. 나라를 걱정하고 살리는 글도 문학의 하나인데 진정한 문학인이라면 평소에도 시국에 관련된 글이나 나라 걱정하는 글도 써야 하지 않을까? ‘우리 시대에 대한 우리의 고뇌가 문학의 근력으로 작동할 것을 믿는다고 한 한국작가회의 시국선언문이 가슴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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